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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서어나무의 꿈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0. 1. 25.

 

 

<시>

 

서어나무의 꿈

- 영흥도 십리포

 

 

남상학

 

 

 

척박한 땅에 뿌리 박고
매서운 칼바람을 가로막아
뒤틀린 생명이거니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저 모진 근육질의 인내(忍耐)
나는 이제 사랑해야 하리

지난날 내 아픈 유년의 기억을
바람막이로 둘러치고
옹이 진 마디마디에서 꿈틀대는
비명을 탁, ,
이제는 힘찬 용솟음으로
솟구쳐야 하리

억센 줄기 가지마다

무성한 잎이 그늘을 드리우고

아련한 물길이 찾아들어

하얀 모래벌판에 깔리는 웃음소리

저녁 햇살 눈 부실 때 

 

서어나무 숲 그늘에

자장가를 부르는 어미처럼 앉자
은비늘 물길 가르며 돌아올
만선(滿船)의 배 한 척
기다려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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