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가볼 만한 곳 총 정리
천 년의 신비, 팔만대장경을 찾아가는 여정
글·사진 남상학
합천군에는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인 해인사가 있다. 사원 전체가 거대한 문화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절 안에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된 팔만대장경판과 장경판전을 볼 수 있고, 대장경테마파크에서는 팔만대장경의 제작 동기와 과정, 보관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알 수 있다. 가야산은 소백산맥 중에도 명산으로 손꼽혀 등산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꼭 한번 가볼만 하다.
●합천 가야산 (가야산국립공원)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 산 1-1
가야산은 조선 8경 중 하나로 경상남·북도가 잇대어 있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주봉인 상왕봉(1430m)을 비롯하여 두리봉, 비계산 등 1천m가 넘는 봉우리들이 병풍을 친 듯 둘러서 있는 천하 명산이다. 풍광이 수려하고 보존 가치가 높다 하여 지난 1966년 사적 및 명승지로, 1972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주봉 꼭대기에는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우비정(牛鼻井)이 있고, 산허리에는 마애불입상(보물 222)이 있다. 그 밖에 해인사 서쪽 약 2km의 계곡에 있는 이름난 용문폭포 등 뛰어난 경치가 많다.
이곳의 백미는 해인사와 그 입구를 이루는 홍류동계곡이다. 대장경판고(국보 52)가 있는 해인사는 홍류동계곡을 따라 4km쯤 들어간 산기슭에 있다. 그 외에도 명소로는 산 입구 갱멱원부터 정상 우비정까지 가야산 19경과 만물상, 남산제일봉, 용문폭포 등이 있다.
정상에 오르는 가장 대중적인 등산코스는 가야산 1·2코스다. 가야산 1코스는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 해인사 입구에서 출발해 일주문, 토신골, 상황봉을 거쳐 정상에 이른다. 거리는 4km,난이도는 ‘중간’이며, 편도 2시간 30분 걸린다. 가야산 2코스는 성주군 수륜면 백운리 가야산야생화식물원 근처 백운동탐방지원센터를 출발한다. 서성재, 칠불봉을 거쳐 가야산 정상까지4km이며, 2시간 40분 소요된다.
그 외 백운동탐방지원센터에서 서성재에 이르는 탐방로는 설악산의 암릉을 연상하게 하는 오묘한 바위들이 볼만하다. 거리는 2.8km에 불과하지만 길이 험해서 2시간 20분이 걸린다.
●해인사
경남 합천군 가야면 해인사길 122 (치인리 10), 055-934-3000
법보종찰 해인사는 불보종찰 통도사, 승보종찰 송광사와 더불어 우리나라 삼보사찰로 꼽힌다. 우리나라 팔경 중의 하나인 영산 가야산 아래 터 잡은 해인사는 신라 애장왕 3년(802년) 의상대사의 법손인 순응, 이정 두 스님이 왕과 왕후의 도움을 받아 화엄 10찰의 하나로 창건되었다. 해인사의 ‘해인(海印)’은 ‘해인삼매(海印三昧)’에서 비롯된 것으로 일심법계의 세계, 곧 부처님의 영원한 진리의 세계를 가리킨다.
해인사는 1995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호국 불교의 상징인 팔만대장경과 장경판전을 보유하고 있다. 해인사를 우리나라 삼보 사찰의 하나인 법보사찰이라 부르는 것은 해인사 대장경판전에 고려대장경판인 법보가 보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해인사는 많은 국가유산과 200여 점의 보물을 간직하고 있다.
해인사에는 대장경판전, 대적광전, 명부전, 독성각, 응진전, 응향각, 퇴설당, 해행당, 심검당, 궁현당, 경학원, 적묵당, 관음전, 구광루, 보경당, 대장경보전연구소, 명월당. 사운당, 청화당, 범종각, 우화당, 해탈문, 천왕문, 일주문 등 많은 전당이 있다. 또한, 부속 암자로 청량사 · 백련암 · 지족암 등의 많은 암자가 있고 특히 청량사에는 석등(보물, 1963년 지정) · 석조석가여래좌상(보물, 2010년 지정) · 삼층석탑(보물, 1963년 지정) 등이 있다.
