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다음블로그 don3400>
시(詩)
무인도
- 남상학
육지의 한 자락을
온몸으로 움켜쥐고
먼바다 한가운데 닻을 내린 목선(木船)처럼
출렁이는 섬
끝없는 파도 소리는
바람 속에 묻어오는 메아리
사철 짠 바람에 씻기며
물새 울음 같은 고독에 떨다가도
칭얼거리는 파도를 잠재우며
이내 그 소리에 파묻힌다.
자나 깨나 먼 육지의
크고 작은 산을 향하여
낮에는 달아오르는 태양 아래
무한갈증(無限渴症)에 누웠다가
노을 지는 저녁에는
흩어진 옷매무새를 만진다.
홀로 앉은 천 년의 외로움을
칠흑 같은 어둠의 바다에 풀어놓고
온몸이 혼곤(昏困)히 잠길 때
떼 지어 몰려오는 구름으로
내일의 향방을 예감한다.
우러러보는 하늘 자락에
남몰래 소곤거리며 출렁이는 가슴으로
명멸(明滅)하는 별빛이
이 밤, 조용히 숨죽여 눈을 뜨는가
꿈이 머무는 자리
바다가 끝나는 곳에서
날개 퍼덕이며 날아오를
외로운 섬, 바다 물새여!
사람의 발길 닿지 않은
때 묻지 않은 마음
흔들리는 파도에 누워
영원의 끝을 잡고 출렁이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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