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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일본

규슈 후쿠오카, 일본 텐만구신사의 총본산 다자이후

by 혜강(惠江) 2005. 11. 30.

 

후쿠오카  다자이후텐만구

 

‘학문의 신’을 모신 일본 텐만구 신사의 총본산 다자이후

 

 

·사진 남상학

 

 

 

 

 

 

   우리 여행의 시발점이자 종착지인 후쿠오카(FUKUOKA 福岡) 하카다 역(HAKATA 博多驛)에 도착한 것은 오전 5시 40분,  어젯밤 니시가고시마를 출발한 기차가 6시간 만에 도착한 것이다. 어느 여행이나 마찬가지지만 마지막 날 여정은 지치고 고단한 심신 때문에 힘들기는 했으나,  귀국하는 배를 타기 전에 마지막으로 다지이후(太宰府)를 방문하기로 하였다.

  모든 짐은 하카다 역 보관함에 맡기고 홀가분한 몸으로 출발했다. JR 가고시마 혼센(本線)을 타고 후츠가이치 역(二日市 驛)에 도착하여 먼저 정행사를 찾았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정행사는 고요 속에 묻혀 있고, 예불 소리만 뜨락에 다소곳 떨어지고 있었다. 서둘러 나와 니시테츠 후츠가이치 역에서 출발, 다지이후 역에 도착하여 다자이후텐만구(太宰府天滿宮).

 

 

정행사

 

다자이후(太宰府)의 신사와 절

   지금의 다자이후 시에는 1,300년 전에 큐슈 전체를 다스리는 다자이후라는 커다란 관청이 설치되어 500년 동안 그 역할을 담당해 왔다. 지금도 그때의 역사를 알려주는 다자이후 유적으로 미즈키성 유적, 오노조 성 유적, 칸제온지 절, 치쿠젠 고쿠분지 절, 다자이후 텐만구 신사 등 시내에는 수많은 사적이 산재해 있다.


1. 다자이후 텐만구 신사(太帝府天滿宮)

 

  역에서 이곳 텐만구 신사까지 가는 길 양옆에는 기념품 가게가 많고, 특히 일본 떡을 만들어 파는 상점이 많다. 입구에 들어서면 홍예를 건너고, 왼쪽의 연못은 푸른 물이 가득하고 중간에 분수가 솟고, 주위에는 고목과 나무로 만든 울타리가 둘러쳐 있다. 가운데에는 섬처럼 만든 석가산이 있는데 바위와 나무가 잘 어울린다. 

   다리 건너 오른 쪽에 서낭신을 모신 것처럼 생긴 조그만 사당이 있고 새끼줄에 소원을 적은 흰 종이쪽 몇 장 꽂혀 있어 일본인들의 미신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입구에는 한국인 방문객을 위하여 이어폰가이드를 유료로 제공,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곳은 학문의 신 스가와라 미치자네를 모시고 있는 텐만구의 총본산이다. 901년 우대신이라는 관직에서 갑자기 다자이후의 관리로 좌천된 미치자네는 2년 후 다자이후에서 죽었다. 그 무덤(묘) 위에 세워진 것이 텐만구 신사로 현재의 본전(중요문화재)은 1591년에 건축한 것이다. 넓은 경내에는 매화, 녹나무, 꽃창포 등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이 피고, 또한 과거의 역사를 재현하는 각양각색의 축제가 행해지고 있다. 특히 봄이면 약 6,000 그루의 벚나무가 꽃을 피워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입구 오른쪽에는 미치자네를 흠모하여 날아왔다는 매화나무가 있다.   

 

   신사의 본전 건물 왼편에는 커다랗고 긴 2 층 누각이 있고, 그 뒤편으로 요사채인 듯한 큼직한 콘크리트 건물이 자리 잡았고, 그 앞은 각종 물건(신사에서 쓰는)을 파는 점방이 몇 군데 있었다. 사람들이 부적을 적은 종이를 사서 나뭇가지와 새끼줄에 꿰고 연신 고개를 숙여 합장을 한다. 마당 구석에는 기린을 닮은 머리에 말의 몸뚱이를 한 괴수가 고개를 틀고 서 있다. 괴수 옆에는 따로 지붕을 만든 석조에 맑은 물이 넘치고, 수관은 모두 대나무 통을 이용하여 만들었고, 물 뜨는 바가지도 대나무를 잘라 만들어 엎어놓았다. 신사의 본관 건물은 둥근 우진각 지붕에 초가로 덮였고 붉은 기둥으로 받치고 있었다. 처마와 서까래, 보꾹은 황금빛으로 칠하여 자못 화려하였다.

   신전 안에는 엄숙한 표정을 한 신관이 중앙에 앉아 염불을 외고, 곱게 차려입은 흰색 화복의 여인이 모로 꿇어앉아 엎드렸다. 제주인 듯한 사람들은 대청 가장 자리에 둘러앉아 있다. 본전 가게 앞에는 일장기 하나가 펄럭이고 '수험합격' '가게번창' '안전출산' 등 갖가지 민초들의 소원을 적은 종이를 팔고 있었다.