팔만대장경과 장경각은 고려 때 몽고의 침입에 따른 국난 극복을 기원하고 부처의 힘으로 몽고를 물리치기 위해 16년간에 걸쳐 완성한 것으로 경관의 나무는 자작나무로 바닷물에 3년간 담갔다가 소금물에 삶아 그늘에 말려 양각한 것이다.
●해인사대장경판 (팔만대장경)과 해인사 장경판전
►해인사대장경판 (팔만대장경)
해인사대장경판은 해인사의 대표적 문화재이다. 고려 시대에 판각되었기 때문에 고려대장경판이라 하며, 또한 판수가 8만여 판에 이르고 팔만 사천 번뇌에 대치하는 8만 4천 법문을 수록하였다 하여 팔만대장경이라고도 한다.
몽고의 침입으로 현종 때의 초조대장경판이 불타버려 다시 새긴 대장경이므로 재조대장경판 (고려 고종 23년부터 38년에 이르기까지 16년간에 걸쳐 완성)이라고 하며, 현재 해인사에 보관되어 있기 때문에 해인사 대장경판이라 불리고 있다.
이 대장경판은 현재 없어진 송나라 북송관판이나 거란판 대장경의 내용을 알 수 있는 유일한 것일 뿐 아니라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대장경판이다. 또한, 이 대장경은 대장경 간행 역사에 있어 내용이 가장 정확하고 완벽한 대장경판으로 알려져 있다.
해인사대장경판은 수천만 개의 글자가 하나같이 그 새김이 고르고 정밀한 서각 예술품으로 우리 민족이 남긴 가장 위대한 문화유산 가운데 하나이다. 이 대장경판은 해인사 법보전과 수다라장에 보관되어 있다.
►해인사 장경판전
해인사 장경판전은 대장경판을 보관하고 있는 건물로서, 두 건물이 남북으로 나란히 세워져 있어 남쪽을 수다라전, 북쪽을 법보전이라 한다. 해인사대장경판과 함께 해인사의 보물 중 하나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고려대장경의 판전으로서 유명하며, 두 건물이 똑같은 양식을 지녔는데, 세부 역시 간결하여 판전에 요구되는 기능을 충족시킬 목적 이외에는 아무런 장식적 의장을 가하지 않았다.
정면 15칸, 측면 2칸 규모의 수다라전, 법보전과 정면 2칸, 측면 1칸의 사간전인 동·서고 등 4동이 장방형의 구자형으로 배치되어 있다. 수다라전과 법보전은 우진각 지붕이고 동·서 사간전은 맞배지붕인데 그 가구는 창고 건물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통풍을 배려하여 창의 크기를 남쪽과 북쪽이 서로 다르게 하였으며, 매칸마다 광창을 설치하였다.
●대장경테마파크
경남 합천군 가야면 가야산로 11 (야천리 943), 055-930-4782
2011년은 고려대장경 간행 천년을 맞이한 해로 「2011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을 개최하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재에 등록된 고려 ‘재조대장경’의 우수성과 역사성을 알리고, 새롭게 다가올 천년을 준비하고자 합천군 가야면에 대장경테마파크를 조성하였다.
대장경테마파크는 이름 그대로 팔만대장경을 주제로 한 곳이다. 테마파크 입구를 통과해 깔끔하게 조성된 광장과 공원을 지나면 주 전시 공간인 대장경 천년관에 이른다. 천장까지 뚫린 1층의 원형 전시장은 영상을 통하여 경판들을 벽면에 가득 채우고 있다. 목판인 팔만대장경을 영구 보전하기 위해 제작한 동판대장경도 전시되어 있다.
2층에는 대장경 로드실, 신비실, 보존과학실, 이해실 등이 있다. 대장경 로드실은 대장경의 기록과 전파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팔만대장경을 제작하게 된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어 아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인 전시실은 바로 대장경 신비실이다. 신비에 가까울 정도로 과학적인 대장경 기록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곳이다. 이곳에선 대장경 조판 이전부터 경전의 전래와 결집, 천년을 이어왔던 장경판전의 숨겨진 과학에 이르는 역사의 시공간적 대장정을 감상할 수 있다.
