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여행
천혜의 자연을 담은 하늘이 내인 땅
글·사진 남상학
인제는 강원도의 중동부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한 영서 북부지역으로 한국의 중앙부에 자리 잡고 있다. 양구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미국과 소련 양 국가가 북위 38도 선을 경계로 한반도를 남과 북으로 분단시켰다. 38선이 그어지고 전쟁은 끝이 났다. 아니 끝난 것이 아닌 휴전이다. 현제 인제군 서화면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마주하고 있다.
분단의 아픔을 딛고, 평화를 꿈꾸다.
►38공원
(남면 관대리 193-74)
국도를 타고 인제로 이동하는 길에 38선이 인제를 지나간다. 인제군 남면 관대리와 남전리를 잇는 다리 끝에 세워진 공원이다. 인제군에서 38선의 역사 가치를 제공하고, 38선을 인제군 대표 관광자원으로 구축하기 위해 제작됐다.
38공원은 비석들과 조형물이 채우고 있다. 그중 가장 큰 38기념탑은 분단의 아픔을 간직하는 인제군을 위한 작품으로 역사 전반적인 모습을 조형물 안에 그려 뒀다. 한국전쟁 당시 38선에서도 훨씬 북쪽인 이 지역을 사수하느라 얼마나 많은 군인들의 희생이 있었을까? 기념 조형물에 있는 사진과 동상들, 부근의 시설 이름 등이 그것을 나타내고 있다. 바로 아래로 소양호(댐)가 있고, 왼쪽에는 38교, 건너편에는 38선 휴게소가 있다. 공원 그 옆에 있는 정자에 오르면 소양호와 38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리빙스턴교
(인제읍 합강리)
인제읍에서 원통 방향으로 가다 보면 리빙스턴교를 만난다. 이 다리는 슬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한국전쟁이 계속되던 1951년 인제지구 전투에 참가한 리빙스턴 소위의 부대가 적의 기습을 받아 작전상 후퇴하려 할 때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강물(인북천)이 범람하였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 이때 리빙스턴 소위가 임종 직전 인북천에 교량을 가설해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그의 부인에 의해 교량이 가설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처음 지어진 리빙스턴교가 노후되어 새롭게 지었지만, 옛것을 그대로 남겨 두었다. 이 역시 아픈 역사를 잊지 말자는 뜻이리라. 리빙스턴교 주변에는 당시 전투 상황을 표현한 조형 작품들이 여럿 놓여 있다.
►854고지 전투전적비
(서화면 가전리)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가전리에 육군 제12사단이 건립한 854고지 전적비가 있다. 854고지 전투에서 적2개 대대를 전멸시킨 전공을 기념하고 산화한 영령을 추모하고자 이 비를 세웠다.
6·25전쟁 당시 854고지를 둘러싸고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처음에는 국군이 점령했다가 다시 중공군이 점령했으나 최후엔 국군이 재차 점령한 고지가 바로 854고지다. 당시 이곳을 점령한 부대는 윤춘근 장군이 지휘한 12사단 제51연대로 북한군 5개 대대를 격퇴시켰다. 그러자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의 기상을 이어받으라는 의미로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12사단의 이름을 ‘을지부대’라고 명명했다. 을지부대는 1952년 11월 8일 강원도 양양에서 창설됐다.
이곳 854고지에서 을지부대는 1953년 1월 12일부터 휴전 직전 7월 18일까지 무려 6개월간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중공군의 최후 공세 때 854고지 전투에서 12사단 최초로 승리를 거둬 우리나라에 유리한 휴전협정이 되도록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854고지 전투전적비를 후방인 1052고지에 세운 이유는 군사분계선 내에는 세울 수 없어 남방한계선 아래에 건립한 것이다.
►백골병단전적비
(북면 용대리)
한편,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 백골병단 전적비가 있다. 백골병단전적비는 한국 최초의 유격대로 창설된 640명의 백골병단 대원들이 설악산에서 적을 교란함으로써 아군 작전에 기여한 전공을 기리고 순국 산화한 이들의 명복을 빌고자 건립한 것이다.
백골병단 전적비가 세워진 입구에는 전적비뿐만 아니라 백골병단 장병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빛나는 위훈을 기린다는 건립 취지문이 세워 져있어 눈길을 끈다. 또한, 왼편에는 백골병단 기념사업회에서 세운 형성비와 백골병단 참전-개선 52주년인 2003년에 세운 백골병단 무명용사 추모비가 세워져있다.
