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묵상>
새벽 닭 울 때
- 베드로의 탄식
남 상 학
당신은 듣는가
새벽 닭이 통곡하는 소리를
뜰에는 인기척 전혀 없고
별들도 모두 잠들었는데
호올로 엎드려
산호빛 진주빛 설움에 겨워
하얗게 토하는 회한의 눈물 바다
나약한 비자(婢子) 앞에서
배신의 가슴 뜯으며 얼굴 묻고
흐르는 눈물 하염없이 탄식한다.
당신은 듣는가.
새벽 닭이 홰치는 소리를
뒤늦게야 뉘우치는 어리석음
나목(裸木)처럼 손을 펴고
캄캄함 밤 천 길 어둠의 심연에서
가슴 뜯는 몸부림
천 길 만 길 깊은 잠 속으로 떨어져
악몽을 꾸다가 동트는 새벽
비로소 어둠을 터는 날개짓
부시시 눈을 뜨는 영혼
눈물 씻는 새벽이여!
<수록> - 시집 '가장 낮은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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