이처럼 대장경테마파크는 테마파크를 찾는 관람객에게 천년을 이어온 대장경의 역사적, 문명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인류 공동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재발현하는 이해와 발견의 공간이다.
●홍류동계곡, 가야산 소리길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면 구원리
가야산국립공원 입구에서 해인사에 이르는 약 4km의 계곡을 일컫는다. 홍류동이란 이름은 봄에는 꽃으로, 가을에는 단풍으로 계곡에 붉은 색채가 비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계곡의 울창한 숲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산골짜기를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운치를 더해준다. 주변 소나무 숲 사이로 흐르는 물이 기암괴석에 부딪히는 소리는 고운 최치원 선생의 귀를 먹게 했다 하며, 선생이 갓과 신만 남겨두고 신선이 되어 사라졌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이 구간에는 어귀의 무릉교를 비롯해서 농산정 · 제시석 · 분옥폭 · 제월담 · 회선암 · 낙화담 · 첩석대 등이 차례로 있다. 농산정과 제시석은 만년을 이곳에 숨어 산 신라의 최치원에 유래하는 유적으로, 농산정은 그가 바둑을 두었다는 사각이고, 제시석은 최치원이 지은 한시가 새겨진 반석이다. 고운이 지은 절구(絶句)는 폭포의 석면에 새겨져 있는데, 매년 장마에 물이 넘쳐 광란하듯 씻겨 내려가는 바람에 온통 닳아 없어져서 다만 기구(起句) ‘狂奔’과 결구(結句) ‘故教’네 글자만 분별할 수 있을 뿐, 지금은 다시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 밖에 계곡을 이루는 절벽·암석과 맑은 물 및 울창한 노송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합천군에서 자랑하는 관광지 합천8경 중 제3경에 지정되어 있다. 일대에서는 잣 ·송이버섯 ·산나물 등이 많이 난다. 계곡을 따라 길가에는 기념품점 · 상가 · 식당 · 주차장 등의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으며, 특산물로 도토리묵 · 버섯구이 · 산채정식 등이 유명하다.
이 홍류동계곡을 걷는 기야산소리길이 생겼다. 가야산소리길은 대장경테마파크에서 해인사 영산교까지의 편도 6km 구간이다. 홍류동 옛길을 복원하고 다듬어 홍류동 계곡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조성하였다. 새소리, 물소리가 가득하다고 하여, ‘가야산소리길’이라 이름을 붙였다.
길이 평탄해서 걷기에 부담이 없고, 곳곳에 가야산의 자연과 역사, 문화를 설명해놓은 안내판이 있어 재미를 더한다. 좀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가야산 소리길 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홍류동 여행, 고운 최치원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서, 홍류동계곡의 숨은 비경을 찾아서 등 세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해설 프로그램은 국립공원 홈페이지나 전화(가야산국립공원사무소 055-930-8000, 8003)로 예약하면 된다.
●소리길오토캠핑장
경남 합천군 가야면 매화산로 670 (황산리 491), 010-5572-6662
소리길오토캠핑장은 소리길 초입에 있다. 1만 m2가 넘는 부지에 47개 사이트를 조성해 사이트 크기가 넉넉하다. 평균 크기가 8m×9m. 가로세로 10m 넘는 곳도 있다. 샤워장과 개수대, 화장실이 2개소씩 마련되어 있다. 24시간 온수가 나오고 전기 사용이 가능하다. 전자레인지와 대형 냉장고까지 준비되어 있다. 간단한 식료품과 장작, 가스를 판매하는 매점도 운영 중이다. 개수대 옆에는 화롯대를 씻을 수 있는 장소가 별도로 만들어져 있어 캠퍼들의 소소한 불편까지 해결했다.