이외에도 인제는 현리전투, 한계령 전투 등이 치열하게 전개된 격전지였고, 그 결과 큰 승리를 이끌어 동부지역을 넓게 장악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DMZ 평화생명동산
(인제군 서화면 서화리 830)
인제군에서는 DMZ 인접지역의 생태 환경적 기능을 보전하며 그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 평화의 염원을 담아 서화면 서화리에 DMZ 평화생명동산을 세웠다. DMZ 평화생명동산은 비무장지대인 DMZ 일원을 평화와 생명의 터전으로 바꾸고 생태계와 역사, 문화를 올바르게 보존하면서 실천하고자 지어졌다.
DMZ 전시관은 DMZ의 의미와 역사적 배경을 포함해 비무장지대 내 자연·생태환경을 느낄 수 있는 전시물로 구성됐다. 전시 건물 밖에는 공연이나 다양한 행사가 이뤄지는 야외공연장과 생명살림 오행 동산이 있다.
이곳 전시관에서는 DMZ의 의미와 역사적 배경, 비무장지대 내 자연∙생태환경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전시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생태 현장 탐방교육, 생태체험 프프로램, 문화체험 프로그램, 평화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자연 속에서 역사적 의미를 배울 수 있는 장소다.
인제에 스민 역사와 문화의 향기
►한국의 모더니스트, 박인환문학관
(인제읍 상동리)
인제읍 상동리에 박인환 문학관이 있다. ‘목마와 숙녀’의 시인 박인환(朴寅煥, 1926~1956)은 인제에서 태어났다. 그는 31세의 젊은 나이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모더니즘 시인으로 등단했다. 박인환문학관은 그의 삶과 작품을 소개하고 그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곳이다.
2009년에 시인의 생가터에 세워진 문학관은 박인환 시인이 활동했던 서울 명동의 거리와 술집, 서점 등을 마치 드라마 세트처럼 현장감 있게 재현하고, 그의 작품과 사진, 편지 등을 전시하고 있다. 2층 전시실에는 주로 박인환 시인의 문학세계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2층에는 산촌 민속박물관으로 가는 연결 통로가 있어 함께 방문할 수 있다.
야외 문학관에는 시인의 거리와 책 읽는 목마, 시인의 품, 그와 관련된 조형물이 세워져 있어 그의 시를 읽으며 산책할 수 있다. 이외에도 박인환문학관은 박인환 문학축제, 박인환상 제정, 연극 제작, 테마 거리 조성 등 다방면으로 박인환 시인을 기리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월요일은 휴무이며, 9:30~18:00 문을 연다. 입장료는 없다.
►만해마을
(북면 용대리)
인제에는 만해 한용운(1879~1944)의 향기가 서린 곳으로 만해마을과 백담사가 있다. 백담사 입구 인근에 자리하는 만해마을은 한국문학사의 대표적 시인이자 불교의 대선사, 민족운동가로 일제강점기 민족혼을 일으키기에 앞장선 한용운의 문학성과 자유사상, 진보사상, 민족사상을 기리고 선양하기 위해 세워진 복합문화단지이다.
입구에서 만난 한용운 선생의 흉상을 지나 만해문학박물관 내부로 들어서면 1층은 상설전시실로 만해 선생의 친필 서예 및 작품집, 만해 선생의 생애, 만해 선생의 여생을 보여주는 전시물을 통하여 그의 사상과 문학을 엿볼 수 있다.
그 외의 주요 시설로는 문인의 집으로 불리는 숙박동, 만해학교, 만해사 서원보전, 님의침묵 광장, 북카페, 산책로와 연못, 청소년수련시설, 숙소 등이 잘 갖추어져 있어 만해 선생의 인생과 문학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2004년에 문을 연 문인창작집필실은 문인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곳으로 문예진흥원에서 숙식비 전액을 지원한다. 최장 4개월을 머물 수 있는 이곳의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문인들은 창작이나 집필에 몰두하거나 격의 없이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내설악 깊이 자리한 백담사
(북면 용대리)
용대리에서 7.2km의 백담계곡을 지나면 백담사에 도착한다. 백담사는 신라 제28대 진덕여왕 원년(647년)에 자장율사가 건립하여 처음에는 한계사라 불렀으나, 그후 대청봉에서 절까지 웅덩이가 100개 있다 하여 백담사라 명명되었다.
