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속초 밤바다
- 남상학
눈을 부릅뜨고
밤새워 정염(情炎)을 불태우는 불꽃
설레이는 바닷속 숨결과
욕망을 뒤섞으며
사그라지지 않는 불꽃은
먼 옛적 들었던 동화책
토끼의 간처럼 붉다.
뜬눈으로 지새운
건장한 어부의 욕망은 지금쯤
토끼 화상(畵像)을 그리는 화공의
금수추파 거북연적* 오징어로 먹 갈리는 대목
수궁가 노랫가락에 취해 있을까?
어둠의 바다를 점령하고
명멸(明滅)하는 저 진홍빛 사랑
열병하듯 출렁이는 불꽃은
바다의 아픈 꿈이다.
*‘금수추파(錦水秋波) 거북연적(硯滴)’은 수궁가에서 화공을 불러들여 토끼 화상을 그리는 대목에 등장하는 말로 “비단처럼 고운 아름다운 물결을 담은 거북 모양의 먹물 그릇”이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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