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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광주. 전남

보성 대원사와 티벳박물관

by 혜강(惠江) 2019. 6. 9.

 

보성 대원사와 티벳박물관

 

 

글․사진 남상학

 

 

 전남 보성에 있는 대원사(大原寺)를 찾아가는 5월 중순, 대원사 가는 길은 적요했다. 벚꽃 때문에 4월이면 화사한 모습일 테지만 잔치가 끝난 뒤처럼 조용하다. 주암호와 맞닿아 있는 입구에서 대원사까지 6㎞가 넘는 길은 고즈넉하다. 어쩌다 티벳박물관과 대원사로 가는 차량들을 볼 수 있지만 벚꽃 철이 지나면 이 길은 적막 속에 잠긴다.

 

 

▲천봉산 대원사 일주문

 

 대원사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끝나는 지점에 차를 세우면 언덕 위에 우리 눈에는 꽤 낯선 건물이 나타난다. 티벳박물관이다. 대원사를 보러 왔으니 먼저 대원사로 향했다. 대원사 내부를 찬찬히 둘러보면, 이 절이 품고 역사의 깊이가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대원사는 천봉산(天鳳山)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봉황이 노니는 형세의 산자락을 배산(背山)으로 삼고, 앞쪽 넓은 주암호수를 임수(臨水)로 하고 있으니 최고의 길지를 지닌 산사(山寺)다. 

 

 

 

▲대원사에 대한 안내

 

▲대원사에서 만나는 글귀

 

 

▲사천왕루로 오르는 길옆에는 좋은 글귀들이 많이 보인다.

 

 백제 무령왕 3년인 서기503년, 아도(阿道) 화상에 의해 산문이 열린 대원사는 고려시대 조계 제5세 원오국사가 중건하였고, 통일신라시대는 대찰의 면모를 갖추었다. 6.25동란 이전까지만 해도 10여동의 건물이 있었으나 여순반란 사건 때에 대부분의 건물이 불타버렸다. 그러나 고려 원종 때의 원오국사 부도와 영조 때 세워진 극락전이 대원사의 오랜 역사를 묵묵히 전하고 있다.

 

 1991년 대원사 주지로 부임한 뒤 태아령들을 천도하고 부모들을 위무하는데 정성을 

쏟고 있다. 티벳불교의 정신과 문화를 전하면서 양국 불교의 발전을 이루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원사 부모공덕비

 

▲대원사 부모공덕비

 

 일주문과 사천왕루, 구품교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연지문을 마주하게 된다. 연지문에는 통로 가운데 큰 목탁이 걸려 있다. 머리로 치고 가는 목탁이다. 두 손으로 목탁을 잡고 이마로 세 번 치면서 “나쁜 기억 사라져라, 나의 지혜 밝아져라, 나의 원수 잘 되거라”를 염원한다.

 

 대원사 경내에는 연못이 7개 있다. 우리 몸에는 7개의 연꽃이 피어나는 에너지 센터(챠

크라)가 있다고 한다. 대원사의 7개 연꽃은 우리 몸의 7개 챠크라를 상징하는 것이다. 구품교아래 연못은 대원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여름이면 활짝 핀 연꽃과 각종 수생식물로 생태 공원을 방불케 한다. 구품교 아래 연못에서는 방생행사가 벌어지곤 한다.

 

 

▲연지문

 

▲구품교 아래의 연못

 

▲대원사 종 ‘금종루’

 

 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87호로 지정된 극락전은 불교의 이상향인 서방 극락정토를 상징하는 건물이다. 고색창연이다. 나뭇결에는 200년이 넘는 세월의 풍상이 그대로 담겨 있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맞배지붕 건물인 극락전 서쪽 벽에는 흰옷을 입은 관음보살과 선재동사가 함께 있는 관음보살벽화가 있다. 동쪽 벽에는 달마대사와 혜가단비의 고사를 표현한 달마대사 벽화가 그려져 있다. 보물 1861호로 지정돼 있다. 영조 때인1766~1767년

작품이라 추정된다.

 

 

 

▲대원사 극락전

 

▲극락전의 삼존불상

 

▲지장보살도

 

▲극락전 벽에 그린 관음보살벽화

 

 또 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된 자진국사 부도는 높이 3m로 극락전 옆에 건립되어 있다. 탑신은 팔각 원당형(圓堂型)이고, 중석에는 쌍잎 연화문이 심도 있게 부각되어 있으며, 상대석에는 앙련(仰蓮)이 8엽(葉)으로 두드러져 있고 맨 위에는 보주가 있는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부도이다.