백담사에는 국가 지정 문화재인 보물 제1182호 목조아미타불좌상이 있다. 극락보전 안에 주불로 봉안된 이 불상은 영조 24년(1784년)에 조성된 것으로서 18세기 전반기의 불상 가운데 수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인 겸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이 이곳에 머물면서 수도하며 깨달음을 얻어 「불교유신론」과 「십현담 주해」를 집필하여 불교 유신과 개혁을 추진하였으며, ‘님의 침묵’이라는 시를 발표했다. 그리고 일제의 민족 침탈에 항거하여 민족 독립운동을 구상했던 곳이기도 하다. 또, 제6공화국 이후 1988년부터 전두환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여사가 세인의 눈을 피해 3년간 은둔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백담사 앞 계곡에는 크고 작은 수천 개의 돌탑이 쌓여 있다. 한편에는 백담사를 다년간 사람들이 소원을 빌며 쌓은 돌탑들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계곡의 강풍에도 쓰러지지 않는 비결은 넓적한 돌을 올려놓는 사이사이에 작은 고임돌을 놓아야 한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나니 나도 작은 고임돌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백담사에서 오르는 대청봉 등산코스
백담사는 내설악을 오르는 길잡이가 되고 있다. 백담사에서 대청봉까지 가는 코스는 총 26㎞로 생각보다 길다. 이 코스는 백담사-영시암-오세암-봉정암-대청봉으로 이어진다. 이 코스는 처음에는 완만하지만 가면 갈수록 난이도가 난해한 코스다. 대신 풍경은 일품이어서 많은 사람이 즐겨 이용한다.
영시암까지는 길이 평탄하다. 옆에는 계속 계곡 길이다. 영시암을 지나면 오세암이다. 오세암은 수선 도량인 동시에 유명한 기도 도량으로 손꼽힌다. 아늑한 맛으로는 설악산 내 사찰 중에서 제일이며, 여러 고승이 주석했던 곳이기도 하다. 김시습(金時習)이 승려가 된 뒤 머물렀던 곳이고, 조선 중기 불교의 부흥을 꾀하다 순교한 보우가 수도하였으며, 근대의 고승이자 시인이요 독립운동가였던 한용운(韓龍雲)이 머물렀던 곳이다. 특히, 김시습과 한용운이 이곳에 머물면서 『십현담(十玄談)』의 주석서를 쓴 것은 매우 유명하다.
백담사에서 산길로 11㎞ 정도 올라가면 백담사의 암자인 봉정암에 이른다. 봉정암은 자장율사가 중국 유학길에서 돌아올 때 가져온 부처님 정골사리를 모신 곳으로 유명하다. 봉정암 뒷산에는 보물로 지정된 오층석탑(석가사리탑)이 놓여 있다. 오세암에서 봉정암까지는 난이도가 아주 높다.
►당대 최고의 명필, 김응현 여초서예관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고 싶어 찾아가는 곳
►합강정
►원대리 자작나무 숲
인제 자작나무숲은 주차장에서 3.2km 떨어진 산 중턱에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언덕길을 걸어서 약 50분~1시간 20분가량 올라가야 한다.
►비밀의 정원
(남면 갑둔리)
인제 비밀의 정원은 인제군 남면 갑둔리에 있다. 군사작전지역이어서 오랫동안 감추어졌던 곳이 2016년부터 그 모습을 들어냈다. 단풍 및 설경 촬영지로 입소문을 타면서 하루 최대 300여 명, 매년 수천 명의 방문객이 찾고 있다.
비밀의 정원은 서리가 끼어도, 눈이 내려도, 안개가 자욱해도 모든 장면이 아름다워 사진사들이 줄지어 몰려든다. 전에는 사진을 찍을 수 없었지만, 지금은 도로변에서 사진 찍는 것까지는 허용되었다.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비밀의 정원은 안개와 밤새 내린 서리가 더해진 이른 아침엔 몽환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햇빛에 비밀의 정원이 반짝반짝 빛을 내기 시작하면 비밀이 벗겨지듯 안개 자욱한 깊은 산 속의 속살이 그대로 드러난다. 하지만 비밀스런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엔 시간이 무척 짧다. 해가 떠오르고 안개가 사라지면 풍경도 밋밋해지기 때문이다.
힘들겠지만 비밀의 정원을 찾을 요량이라면 꼭 새벽에 발걸음하는 것을 추천한다. 해뜨기 30분 전에는 도착해야 그나마 사진가들 사이에서 인증샷이라도 하나 건질 수 있다.
