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여행
설악의 비경과 해산물이 풍부한 동해의 대표 관광지
글·사진 남상학
설악산 소공원은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 설악산 입구에 있다. 설악산 소공원은 천불동계곡과 공룡능선(마등령)으로 향하는 출발점이며, 왼쪽으로는 비룡폭포로, 우측으로 권금성, 신흥사와 비선대, 흔들바위, 울산 바위로 가는 길목이다.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사서 설악산 소공원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강원도를 상징하는 동물 반달곰 상이다. 그리고 설악산 전투 영령들을 추모하기 위한 ‘설악산지구 전적비’, 천연기념물 351호 ‘설악동 소나무’, ‘자연보호 헌장 비’가 들어서 있다.
설악산소공원을 기점으로 꼭 가봐야 할 곳이 많다. 사계절 신비스러움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설악산,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선물로 여행의 행복한 순간을 만들 수 있어서 언제 어느 때 찾아가도 좋다.
비룡폭포(飛龍瀑布)
(속초시 설악동)
설악산 소공원 매표소를 지나 왼쪽 길로 남쪽 방향 2.4km 거리에 있다. 상류에는 토왕성폭포, 하류 쪽엔 육담폭포가 흐르며 그 중간 즈음에 비룡폭포가 있다. 비룡폭포는 떨어지는 물줄기를 따라 용이 승천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16m 아래로 낙하하는 폭포수 소리는 골짜기를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깎아내린 듯한 기암절벽 위에서 하얀 물줄기가 길고 곧게 흘러내려 맑은 물웅덩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좁고 험한 계곡 사이로 내리꽂듯이 힘차게 쏟아지는 폭포수의 모습이 전설 속 용을 닮았다. 비룡폭포에 얽힌 또 다른 일화로는, 옛적 이곳에 용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가뭄에 시달리던 마을 사람들이 용에게 처녀를 바쳤다고 한다. 그 후 용은 하늘로 올라가고 마을엔 다시는 가뭄 피해가 없었다고 전한다.
목재로 만든 관람대가 세워져 있다.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이곳에는 사계절 내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비룡폭포와 그 일대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95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소공원부터 비룡폭포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육담폭포와 토왕성폭포까지 모두 관람하려면 왕복 3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탐방코스 난이도는 보통 정도다.
케이블카 타고, 권금성으로
(속초시 설악동)
설악산 소공원에서 가장 붐비는 곳은 바로 권금성으로 가는 ‘설악산 케이블카’ 탑승장이다. 본래 권금성은 설악동 소공원 안의 깎아지른 듯한 석산 800m 위에 있으며, 80칸의 넓은 돌바닥 둘레에 쌓은 2,100m의 산성이다. 성벽은 거의 허물어져 터만 남아 있다. 산성을 만든 연대는 확실하지 않으나, 전하는 말로는 신라 시대에 권 씨와 김 씨 두 장군이 난을 피하고자 쌓았다 하여 두 장군의 성을 따사 권금성이라고 하였다 한다.
권금성으로 왕복하는 케이블카는 해발 700m 정도 높이에 관광객을 내려놓는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걸어 올라가야 한다. 암반을 절벽을 기어오르면 태극기가 게양된 정상이다. 정상에 오르면 온통 바위로 된 외설악의 절경과 동해의 끝없는 바다가 펼쳐져 장관이다.
천년고찰 신흥사
(속초시 설악동)
설악산 소공원에서 전방으로 곧장 걸어가면 사찰임을 알리는 일주문이 보인다. 일주문 안으로 들어서면 시선을 단숨에 압도하는 거대한 불상이 보인다. 높이 14.6m, 좌대 높이 4.3m, 좌대 지름 13m, 광배 높이 17.5m로 조성한 초대형 청동 불상이다. 통일 대불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불상은 민족의 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1987년부터 10년이 지난 1997년까지 민족통일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 만든 불상이다.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이 불상 앞에 서면 압도되는 느낌이다.
신흥사는 신라 진덕여왕 6년(652년)에 자장율사가 향성사라는 이름으로 처음 세웠다는 천년고찰이다. 여러 차례의 화재를 거쳤는데, 조선 인조 때 영서, 혜원, 연옥 세 고승이 꿈속에서 동시에 점지받은 지금의 자리에 절을 짓고, ‘신흥사’라는 이름으로 중창하여 오늘에 이른다. 신인(神人)이 좋은 터를 점지해 주어 흥성한 절이라 하여 신흥사(神興寺)라 했다.
