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남산의 벚꽃을 아시나요?
- 남 상 학
그대와 함께 걷던 길
팝콘처럼 터지던 울음이
일시에 환한 꽃으로 피었지요
그대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수많은 말들이 눈물로 그렁그렁
가지마다 꽃망울로 맺혔지요
바람 불어 꽃잎 흩어지고
그대 가슴 위로 무거운 발길
무수히 지나치는 날에는
온몸이 전율(戰慄)로 달아오르지요
사랑은 언제나 그렇게
한 순간의 가슴 저림 같은 것
아니, 모든 사랑은 그렇게
눈물 그렁그렁
아픈 길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
남산 꽃길을 함께 걷던
사랑스런 그대여
그 날 살뜰한 이야기 꽃을 피우며
눈사태로 화사하게 장식하던
남산의 벚꽃을 아시나요?
<출처> 시집「그리움 뿔꽃이 되어」
<작자의 말>
'모든 사랑은 그렇게 / 눈물 그렁그렁 아픈 길 위에서만 완성되는 것' 4월 화사하게 피는 벚꽃도 나름대로 인고의 아픔 속에서 피어난 것이지요. 남산 꽃길을 걷던 추억이 정년퇴임을 앞둔 어느 날 무수히 쏟아지는 꽃잎처럼 눈 앞을 가려오더군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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