<시>
감포 밤바다
- 남상학
겨울 밤바다는
거대한 무대였다.
멀리 어둠의 수평선 끝에
낡은 조명 하나 덜 꺼진 채
텅 빈 무대를 지키고 있다.
하늘이 밝아지면서
수줍은 밤 고양이처럼
몰래 보름달이 떴다.
가슴이 서늘하리만치
창백한 빛
파도와 바람에 따라
표정이 바뀌는데도
바다와 달은
완전히 식어 있었다
순간 파도가 덮치듯
신열(身熱)이 올라
눈물을 왈칵 쏟아내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 그래, 이게 겨울 바다야.
'문학관련 > - 자작시(自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양재천의 아침 / 남상학 (0) | 2020.01.25 |
---|---|
(시) 그런 것 어디 없을까? / 남상학 (0) | 2020.01.25 |
(시) 소래포구 / 남상학 (0) | 2020.01.25 |
(시) 신두리 사구 / 남상학 (0) | 2020.01.25 |
(시) 서어나무의 꿈 / 남상학 (0) | 2020.01.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