한국전쟁 직전인 1947년에 대웅전 등 여러 전각을 새로 세우며 사세를 키웠다. 한국전쟁 때, 인근에서 가장 큰 절이던 건봉사가 불에 타 쓰러지자, 신흥사는 조계종의 제3교구 본사로 승격해, 영동지역의 불교를 부흥시키는 역할을 했다. 지역 발전에 끼친 신흥사의 역할이 커지자, 1995년에는 절의 이름을 새롭게 부흥한 절이라는 뜻에서 새로울 ‘新’ 자를 써서 신흥사(新興寺)로 부르기로 했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극락보전, 명부전, 영산전, 보제루 등을 비롯하여 3개의 문(門)이 있다. 이 중 보제루에는 휴정 등 고승 60여 분의 영정을 모시고 있다. 비선대, 흔들바위, 울산바위에 오르는 이들은 누구나 거쳐 가는 길목에 있다.
비선대, 천불동계곡
(속초시 설악동)
외설악 지구의 천불동계곡 들머리에 있는 커다란 암반(巖盤)으로서 와선대(臥仙臺) 위쪽으로 약 300m 거리에 있다. 명칭은 와선대에서 노닐던 마고선(麻姑仙)이라는 신선이 이곳에 와서 하늘로 올라갔다 하여 붙여진 것이다. 천불동을 타고 내려오는 물줄기가 이리저리 휘어지며 작은 폭포를 이루는 등 금강산의 만폭동(萬瀑洞)에 못지않은 경관을 빚어 설악산의 대표적 명승지로 꼽힌다.
비선대는 그 비경이 일찍부터 이름이 높아 많은 이들이 문학 작품으로 형상화한 바 있다. 김창흡(金昌翕, 1653~1722)은 《설악일기(雪岳日記)》에서 비선대 주변의 경관을 시로 노래하였으며 김몽화(金夢華, 1723~1792)도 《유설악록(遊雪嶽錄)》을 통하여 이 지역의 경관을 극찬하였다. 특히 비선대 너럭바위의 표면을 쪼아 만든 각자(刻字)들은 또 하나의 볼거리이다. 비선대 암반에는 ‘飛仙臺’라는 각자가 남아 있는데 《양양읍지》에 따르면 이는 조선 후기의 저명한 서예가인 윤순(尹淳, 1680~1741)이 썼다고 전한다. 이 밖에도 계곡 일대의 너럭바위에는 김옥균(金玉均, 1851~1894)을 비롯한 여러 인사의 이름이 남아 있다.
천불동계곡은 지리산의 칠선 계곡 및 한라산의 탐라 계곡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계곡 중 하나이며 설악 10경 중 하나이다. 이 계곡은 지형적 아름다움과 문화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3월 11일 명승으로 지정되었다.
이 계곡에는 비선대, 문수담, 이호담, 귀면암, 오련폭포, 양폭, 천당폭포 등 수려하고 빼어난 경관들이 계속 이어져 있어 설악산의 대표적 명승지로 꼽힌다. 설악동 소공원에서 와선대와 비선대를 거쳐 귀면암~오련폭포~양폭대피소에 이르는 양폭 코스는 6.5㎞ 거리에 약 2시간 50분이 걸린다.
흔들바위, 계조암
(속초시 설악동)
울산바위 버금가는 설악산의 명물 흔들바위는 설악산 소공원에서 울산바위로 향하는 도중에 있다. 신라 시대 의상과 원효대사가 정진했다는 계조암(繼祖庵) 입구에 있다. 와우암(臥牛岩) 또는 식당암(食堂岩)으로 불리는 편편한 반석 위에 둥근 형태의 바위로 서 있다. 크기는 사람보다 좀 더 큰 높이에 4~5명 정도가 둘러쌀 정도의 넓이다.
신기한 것이 살짝만 건드려도 넘어갈 것처럼 위태롭게 보이지만, 혼자 혹은 여럿이 함께 밀어도 흔들리는 정도가 비슷하다 하여 흔들바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원래는 쇠뿔처럼 2개의 바위가 있었으나 불가(佛家)의 신령스러운 기운이 왕성함을 시기한 풍수지리가가 1개를 굴러 떨어뜨렸다는 말이 전한다.
흔들바위 뒤에 있는 계조암은 바위 속에 법당을 마련했는데, 바닥엔 온돌까지 놓여 있다. 석굴 내에는 아미타불상과 나반존자상을 모셨다. 신라 자장율사가 수도하기 위해 처음 만들었다는데, 그 뒤 원효·의상·지각·봉정 등 유명 스님들이 대를 이어 수도하였다고 해서 이름이 계조암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설악산 소공원에서 울산바위로 오르는 중간에 위치하며 소공원에서 흔들바위까지 약 1시간, 여기서 다시 울산바위까지 올라가는데 1시간 남짓 걸린다.
울산바위
(속초시 설악동)
울산바위는 설악산 북쪽에 있는 해발 780m의 바위봉우리를 일컫는다. 마치 속초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설악산의 전면에 우뚝 서 있다. 화강암의 독특한 풍화 양상으로 만들어진 기암절벽이 경이로워 속초를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하나이다.
