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다음 카페 '김복동의 그림세계'>
<시>
성산포의 봄
- 남상학
성산포 앞바다에
서 본 사람은 알리라
봄이 무슨 옷을 입고 오시는지
먼발치에서 몸 푼 바다는
엄마 품에 안겨 투정하다가
한 무더기 바람을 끌고 와서
검은 바위에 머리를 들이대고
서서히 어둠을 풀어낸다.
초록띠 둘러친 봄 언덕
어린 처녀애들 옷섶에 숨어든
보남파초 무지갯빛 꿈으로 단장한
저 상긋한 향기를 보라
바람에 쏠리는 현란한 비단 물결은
여린 새순의 피리 소리
하늘과 바다, 온 천지
생기 어린 청혈(淸血)이 돌아
갈맷빛 옷을 입은 한 사내가
결 고운 강물로 번지는 아련한 꿈을
조심스런 손길로
아주 천천히 연주한다.
성산포 앞바다에
서 본 사람은 알리라
봄이 무슨 음악을 켜고 오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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