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월정사 가는 길
- 남상학
사열하듯
푸른 군복의 사나이들이
당당한 기세로 두 줄로
직립보행을 하고
한 떼의 요란한 매미 소리가
한낮의 반역을 일으켜 세우며
온종일 여름 소나기를 퍼붓는다
숨을 헐떡이며
가쁘게 걷는 발길에
청아한 독경 소리 밟힐 즈음
계곡 사이로 헤집고 오르는
바람의 성대(聲帶)가 살랑거리며
힘겨운 업보를 시원스레 풀어내듯
속진(俗塵)을 말끔히 털어낸다.
귀 씻지 않아도 폭포처럼
귓가에 물소리 출렁이면
전나무 숲속을 걸어가는 내 발길이
어느새 날개를 단다.
'문학관련 > - 자작시(自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겨울 청량산 / 남상학 (0) | 2020.01.23 |
---|---|
(시) 희방사역에서 / 남상학 (0) | 2020.01.23 |
(시) 목탁새 / 남상학 (0) | 2020.01.23 |
(시) 해인사의 새벽 / 남상학 (0) | 2020.01.23 |
(시) 산수유 꽃길 / 남상학 (0) | 2020.01.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