일반 사이트 외에 6개의 방갈로가 있어 텐트가 불편한 부모님을 모시고 와도 걱정이 없다. 방과 테라스 구조로 된 방갈로에는 전기온돌, 에어컨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또 화롯대와 버너, 코펠, 테이블과 의자, 침낭, 수저 등 4인 기준으로 모든 캠핑 장비가 구비되어 있어 음식만 준비해가면 그동안 꿈꿔왔던 캠핑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전 사이트는 소리길오토캠핑장 카페를 통해 예약제로 운영된다. 아쉬운 점은 금·토·일 주말만 운영한다는 점이다. 여름 성수기인 7~8월에는 평일 이용이 가능하며, 공휴일이 있는 연휴 기간에도 특별 운영한다.
●미숭산관광지
경남 야로면 미숭산로 343 (하빈리)
미숭산 주변에 조성된 관광지이다. 미숭산 정상에는 삼국시대에 돌로 쌓은 미숭산성(경남기념물 제67호)이 있다. 조선 건국에 반대하여 이미숭(李美崇)이 항거한 곳이라고 하며, 조선시대에는 봉수대를 설치하였던 곳이다.
산성 안에는 망향대와 갑검능·연병장·봉화대·사당·장군수·동문·서문·남문이 남아 있고, 관광지 안에는 경남학생종합유영장 등의 시설이 있다.
인근에 해인사·청량사·가야산국립공원 등의 관광지가 많다. 고령읍 쪽에는 능선 주위에 가야 고분군이 있고 등산로 입구에는 대가야 유물전시관이 있다. 또 산 일대에 삼림욕장과 체육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함벽루
경남 합천군 합천읍 죽죽길 80 (합천리 1364-75)
대야성 전투가 벌어졌던 취적산에서 산자락이 황강으로 발을 뻗는 자리에 함벽루가 한가롭게 자리하고 있다. 함벽루는 1321년 고려 충숙왕대에 당시 합주 지주사 김영돈(1285-1348)이 처음 창건한 정자로, 이 사실을 기문으로 적은 이는 안진이다. 이 누각은 여러 차례에 걸쳐 중건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합천 팔경 중 제5경으로 절벽을 등지고 푸른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으며, 앞으로는 푸른 황강이 흐르고 있다. 누각은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에 들보 5량으로 조성된 이층 목조 기와집이며, 누각 처마의 물이 황강에 떨어지도록 배치된 점은 특히 유명하다. 황강 정양호를 바라볼 수 있게 지어져 오래전부터 많은 시인·묵객들이 풍류를 즐기는 장소로 되었다.
누각 내부에는 이황, 조식, 송시열 등과 같은 조선 시대 최고 명유의 글을 적은 현판이 걸려 있다. 또한, 함벽루 뒤편에 드러난 중생대 백악기의 퇴적암 지층 경상 누층군 하산동층의 암벽에는 함벽루라 새긴 송시열의 글씨가 있다. 함벽루에 올라 주변을 바라보면 금빛 백사장, 공원의 나무와 멀고 가까운 산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연호사
경남 합천군 합천읍 죽죽길 80 (합천리 산 1-1), 055-931-2508
함벽루 옆에는 연호사가 있다. 원호사는 삼국시대 신라의 변방으로 군사 요충지였던 황우산 대야성에서 풍광이 가장 아름다운 남쪽 석벽 위에 지어진 연호사는 김춘추의 딸 고타소랑과 신라 장병 2천여 명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지은 원찰이다.
642년 백제의 일만 대군이 신라의 대야성을 공격했을 때 김춘추의 사위인 김품석이 이끄는 신라군은 내부 분란으로 위기에 처하고 항복을 권유받았지만, 장병 2,000여 명과 함께 장렬하게 싸우다 전사하였다. 바로 이 전투에서 죽은 김춘추의 사위인 김품석과 처자, 그리고 신라 장병 2,000여 명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643년 와우 선사가 연호사를 세운 것이라 한다. 신라의 대야성 패배는 비록 쓰라렸지만, 6년 후 김유신은 백제군을 대파하였고, 김춘추는 대당 외교로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루게 한 의미 있는 패배였다.