►하늘 위 꽃밭, 곰배령
(기린면 진동리)
'천상의 화원 곰배령'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TV 방송드라마가 있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곰배령을 배경으로 만든 전원드라마였다. 이 배경이 되는 곰배령은 점봉산의 해발 1,100m 정상부근, 약 5만 평의 평원으로 형성된 곳이다. 산세의 모습이 곰이 하늘로 배를 드러내고 누운 형상이라 하여 ‘곰배령’이라 이름이 붙여졌다.
이 곰배령이 유명한 이유는 다양한 식물과 야생화가 자생하고 있어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기 때문이다. 울창한 원시림과 계절별로 피어나는 야생화 군락이 마치 고산 화원을 방불케 한다. 점봉산 정상에서 남동향 지역은 희귀 야생화, 약초, 산채류 등이 다량 분포되어 있으며, 1987년부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고시하여 입산을 통제하고 있다.
곰배령 탐방코스는 두 가지가 있다. 산림청에서 관리하는 강선리 코스는 10km이며 4시간이 소요된다. 점봉산 생태관리 센터→강선마을→곰배령→하산탐방로→점봉산 생태관리 센터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관리하는 곰배골 코스는 7.5km이며 4시간 정도 소요된다. 귀둔리 점봉산 분소→곰배령→곰배골→점봉산 분소로 회귀하는 코스이다.
곰배령은 입장료와 주차료는 없지만, 사전 예약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입산 통제 기간이 있어 방문하기 전에 확인해야 한다. 곰배령 주변에 고로쇠마을, 필례약수 등이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다.
►계곡이 아름다운 방태산
(상남면 미산리)
‘대한민국의 허파’라고 불릴 만큼 인제군은 청정 숲으로 가득하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과 상남면에 걸쳐 있는 방태산은 ‘자연환경의 보고’로서, 산림청에서 100대 명산으로 선정되었다.
높이 1,436m. 태백산맥의 줄기인 중앙산맥에 속하는 산으로서 북쪽에는 점봉산(1,424m)·가칠봉(1,165m), 서쪽에 가마봉(1,192m), 남쪽에 맹현봉(1,214m), 동쪽에 응복산(1,360m) 등이 솟아 있다. 북쪽 사면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북쪽으로 흘러 방동리에 이르러 진동리 부근에서 흘러오는 여러 수계와 합류하여 서쪽으로 흐르다가 현리에서 소양강의 지류인 내린천으로 흘러든다.
한편 남쪽 사면을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계방천에 모여 광원리에서 자운천 합류한 뒤, 내린천으로 흘러든다. 산정부에서 북서쪽 사면은 비교적 평탄하나 동쪽과 남쪽 사면은 급경사로 웅장한 산세를 이룬다. 북쪽 사면에서 발원한 수계(水系)는 북쪽으로 흘러 방동리에 이르러 진동리 부근에서 흘러오는 여러 수계와 합류하여 서쪽으로 흐르다가 현리에서 소양강의 지류인 내린천(內麟川)으로 흘러든다.
방대산 서쪽으로는 인제∼평창을 연결하는 31번 국도가, 북쪽으로는 418번 지방도가 지나고 있다. 부근에는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방동약수(芳東藥水)가 있다.
또한, 한국에서 가장 큰 자연림이라고 할 정도로 피나무, 박달, 소나무, 참나무류 등 수종이 다양하고 나무들이 울창하여 방태산자연휴양림이 조성되어 있다.
►인제 대승폭포
(인제군 북면 한계리)
한계령 아래 장수대로부터 1km 떨어진 계곡에 자리한 대승폭포는 금강산의 구룡폭포, 개성의 박연폭포와 함께 한국 3대 폭포 중 하나로 꼽힌다. 해발 740m에 있는 대승폭포는 지형∙지질학적 가치와 문화재적 가치가 뛰어나 2013년 3월 11일에 명승 제97호로 지정된 폭포이다.
높이 800m 지점에서 80여m의 낙차로 떨어지는 대승폭포의 장관은 장엄한 경관을 이룬다. 떨어지는 폭포수의 물보라와 이 물보라에 이어지는 무지개가 영롱한 아름다움을 자아내 장관을 이룬다. 대승폭포의 깊고 웅장한 장관을 한눈에 감상하도록 맞은편 봉우리에 마련된 관망대에 오르면 언덕의 반석 위에 새겨진 '구천은하'라는 글귀를 볼 수 있다. 이는 대승폭포의 장엄한 선경에 감탄한 조선 시대 명필 양사언이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써놓았다는 전설의 흔적이다.
