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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승7

사월(四月) / 김현승 사월(四月) - 김현승 플라타너스의 순들도 아직 어린 염소의 뿔처럼 돋아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도시는 그들 첨탑(尖塔)* 안에 든 예언의 종을 울려 지금 파종*의 시간을 아뢰어 준다. 깊은 상처에 잠겼던 골짜기들도 이제 그 낡고 허연 붕대를 풀어 버린 지 오래이다. 시간은 다시 황금의 빛을 얻고, 의혹의 안개는 한동안 우리들의 불안한 거리에서 자취를 감출 것이다. 검은 연돌(煙突)*들은 떼어다 망각의 창고 속에 넣어 버리고, 유순한 남풍을 불러다 밤새도록 어린 수선(水仙)들의 쳐든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개구리의 숨통도 지금쯤은 어느 땅 밑에서 불룩거릴 게다. 추억도 절반, 희망도 절반이어 사월은 언제나 어설프지만, 먼 북녘에까지 해동(解凍)*의 기적이 울리이면 또다시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이 달은.. 2020. 5. 7.
창(窓) / 김현승 창(窓) - 김현승 창을 사랑하는 것은, 태양을 사랑한다는 말보다 눈부시지 않아 좋다. 창을 잃으면 창공으로 나아가는 해협을 잃고, 명랑은 우리게 오늘의 뉴우스다. 창을 닦는 시간은 또 노래도 부를 수 있는 시간 별들은 12월의 머나먼 타국이라고······. 창을 맑고 깨끗이 지킴으로 눈들을 착하고 뜨는 버릇을 기르고, 맑은 눈은 우리들 내일을 기다리는 빛나는 마음이게······. - (1957) ▲이해와 감상 많은 사람들이 김현승 시인의 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 시의 명랑성, 건강성 때문이다. 이미 밝혀진 대로, 김현승 시인은 기독교적 주지주의 시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 과 같이 기도문의 형식으로 된 시들은 모두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하여 씌여진, 맑고 밝고 미래지향적인 작품이다. 김현승 시인은 이 .. 2020. 2. 21.
눈물 /김현승 눈물 - 김현승 더러는 옥토(沃土)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 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2020. 2. 20.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 김현승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 김현승(金顯承)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주여 나의 머리 위으로 산까마귀 울음을 호올로 날려 주소서.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주여 저 부리 고운 새새끼들과 창공에 성실하던 그의 어미 그의 잎사귀들도 나의 발부리에 떨어져 바람 부는 날은 가랑잎이 되게 .. 2020. 2. 20.
가을의 기도 / 김현승 <출처 : 네이버블로그 "PUMJIN'> 가을의 기도 - 김 현 승 ​ ​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 2020. 2. 20.
플라타너스 / 김현승 플라타너스 - 김 현 승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 모르나 플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호올로 되어 외로울 제 플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 .. 2020. 2. 19.
눈물 / 김현승 눈물 - 김현승 더러는 옥토(沃土)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生命)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全體)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들이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중 지니인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 2020. 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