연호사에는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신을 묘사한 신중탱이라는 불화가 이름을 더하고 있다. 세로 117.5㎝, 가로 67㎝ 크기의 비단 바탕에 채색으로 불보살을 외호하는 제석천과 그 권속들을 그렸다. 2009년 8월 6일에 경상남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연호사 법당에 앉아 황강에 비친 달빛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들리는 풍경소리에 절개를 지키며 죽어간 영혼들의 아우성이 들리는 듯하다.
●합천호와 백리벚꽃길
합천읍 1026~봉산면, 055-930-4667
합천호는 1988년 낙동강의 지류인 황강 물줄기를 막고 합천댐을 만들면서 생긴 인공호수이다. 합천군은 합천댐을 준공하면서 여러 마을이 물에 잠기는 아픔이 있었지만, 대신 주변 명산의 그림자를 한 품에 담은 합천호의 멋진 풍광을 얻었다.
합천호 주변으로는 붕어찜과 빙어, 메기탕 같은 특산 먹거리가 유명하며 낚시와 수상레져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또한 합천호 둘레길에는 벚나무가 길게 줄지어 있어 봄에는 화려한 벚꽃을,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을 안겨준다. 이른 새벽, 산안개와 물안개가 몸을 섞는 운치 있는 풍광은 합천호 둘레길의 백미이다.
백리벚꽃길은 합천 읍내에서 1026번 지방도로를 따라 대병면 방향으로 합천영상테마파크를 지나 합천댐, 봉산면에 이르는 호반도로를 말한다. 합천댐을 만들면서 아름다운 호반도로 조성을 위해 벚나무를 심은 것이 30년 가까이 자라면서 장관을 이루게 되었다. 매년 4월 초 벚꽃이 만개할 때, 호반 드라이브나 라이딩을 즐기기에 좋다. 합천군은 벚꽃 개화기에 맞춰 매년 벚꽃마라톤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합천영상테마파크
경남 합천군 용주면 합천호수로 757 (가호리 256-5), 055-930-8633
골목마다 독특한 분위기와 볼거리가 가득한 이곳은 1920년대에서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등 190여 편의 촬영장이 되었다. 2003년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평양시가지 전투 세트장을 제작하여 영화 흥행 후 많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자 합천군이 본격적으로 영상테마파크(영화·드라마·CF촬영장)로 조성하였다. 2004년 4월 개장하였으며, 면적은 약 7만 5,000㎡에 이른다.
증기기관차·탱크·장갑차 등이 서 있는 폐허가 된 평양시가지를 비롯하여 전차가 오가는 거리, 조선총독부 · 헌병대 건물, 경성역 · 반도호텔 · 세브란스병원 · 파고다극장, 책방 · 목욕탕 · 이발소 · 양장점 · 살롱 · 찻집 등 1930~1940년대 일제강점기의 경성시가지 모습이 재현되어 있으며, 1960~1980년대 서울 소공동거리도 만들어져 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외에 <모던보이>를 비롯하여 드라마 <서울 1945>, <경성스캔들>, <에덴의 동쪽> 등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트램(전기차)과 마차 등을 이용해 둘러볼 수도 있고, 보이는 곳마다 사진 찍기도 좋다. 영상테마파크 뒤편으로 150,000㎡ 규모의 전국 최고의 분재공원과 정원테마파크가 개장되었다. 메인건물인 청와대 촬영세트장과 함께 분재온실, 생태숲체험장, 목재 문화 체험장 등이 조성되어 있어 자연 속에서 어른, 아이 모두 즐길 수 있다.
개장시간은 09:00~18:00(11~2월은 17:00까지)이다. 합천영상테마파크로부터 10km 이내 거리에 합천호관광지와 황계폭포, 황매산 등이 있다.