봄·가을 산불 조심 기간에는 입산이 통제되며, 입산 시간제한은 겨울철에는 4~12시 / 여름철에는 3~13시로 제한된다.
►십이선녀탕계곡
(인제군 북면)
십이선녀탕은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 위치한 계곡이다. 백담계곡 옆에 있다. 설악산 십이선녀탕 일원은 2013년 대한민국의 명승 제98호로 지정되었다. 밤마다 선녀들이 하늘에서 설악산으로 내려와 십이선녀탕에서 목욕했다는 전설이 있어 '선녀탕'이라 부른다. 또한, 예로부터 총 12개의 탕이 있다고 전해져 '십이선녀탕'이라 부르나, 실제로는 총 8개의 탕이 있다.
이선녀탕은 폭포와 탕의 연속으로 탕의 모양이 장구한 세월에 거친 하상 작용 때문에 오목하거나 반석이 넓고 깊은 구멍을 형성하는 등 신기한 형상을 이룬다. 8개의 탕 중 복숭아처럼 생긴 깊은 구멍이 있는 복숭아 탕은 가장 아름다운 탕으로 손꼽힌다.
복숭아 탕으로 불리는 용탕폭포까지 왕복 약 8.4km 계곡 트레킹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계곡 주변에는 온통 바위여서 바위의 형태에 따라 다양한 계곡 풍경이 펼쳐진다. 십이선녀탕계곡은 계절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중에 가을에 붉게 물든 단풍나무 숲이 백미를 이룬다.
►국내 람사르 습지 1호, 대암산 용늪
(서화면 서흥리)
용늪은 인제군 서화면 서흥리의 대암산에 있는 습지이다. 4000여 년 전에 형성된 고층 습원으로 순수 습원식물 등이 서식하는 자연생태계의 보고로 인제 속 '살아있는 자연사박물관'이라고 불린다. 1997년 국내에서는 최초로 국제습지조약(람사조약)의 습지보호지역으로 등록되었다.
대암산(1304m) 정상 부근에 형성된 이 습지는 면적이 7,490㎡이다. 용늪이라는 명칭은 '승천하는 용이 쉬었다 가는 곳'이라는 뜻으로 붙여졌으며, 1966년 비무장지대의 생태계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발견되었다. 남한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산 정상에 형성된 고층 습원이다.
용늪의 바닥은 평균 1m 깊이의 이탄층(습지에서 식물이 죽은 뒤에 썩거나 분해되지 않고 그대로 쌓여 이루어진 짙은 갈색의 층)이 발달해 있다. 용늪의 이탄층에서 추출한 꽃가루를 분석한 결과, 습지가 처음 만들어진 시기는 약 4200년 전으로 밝혀졌다.
이 습지에는 순수 습원식물 22종을 비롯하여 112종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끈끈이주걱과 통발 같은 희귀한 식충식물도 있고, 세계적으로 진귀한 금강초롱꽃과 비로용담·제비동자꽃·기생꽃도 서식한다. 늪 가운데에는 폭 7~8m인 연못이 2개 있다. 이 연못은 물이 매우 차고 먹잇감이 부족하여 물고기가 살지는 못하지만, 미생물이 많이 살고 있다.
자연생태계 보호구역과 군사보호구역에 해당되어 대암산 용늪을 오르기 위해서는 예약이 필수다. 예약 가능일은 해마다 변동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인제군 대암산용늪 사이트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인제의 즐길 거리 · 먹을 거리
►내린천 래프팅
인제 내린천은 래프팅의 최적지이다. 이곳은 국내 최고의 청정지역으로 급류 지역이 길고 유속의 빠름과 느림이 절묘하게 반복되어 흘러간다. 연속적으로 급류와 정면승부를 하게 만드는 인제 래프팅은 모험심과 짜릿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또, 대자연이 품에서 친구들과 호흡을 맞추며 신나게 고함을 지르다 보면 어느새 모험심과 협동심이 쌓여간다.
내린천에는 여러 개의 래프팅 코스가 있다. 내린천수변공원 옆의 선착장은 내린천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이용되는 밤골 쉼터까지 약 6.5km(2~3시간) 코스를 비롯하여 고사리까지 이어지는 약 8km(3시간) 코스, 궁동까지 이어지는 약 9km(3시간) 코스 등이 시작되는 곳이다.
주변에 바이벌, 산악오토바이, 번지점프, 짚트랙과 같은 레포츠들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인제는 레포츠의 천국이다.