거대한 바윗덩이인 울산바위는 울타리처럼 생겨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도 하고, 천둥이 치면 하늘이 울린다고 하여 천후산(天吼山)이라고도 한다. 울산바위에는 여러 가지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조물주가 천하에 으뜸가는 경승을 하나 만들고 싶어 온 산의 봉우리들을 금강산으로 불러들여 심사했다고 한다. 둘레가 4킬로미터쯤 되는 울산바위는 원래 경상도 울산 땅에 있었는데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갔다. 그러나 덩치가 크고 몸이 무거워 지각하는 바람에 금강산에 들지 못했다. 울산바위는 그대로 고향에 돌아가면 체면이 구겨질 것이 걱정되어 돌아가지 못하고 정착할 곳을 물색하였다. 그러다가 하룻밤 쉬어갔던 설악이 괜찮겠다 싶어 지금의 자리에 눌러앉았다고 한다.
울산바위는 그 자체로도 명승으로의 가치를 지니며, 원경도 빼어나 특히 미시령 옛길 방면에서 보이는 경치가 웅장하고 탁월한 느낌을 준다. 울산바위 최단 등산코스는 설악산 소공원-계조암-흔들바위-울산바위전망대-신흥사를 경로로 많이 선택한다.
푸른 바다, 넘실거리는 파도 따라가는 여행
설악해맞이공원
(속초시 대포동)
설악해맞이공원은 설악산 입구 대포항 해안에 자리하고 있다. 1999년 강원도에서 개최된 국제관광 엑스포에 맞춰서 개원되었다. 앞에는 동해를, 뒤로는 웅장한 설악산을 감상할 수 있는 가족공원이다. 공원 입구에 서 있는 인어상은 돌고래와 함께 조각되어 있어 가장 인기를 끈다.
이곳은 본래 내물치(內勿淄)라고 불렸던 곳으로 예로부터 해돋이 관람 장소로 유명하다. 해맞이 공원에는 해맞이광장, 연인의 길, 행복의 길, 사랑의 길 등 다양한 테마를 가진 조각상과 함께 설악산 관문 상징조형물과 조명 분수대 등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해마다 신년 해맞이 축제와 용왕제가 열린다.
최근에는 바다 쪽으로 방파제가 설치되어 해안 산책과 함께 바다낚시도 즐길 수가 있다. 주변에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가족과 친구·연인들의 즐겨 찾는다. 특히 바로 옆에 대포항이 있어 해산물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대포항, 난전과 횟집 즐비
(속초시 대포동)
설악산 자락의 대포항은 속초시로 들어오는 남쪽 관문이라 할 수 있으며 설악산이 두드러진 관광지로 바뀜에 따라 고급 생선의 집산지로 유명하게 되었다. 최근에 와서는 어항으로서의 대포보다는 관광지로서의 대포로 더욱더 주목을 받고 있다.
원래는 한적한 포구였지만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규모가 커진 어항이다. 대형 어선보다는 소형 어선이 주로 드나들며 어판장도 주로 관광객 위주로 움직인다. 정치망에 걸려드는 광어, 넙치, 방어 등의 고급 생선들이 반드시 대포항을 통하여 처리되기 때문에 신선한 생선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대포동의 횟집으로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포항 입구에서부터 부둣가까지 500여 미터에 이르는 어판장을 걸으며 빨간 고무통에 싱싱한 횟감들을 담아 파는 난전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잘 흥정해서 횟감을 고르면 뒤편의 간이 식당에서 회를 떠 주는데, 여러 가지 채소를 별도로 구매해서 먹을 수 있고 추가 비용을 지급하면 매운탕도 끓여준다. 전에는 주차가 힘들었지만, 주차장을 확장하여 이용하기가 훨씬 쉬워졌다.
바다향기로, 속초 외옹치 해안산책길
(속초시 대포동)
속초 대포동 북쪽으로 걸어서 20분이면 외옹치항에 닿는다. 외옹치라는 지명은 옛 고갯길 이름이다. 조선 시대에 옹진이라 불리던 고개였다. 이 외옹치 아래 포구에 작은 고깃배들이 드나드는 외옹치항이었다. 대포항의 명성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옹치항을 시작으로 해안산책길 ‘바다향기로’가 개설된 이후에는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바다향기로는 해안을 끼고 도는 바닷길이다. 바다향기로의 출발 지점은 외옹치항이나 반대편인 속초 해변 두 방향에서 시작한다. 길이는 약 1.74km, 천천히 걸으면 왕복 1시간이면 충분하다. 해안 데크를 따라 걷노라면 데크 아래 바다에 하얀 포말이 부서진다. 동해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과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르른 바다의 비경에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된다. 길가 울창한 해송도 멋지다. 산책로가 가파르지 않아 걷기 편안하다.