●합천옥전고분군
경남 합천군 쌍책면 성산리, 055-930-3176
합천옥전고분군은 합천군 쌍책면 성산리 옥전골의 구릉 지대에 분포하는 합천지역의 중심고분군이다. 이 유적은 1985년부터 6년간 경상대학교박물관에 의해 5차례에 걸쳐 발굴조사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대형고총고분으로부터 소형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묘제들이 확인되었고, 다량의 토기, 갑주, 금동제품편 등 각종 중요한 유물 2,000여 점이 수습되었다. 이를 통해 이 지역에 소재한 가야국 최고지배자집단의 공동묘지임이 밝혀졌다. 1988년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합천읍 일대는 이 지역에서도 비교적 넓은 평야 지대에 해당하고 특히 황강수계를 통하여 거창, 함양, 산청, 초계 등으로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라는 점에서 이 일대의 중심고분군인 옥전 고분군이 형성될만한 지리적 여건을 구비하고 있다.
그동안의 발굴로 덧널무덤(木槨墓) 60기, 구덩식 돌덧널무덤(竪穴式石槨墓) 42기, 고총봉토분(高塚封土墳) 9기가 조사되었다. 봉토분 중에는 앞트기식 돌방무덤(橫口式石室墳)과 굴식돌방무덤(橫穴式石室墳)이 각각 1기씩 포함되어 있고 나머지는 구덩식돌덧널(竪穴式石槨)을 매장주체부로 한다.
지금까지의 발굴조사를 통해 보면 옥전 고분군이 형성되기 시작한 시기는 4세기 전반경으로 추정된다. 이때부터 5세기 전반경까지 옥전 고분군의 주묘제(主墓制)는 덧널무덤인데, 굴식돌방무덤이 도입되어 유행한 이후에도 예외적으로 축조된 덧널무덤이 있어 그 존속시기는 5세기 말경까지 내려간다.
4세기대의 덧널무덤은 장방형의 무덤구덩이를 얕게 파고 덧널을 설치한 일반적인 덧널무덤의 형태이다. 이 시기에 속하는 대부분의 덧널들은 길이 4m, 너비 2m 미만의 소형에 속하지만, 54호 덧널처럼 대형에 가까운 중형급도 있다.
●합천박물관
경남 합천군 쌍책면 황강옥전로 1558 (성산리 504), 055-930-4882
합천박물관은 합천의 전통문화와 역사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제공하기 위해 2004년 12월 개관했다. 가야 시대 다라국의 지배자 묘역으로 알려진 옥전 고분군의 유물 중 사료적 가치가 높은 용봉 문양 고리 자루 큰칼과 금제 귀걸이를 포함해 각종 장신구, 철기류, 토기류 등 다라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는 유물 350여 점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현재는 합천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도 전시하고 있다. 지상 2층, 지하 1층으로 구성된 박물관은 본관과 별관으로 나누어져 있다. 본관 1층은 다라문화실, 2층은 다라역사실로 옥전 고분군의 유물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별관은 역사관으로 합천의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유구한 역사를 알리는 자료를 상설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을 이용하는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실물 크기로 복원한 가야시대 다라국 지배자의 무덤과 다라국 도성의 미니어처, 다양한 영상 자료 등을 갖췄다. 기획전시실에는 신석기, 청동기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오는 합천의 역사를 알리는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정양레포츠공원
합천군 대양면 동부로 39-13 (정양리 101-9), 055-930-4664
정양레포츠공원은 함벽루에서 황강 건너로 마주하고 있다. 황강 옆에 위치하여 경치가 매우 좋은 곳이다. 매년 여름에는 황강 레포츠 축제와 옐로우 리버비치가 열리고 있다.
공원 내에 오토캠핑장과 다양한 놀이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강 따라 모래사장이 있어서 8륜구동 수륙양용 atv를 즐길 수 있고 반달 모양의 수상배가 강을 유유자적 운행한다. 태양을 피하고 싶다면 양산 필수.