►필례약수, 필례온천
(인제읍 귀둔리)
필례약수는 인제읍이라고 하지만 읍내에서 차를 타고 가면 30~40분 정도 걸린다.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인제 톨게이트에서 40여분 거리다. 필례약수로 가는 길은 백두대간 설악산과 방태산, 점봉산 자락을 굽이굽이 도는 한적한 시골길이다. 봄이면 진달래, 철쭉이 화사하게 방문객을 맞는다. 가을에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단풍 명소로 유명하다.
점봉산 끝자락에 자리한 필례약수는 워낙 오지라 사람들에게 발견된 건 1930년대 무렵이다. 마을에서 접근하는 길이 비포장이라 방동약수나 오색약수에 비해 찾기가 불편했지만 1994년 도로가 포장되며 일반인들의 접근이 용이해졌다.
필례약수라는 이름은 약수터 주변의 지형이 마치 베를 짜는 여자를 닮아 필녀(匹女)에서 유래하였다. 필례약수는 탄산약수로 철분이 많고 위장병은 물론 피부병에도 좋다는 소문에 전국적으로 찾는 사람이 많다.
인근 공용주차장에 주차하고 100여m 걸어 올라오면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보인다. 작은 다리를 건너면 소박한 필례약수 간판 아래 약수가 솟아나는 샘이 있다. 수량은 많지 않지만,충분히 맛볼 수 있는 양이다. 약수터 주변에는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벤치가 조성돼 있어 약수를 맛보고 잠시 여유를 갖고 쉬어갈 수 있다. 약수터 위쪽에는 필례온천이 있어 온천도 경험할 수 있다.
필례온천은 1995년 처음 온천수를 발견하여 2015년 오픈하였다. 이 온천은 게르마늄 중탄산 온천으로 연한 레몬 녹차 빛깔을 띠며, 톡 쏘는 탄산과 짭짤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시설은 동네 목욕탕보다 작을 정도로 아담하지만, 게르마늄 중탄산 입소문이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실내 온천과 한겨울 설악산을 바라보며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노천온천이 있다.
►방동약수
(기린면 방동리)
방동약수는 ‘한국의 명수’로 지정할 만큼 효험이 있는 신비의 물로 소문이 나 있다. 탄산 성분이 많아서 톡 쏘는 탄산 맛 외에도 철, 망간, 불소가 들어있어 위장병에 특효가 있고 소화 증진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물맛도 물맛이지만, 인제군 특유의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숲이 울창하고 갖가지 모양의 바위와 폭포·계곡이 연이어 있어 한적하고 신선한 자연을 그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교통이 불편한 관계로 아직도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계곡을 간직하고 있으며, 아침가리골의 짙푸른 물은 암반 위를 구슬처럼 굴러떨어지고, 적가리골은 펼쳐진 부채 같은 독특한 땅 모양을 가지고 있다. 골짜기와 폭포가 많아 철마다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다. 특히 마당바위와 2단 폭포는 절경이다. 사계정 내내 물이 마르지 않으므로 희귀 식물과 어종을 볼 수 있는 청정 숲이다.
►용대리 황태마을
(북면 용대리)
인제군 북면 용대리는 국내 대표적인 황태 생산지다. 매년 명태 수천 만 마리가 덕장에 걸려 찬 바람과 눈을 맞으며 금빛 황태로 변한다. 겨울에 명태를 나무 기둥에 걸어 황태로 만들려면 추위와 바람이 중요하다. 일교차가 15도 이상 벌어지고, 최저 영하 10도 이하와 최고 영상 4도 이하가 유지돼야 부드러운 최상급 황태가 탄생한다.
용대리는 매년 12월 25일쯤부터 명태 걸기를 시작해 1월 15일쯤 마치고 4월쯤부터 황태를 거둔다.전국 황태의 70% 이상이 이곳 황태마을에서 생산된다고 한다. 그래서 매년 5월 마을에서는 황태축제가 열린다. 특히 마을에는 황태 먹거리촌과 황태를 직접 살 수 있는 특산물 판매장이 조성되어 사계절 내설악 등 설악권 여행 시 언제든지 황태와 황태요리를 만날 수 있다.
또 마을 주민들 모두 주인이 되어 황태에 관한 꾸준한 연구 활동뿐 아니라 황태 홍보관 운영 등 황태 먹거리 문화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매바위 인공폭포를 비롯해 마을 내 용대리자연휴양림, 설악산 백담사, 미시령계곡 등 인근 주요 여행지와 연계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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