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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새벽바다 -무의도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0. 1. 24.

 

 

시(詩)

 

새벽 바다

 -무의도(舞衣島
 
 

남상학

 

 

새벽 잠 떨치고
나지막한 산정에 오르니

걷히는 안개 속에서
바다는 부끄러운 듯 조심스럽게
거추장스러운 옷을 벗고
가슴을 풀어헤친다.

그 품 사이로
엄마 품에서 곤히 잠자던
크고 작은 섬들이 
멀리 가까이
하나씩 눈을 뜬다.

하얀 입술로 부드럽게 
수면을 핥으며
온몸으로 시를 읊는 바다 위로
어디선가 간간이 혼()을 불러내는
뱃고동 소리

아직도 사위지 않은
그리움의 몸짓 남아서
누군가 이 섬을  춤추는 무녀의

옷깃이라 이름했던가?

새벽 바다 앞에서
내 지병(持病) 도지게 하는
저 파도는 나를 또 어디로
떠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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