레포츠공원에는 오토깸핑장도 있고, 어린이 수영장도 있어서 더우면 강물에도 들어갈 수 있다. 파라솔 밑에 가족단위로 즐기기 좋아 많은 이들이 캠핑과 피서를 위해 찾고 있다. 황강의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며 가족 또는 연인, 친구와 함께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정양늪생태공원
경상남도 합천군 대양면 대야로 730 (정양리 151), 055-930-3344
정양늪생태공원은 생물 다양성의 보고이자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이어주는 생명의 터 정양늪의 보존을 위해 조성됐다. 생태공원 내에는 생태학습관, 정양늪 생명길, 관찰데크 등이 조성되어 있으며, 정양늪 생태학습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정양늪은 약 1만 년 전 후빙기 이후 해수면의 상승과 낙동강 본류의 퇴적으로 생겨났으며, 황강의 지류인 아천천의 배후습지이다.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이며 생물학적, 생태학적으로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습지로 보고되어 왔다.
그러나 황강의 수량과 수위 감소로 육지화되고, 인위적인 매립으로 수질 악화가 가속화되어 습지의 기능이 점점 상실되자 2007년 합천군에서 정양늪 생태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정양늪에는 10여 종의 어류, 70여 종의 곤충, 50여 종의 조류, 10여 종의 포유류와 260여 종의 식물이 살고 있다. 또,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수달과 2급 모래주사, 큰기러기, 말똥가리, 금개구리 등이 이곳에서 발견됐다.
●창의사
경남 합천군 대병면 합천호수로 258-1 (성리 539-2), 055-931-2862
창의사는 임진왜란 때의 합천 지역 의병사를 재조명하고, 합천에서 정예병 3천 명으로 의병을 모아 왜적을 격퇴하고 팔만대장경판을 보존했던 의병대장·영의정 내암(來庵) 정인홍(鄭仁弘, 1536~1623)을 비롯한 의병들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세운 사당으로 2001년 5월 10일 개관하였다.
합천군 대병면 성리 합천호 옆의 산비탈에 자리 잡고 있는 창의사에는 사당(창의사), 유물관, 강당(경의당), 기념탑, 외삼문, 내삼문, 사주문 등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입구에 합천임란창의기념탑이라고 적힌 탑이 우뚝 서 있고, 기념탑 하단 세 모서리에는 죽창·괭이·삽·쇠스랑 등을 든 농민의병 조각상이 설치되어 있다.
숭인문이라는 현판이 걸린 외삼문을 통과하면 왼편으로 사적비 1기와 사주문(천례문)이 있고, 오른편으로 연못과 또 하나의 사주문(양지문)이 있으며, 유물관과 교육공간으로 쓰이는 강당 건물인 경의당이 위치하고 있다.
유물관에는 임진왜란 시기의 의병투쟁사와 합천의병사에 관련된 해설과 임진왜란 당시의 유물 30여 점을 전시하고 있으며, 충의문이라는 현판이 걸린 내삼문을 통과하면 의병장 정인홍과 의병 120인의 위패를 모신 사당 창의사가 있다.
●황매산
경남 합천군 가회면 황매산로 637-97 (둔내리 1319), 055-930-4769
태백산맥의 마지막 준봉인 황매산은 높이 1,113m로 소백산맥에 속하는 고봉이다. 고려 시대 호국 선사 무학대사가 수도 생활을 한 장소로서 경남 산청군 차황면의 황매봉을 비롯하여 동남쪽으로는 기암절벽으로 형성되어 작은 금강산이라 불릴 만큼 아름답다.
정상에 올라서면 주변의 풍광이 활짝 핀 매화꽃잎 모양을 닮아 마치 매화꽃 속에 홀로 떠 있는 듯 신비한 느낌을 주어 황매산이라 부른다. 700∼900m의 고위 평탄면 위에 높이 약 300m의 뭉툭한 봉우리를 얹어놓은 듯한 모습이다. 북쪽 비탈면에서는 황강의 지류들이, 동쪽 비탈면에서는 사정천이 발원한다.
