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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경포 일몰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0. 1. 24.

 

 

<시>

 

경포의 일몰

-카리브에서*

 

남상학

 

 

그 가을

경포 일몰의 바다와
바다에 연한 카리브는

고즈넉했다.

통유리창을 가로질러

유유히 날아가던
패러 글라이더의 형체가
땅거미 내리는 어둠에 묻히고
외로움의 살점 뱉어내는

아련한 갈매기 울음 

어둠이 짙어가던 카리브 창가
샹들리에 휘황한 불이 켜지면 
한 모금씩 오순도순 나누는 이야기가

아이리시 커피의 온기만큼
그림내의 정담으로 무르익었다.

그날 멀리 밤바다 너머로

선명하게 살아나는

집어등(集魚燈 불빛 아래

말미잘처럼 피어나던
우리들의 사랑


그 가을 경포는

어찌 그리 아름답던지.

 

 

*'카리브'는 경포해변에 있는 현대호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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