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성산포의 봄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0. 1. 23.

 

<출처 : 다음 카페  '김복동의 그림세계'>

 

<시>

 

성산포의 봄

- 남상학

 

 

성산포 앞바다에

서 본 사람은 알리라
봄이 무슨 옷을 입고 오시는지

먼발치에서 몸 푼 바다는
엄마 품에 안겨 투정하다가
한 무더기 바람을 끌고 와서
검은 바위에 머리를 들이대고
서서히 어둠을 풀어낸다.

초록띠 둘러친 봄 언덕
어린 처녀애들 옷섶에 숨어든
보남파초 무지갯빛 꿈으로 단장한
저 상긋한 향기를 보라
바람에 쏠리는 현란한 비단 물결은
여린 새순의 피리 소리

하늘과 바다, 온 천지
생기 어린 청혈(淸血)이 돌아
갈맷빛 옷을 입은 한 사내가
결 고운 강물로 번지는 아련한 꿈을
조심스런 손길로
아주 천천히 연주한다.

성산포 앞바다에

서 본 사람은 알리라
봄이 무슨 음악을 켜고 오시는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