주 봉우리는 크게 하봉·중봉·상봉으로 나뉜다. 삼라만상을 전시해 놓은 듯한 모산재(767m)의 바위산이 절경이다. 정상을 향해 펼쳐진 기묘한 형상을 한 암벽이 만물상인 양 널려 있어 이들을 감상하며 오르다 보면 수석전시장을 걷는 듯하다. 황매봉을 중심으로 박쥐골, 노루바위, 국사봉, 효렴봉, 흔들바위, 장군바위, 촛대바위, 거북바위, 신선바위, 망건바위 등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의 신비 속으로 끌어들이며 아낌없는 찬사와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 밖에 북서쪽 능선을 타고 펼쳐지는 황매평전의 철쭉군락과 무지개터, 황매산성의 순결바위, 국사당 등이 볼만한 곳으로 꼽힌다. 특히, 5월이면 수십만 평의 고원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선홍의 색깔을 연출하는 철쭉꽃은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수십만 평의 고원에 깔리는 철쭉의 융단과 억새 그리고 다섯 남녀의 애절한 사랑이 남아 있는 영화 ‘단적비연수’의 촬영장은 또 다른 환상을 느끼게 해 주며, 멀리 지리산 천왕봉과 웅석봉, 필봉산 그리고 왕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남쪽 기슭에는 통일신라 때의 고찰인 합천 영암사지(사적 131)가 있다. 합천팔경 가운데 제8경에 속하며, 1983년 합천군 황매산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합천 영암사지
경남 합천군 가회면 둔내리, 055-931-7650
합천 영암사지는 황매산의 남쪽 기슭에 있는 절터이다. 영암사라는 절 이름도 주민들 사이에서 구전되어 오지만 자세한 연혁은 전하지 않는다. 다만 서울대학교 도서관에 탁본으로 남아 전하는 <적연국사자광탑비(寂然國師慈光塔碑)>(1023년 건립)의 비문을 통하여 고려시대 이곳에 영암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처음 지어진 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고려 현종 5년(1014)에 적연선사가 이곳에서 83세에 입적했다는 기록과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홍각선사비의 조각 중에도 ‘영암사’라는 절의 이름이 보이는데, 홍각선사비가 886년에 세워졌다는 점에서 영암사의 연대를 짐작할 수 있다. 또, 발굴을 통해 조사해본 결과, 불상을 모셨던 금당·서금당·회랑터·기타 건물터가 확인되어 당시 절의 규모를 알 수 있고, 금당은 3차례에 걸쳐 다시 지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절터에는 통일신라 시대 때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높이가 2.31m의 영암사지 쌍사자석등(보물 제353호)과 높이 3.8m의 삼층석탑(보물 제480호) 그리고 통일신라시대 말기의 작품인 귀부 두 개가 남아 있다. 그뿐 아니라 영암사지에는 당시 건물의 초석, 즉 건물 축대석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발굴 결과 통일신라시대 말에서 고려시대 초에 이르는 각종 기와편 등이 다량으로 출토되었다.
●감암산
경남 합천군 가회면 중촌리
감암산(834m)은 산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바위산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매바위, 누룩덤, 칠성바위 등 곳곳에 바위가 있다. 주봉인 모산재(767m)는 한 폭의 한국화를 연상케 한다. 각양각색의 형태를 한 바위하며, 그 바위틈을 헤집고 살아가는 소나무의 모습이 화폭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등산로가 비교적 짧은 반면, 암석과 절벽이 많아 산행의 묘미만은 듬뿍 맛볼 수 있다. 바위를 잡고 엉금엉금 기어 오르다 보면 막힌듯한 곳으로 산행로가 열리는 등 산행의 재미는 물론 피로감까지 풀어준다. 여기다 30m가 넘는 `직벽'에 설치된 철사다리를 타고 오르는 묘미 또 한 뛰어나다.
산행은 가회면 중촌리 대기마을에서 시작하여 콘크리트 도로를 따라 오르다가 천황재 계곡 초입에서 목교를 지나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매표소를 통과하여 감암산 등산 안내도가 있는 곳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하면 된다. 산행시간은 3시간 정도 걸리며, 철쭉으로 유명한 황매산(1,108m)과 연결되어 있다. 봄이나 가을철 철쭉 산행으로 좋으며, 주변 식당에 먹을거리도 많아 가벼운 야유회 정도의 코스로도 좋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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