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갯벌·2
- 남상학
그리움의 넓이로
갯벌이 벌렁 누웠다.
물길 아득히 달아난
벌판의 끝자락
수평선 그 너머 하늘까지
부끄럼 모르는 알몸으로
보란 듯이 그렇게
지평(地平)을 넓힌 가슴
하늘과 바다가 한 몸으로 뒤섞여
몸 푸는 물결의 속살을 훔쳐도 보고
오랜 세월 가슴 앓으며
몸속에 품어 온
빛나는 진주를 만져도 보고
빈 하늘에 아련한 꿈 하나
높이 걸어 놓고
낮달 같은 사랑을
조개 속 깊이 키우면서
질펀한 가슴으로 누워
싱그런 오월 하늘에
쉴 새 없이
물줄기를 뿜어 올린다.
목마른 갈증으로
그리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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