 

 

▲대원사 자진국사부도(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35호)

 

최근 들어 대원사는 태아령 천도사찰(胎兒靈 遷度寺刹)로 유명하다. 세상에 나와 보지도

못하고 저 세상 사람이 돼 버린 낙태아들의 영령(태아령)을 천도하고 그 부모들이 참회하며 공덕을 쌓는 사찰의 역할을 중하게 여기고 있다. 그래서 대원사에는 태아령 천도를 주관하는 지장보살과 어린 영혼들을 상징하는 붉은 모자차림의 108 동자 상들이 즐비하다.

 

 

▲지장보살상

 

▲대원사 동자승

 

 대원사 지장보살과 빨간 모자를 쓴 동자상들은 이곳을 찾는 불교신자나 일반인들에게 

생명의 귀중함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부모의 낙태결정으로 구천을 떠도는 어린

영령들의 안타까운 처지와 생명을 앗은 부모의 업보를 널리 알림으로써 ‘잘못된 결정’

을 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원사의 ‘태아령 천도 서원’이 널리 알려지는 것은 어떤 측면에서는 생명의 가치와 보호의 중요성이 그만큼 널리 전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 외에도 대원각 내에는 여러 시설과 볼거리들이 많다.

 

 

▲성모각

 

▲성모각에 대한 안내문

 

▲아도영각

 

▲김지장전

 

▲김지장전 내의 불상

 

▲김지장전의 벽화

 

▲태안지장보살

 

▲태안지장보살의 슬픈 이야기

 

▲수관전

 

 

티벳불교와 대면할 수 있는 티벳박물관

 

 

티벳박물관

 

 대원사 관람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나오면, 주차장 바로 위 독특한 양식의 건물이 티벳박물관이다. 대원사 티벳박물관은 티벳의 정신문화와 예술세계를 소개하고 한국불교와 영적인 교류를 촉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01년 설립되었다.

 

 티벳사원 양식으로 건축된 티벳박물관은 총건평 300평에 지상2층. 지하1층, 옥상휴게실 등을 갖췄다. 박물관 내부에는 대원사 회주 현장스님이 인도 여행 중 티베트 불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난 것이 인연이 되어 25년 전부터 모은 1,000점이 넘는 티벳 미술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티벳 불교와 대면할 수 있는 색다른 장소다.

 

 

▲달라이라마 실

 

▲달라이라마가 걸어온 길

 

 1층 전시실에는 전시장과 티베트불교 지도자인 달라이라마 기념실, 사무실이 있다. 기념동상과 강연 자료·사진집·비디오테이프 등을 통하여 티베트의 불교를 살펴볼 수 있고, 티베트 불교탱화인 탕카, 보석으로 쓴 불경, 티벳을 비롯 부탄과 네팔에서 제작된 아름다운 차 도구인 티포트, 티벳 불교의 정수인 만다라, 사물함 등의 예술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만다라는 부처가 도달한 해탈의 경지와 우주의 삼라만상을 도형화한 것이다. 부처와 보살을 배치한 불화로 깨달음을 의미한다. ‘만다라’라는 개념은 소설가 김성동이 1978년 장편소설‘만다라’를 출간하면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이 소설은 지난 1981년 전무송, 안성기, 방희 등의 배우가 출연한 영화 ‘만다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전시실

 

▲찻잔과 받침

 

 2층 전시실에는 석가모니불의 후손들이 만든 불상을 모신 법당이 있다. 천수관음상과 고행상 등이 있으며, 65인치 대형VTR을 통해 티베트의 예술과 정신문화를 시청할 수도 있다. 지하 1층에는 중국에서 생불로 추앙받는 신라 왕족 출신 김지장의 기념관과 기획전시실·저승체험실이 꾸며져 있다. 기획전시실에는 티베트 불교 책과 사진집 등을 갖춘 열람실이 마련되어 있다. 한편 옥상에는 티베트 명상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 산티데바가 있다.

 

 또 볼거리로는 박물관 앞에 세운 15m 높이의 티벳식 불탑 ‘수미광명탑’이다. 박물관 개관을 축하하는 달라이 라마의 메시지와 티베트와 네팔에서 보내온 부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세워졌다. 또 탑 내부에는 티베트 왕궁 화가가 그린 벽화와 만다라가, 외부에는 네팔에서 제작된 마니보륜 108개가 모셔져 있다. 

 

 

▲수미광명탑

 

▲수미광명탑 안내

 

▲수미광명탑 내 약사여래법당

 

 수미광명탑의 꼭대기에는 바람에 휘날리는 오색 깃발이 시선을 끈다. 다섯 가지 색깔은

세상을 이루는 5원소(하늘, 땅, 불, 구름, 바다)를 상징한다. 불경구절이 실린 오색깃발을

바람에 날리도록 높이 매단 것은 부처의 가르침이 온 세상에 퍼지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대원사에 걸린 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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