 

 

 




2. 코묘젠지 절(光明禪寺)

  텐만구 신사의 참배도를 올라가면 우측의 막다른 곳에 이 절이 있다. 일반적으로 고케데라 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듯이 이끼로 육지를, 모래로 바다를 표현한 정원과 돌로 '光'이라는 글자를 만든 돌정원, 그리고 단풍나무와 석남의 꽃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절이다. 천신과 선종의 가르침이 결부된 도송천신의 전승에 의해 가마쿠라 시대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진다.

 

 

 



3. 칸제온지 절(觀世音寺)

   만엽의 무대이기도 하고 '겐지의 이야기'에도 등장하는 칸제온지 절은 텐치(天智) 천황이 어머니 사이묘 천황을 추도하기 위하여 746년부터 80년에 걸쳐 완성한 사찰이다. 옛말에는 큐슈의 중심적 사원으로서 많은 건물이 있었지만 현재는 에도 시대에 재건된 강당과 금당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국보인 범종이 있는 절로 유명하다. 또 헤이안 시대에서 카마쿠라 시대에 걸친 수많은 불상이 남아 있다.  여러 번의 화재로 인해 본래의 사찰은 소실되고, 현재의 건물은 1688년에 재건되었다.  

 


4. 계단원(戒壇院)

   나라 시대 칸제온지 절에 계단원이 세워졌다. 계단이란 승려가 승려로서 지켜야 할 계율을 수여받는 곳으로 여기에서 계를 받지 않으면 정식 승려로서 인정되지 않았다. 계단은 이곳 외에 나라의 토다이지 절, 토치기현 시모츠케의 야쿠시지 절과 함께 천하의 3계단이라 부른다. 본존의 노사나불은 헤이안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중요문화재이다.

   돌아 나오는 연못에는 소화삼색과 대정삼색 두 마리의 비단잉어가 사이좋게 노닐고, 정문 옆에는 나무창살로 가린 가운데에 우리네 절간의 사천왕쯤으로 짐작되는 신상이 두 개 서 있었다.

 

 

 



   새벽에 열차로 후쿠오카에 내려 이곳 중촌옥(中村屋)에서 아침식사를 하였다. 우리가 앉은 방에서 내다보이는 뒤뜰의 좁은 공간에는 작은 정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어지나 앙증스럽게 꾸며졌는지 감탄을 금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제 막 문을 열어 준비가 안 된 탓인지 우동을 끓여내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아무런 반찬도 없이 덩그렇게 우동만 한 그릇. 반찬을 청해도 본래 아무런 반찬도 내놓지 않는단다. 우리의 넉넉한 인심이 일본 땅에서 새삼 고맙게 느껴지는 것이다.
  
   아침 식사 후, 천천히 내려오며 주위의 상점들을 둘러보았다. 떡을 파는 가게에서 호객을 하며 금방 쪄낸 떡을 먹어보라 권하였다. 떡에는 팥을 곱게 찌어 만든 달콤한 속이 들어 있었다.    

 

 




다시 후쿠오카로

   다자이후 관광을 끝내고, 니시테츠 후츠가이치 역에서 후쿠오카로 가는 기차를 환승하여 텐진 역에서 하차, 버스로 CANAL CITY에 도착하였다. 배낭여행을 한 터라 쇼핑할 기회가 전혀 없어 혹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겸 쇼핑몰 Canal City를 관광하기 위해서다.  

   후쿠오카 시 하카타구에 위치한 Canal City는 연면적 23만 4천여㎡에 지하 2층 지상 13층의 복합 쇼핑몰이다. 기존의 호텔, 쇼핑, 외식 등의 복합기능에 엔터테인먼트(뮤지컬, 멀티플렉스, 오락시설 등) 기능을 첨가했으며, 테마는 '물'이다. 

   규모가 엄청나게 크고 번화했다. 점심을 끝내고 버스를 타고 하카다 역으로 갔다. 코인락카에 보관한 짐을 챙겨 다시 후쿠오카 항으로 향했다. 일본으로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제비호에 몸을 실었다. 아쉬운 것은 일정의 촉박함 때문에 정작 후쿠오카를 둘러보지 못하고 돌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해안 도시로서 마리노아, 시사이드 모모치 해변 공원 구역, 오호리 공원, 히가시 히라오 공원 등으로 이루어진 자연 공원 지역, 후쿠오카 시 박물관 · 미술관 등의 문화 시설과 지상 234m의 후쿠오카 타워 등 볼거리는 다음 기회에 와서 여유 있게 둘러볼 수밖에. 

 

   쓰시마 섬(對馬島)을 지나며  일본 여행지에서의 멋진 경치와 놀라움으로 다가온 장면들을 떠올렸다. 삼나무가 우거진 숲, 어디를 가나 청결하게 잘 정돈된 환경, 친절한 예절과 놀라울 정도의 질서 의식, 검소하고 규모 있게 살아가는 모습들. 과거 일본에 대해 가졌던 부정적인 생각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속에 숨은 뜻이야 어찌 알까? 앞으로 배울 것은 배우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 선린(善隣)의 정을 쌓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하카타항을 뒤로 하고 귀국길에 오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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