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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속초 밤바다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0. 1. 23.

 

 

<시>

 

속초 밤바다

 

- 남상학

 

 

눈을 부릅뜨고
밤새워 정염(情炎)을 불태우는 불꽃

설레이는 바닷속 숨결과

욕망을 뒤섞으며
사그라지지 않는 불꽃은
먼 옛적 들었던 동화책

토끼의 간처럼 붉다.
  
뜬눈으로 지새운
건장한 어부의 욕망은 지금쯤
토끼 화상(畵像)을 그리는 화공의
금수추파 거북연적* 오징어로 먹 갈리는 대목
수궁가 노랫가락에 취해 있을까?

어둠의 바다를 점령하고

명멸(明滅)하는 저 진홍빛 사랑
열병하듯 출렁이는 불꽃은
바다의 아픈 꿈이다.

 

 

*‘수추파(錦水秋波) 거북연적(硯滴)’은 수궁가에서 화공을 불러들여 토끼 화상을 그리는 대목에 등장하는 말로 비단처럼 고운 아름다운 물결을 담은 거북 모양의 먹물 그릇이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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