외옹치 바다향기로는 옛 군사지역이었지만, 급증하는 관광수요에 의하여 데크 길을 설치하고 65년 만에 민간에게 개방되었다. 그러나 아직 해안 경비초소가 남아 있고, 일몰 이후에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으니 참고할 것. 시작 지점 주변으로는 횟집, 카페, 음식점 등이 많아 산책 후에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쉬어갈 수 있다.
청초호 즐기기
(속초시 청호동)
속초시 중심에 펼쳐진 청초호는 둘레 5km, 넓이 1.3㎢에 이르는 규모가 큰 자연 석호이다. 태백산맥의 미시령 부근에서 흘러나온 청초 천이 동해안에 이르러 아름다운 호수를 이룬 후 인접한 바다로 빠져나간다. 마치 강과 바다를 잇는 중간 기착지 같은 모습이다.
호수 위에는 설악산과 동해를 감상하는 청초정이 세워져 있다. 75m 남짓한 해상보행교 끝에 위치해 호수 한가운데 있는 느낌이다. 이곳에 서면 호수 전경이 한눈에 담긴다. 청초정은 밤에 더욱 빛을 발하는데 속초에서 으뜸가는 야경 명소로 손꼽힌다.
청초호에 전해 내려오는 용의 전설을 담은 청룡과 황룡 조형물도 시선을 끈다. 호숫가 둘레에 조성된 산책로는 야간 조명을 갖춰 밤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곳곳에 벤치가 놓여 있어 호수를 바라보며 쉬어가기 좋다.
청초호 주변에는 석봉도자기미술관, 철새도래지 등 가볼 만한 곳이 많다. 호반에 조성된 청초호 호수공원은 1999년에 강원 국제관광 엑스포가 개최된 장소로 73.4m 높이의 엑스포타워 전망대가 세워져 있다.
아바이마을과 갯배
(속초시 청호동)
아바이마을은 1·4후퇴 당시 국군을 따라 남하한 함경도 일대의 피난민들이 전쟁이 끝난 뒤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정착한 실향민들 마을이다. 실향민들은 통일이 되면 곧바로 고향에 갈 수 있게 석호 청초호와 바다 사이 모래밭에 움막집을 지었다. 나무판자와 종이상자 등을 모아 지은 허술한 집들이 자꾸만 늘었다. 동향 사람들끼리 모여 살며 신포마을, 정평마을, 홍원마을, 단천마을, 앵고치마을, 짜고치마을, 신창마을, 이원마을 등을 형성했다. 사람들은 북한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곳을 '아바이마을'이라고 불렀다.
실향민들은 배를 타고 오징어를 잡았다. 마을공동 오징어할복장에 모여 배를 가르고 손질해 말렸다. 내장으로는 젓갈을 담고, 오징어 식해와 오징어순대도 만들었다. 그렇게 살아내고, 자식을 키웠다.
모래밭에 정착한 실향민들은 시내로 가기 위해 폭 100m의 수로를 건너야 했다. 하지만 운행됐던 도선은 전쟁 중 소실됐고, '조막손'으로 불리던 김영학 씨가 로프를 이용해 손으로 끄는 갯배 운행을 시작했다.
갯배는 속초 시내와 청호동 아바이마을 사이에 놓인 속초항 수로를 건너는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긴 선 두 가닥을 매어 놓고 철선 하나에 각각 배를 1대씩 고정해 갈고리를 철선에 걸어서 당기면서 배를 앞으로 끌어당기는 방법으로 운행된다.
갯배는 속초시를 대표하는 관광 상품 중에 하나로서, 이전까지는 매표원이 이용객들에게 일일이 이용료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하였으나 키오스크 도입으로 이용객이 직접 이용료를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게 되었다. 갯배 이용요금은 편도 대인 500원, 소인(초등학교) 300원, 속초 시민은 무료이고 카드결제만 가능하다.
오늘날 아바이마을에선 함흥냉면과 오징어순대, 아바이순대국 등 북한 향토음식을 만나볼 수 있는 속초의 대표적인 관광지이지만 그 이면에는 고기잡이와 막일을 하며 고향에 돌아가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던 실향민들의 고된 삶과 애환이 벽화 등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동명항
(속초시 동명동)
속초시 남쪽에 대포항이 있다면, 속초시 동북쪽에는 동명항이 있다. 주변 항구와 비교하면 비교적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동명항은 작은 고깃배들을 위한 어항과 여객선과 화물선 등이 정박하는 항구로 구성되었다. 항구에는 금강산 유람선인 설봉호가 출항하는 현대여객터미널과 러시아 포시에트항을 거쳐 중국 훈춘 항으로 연결되는 여객선이 운항하는 속초국제여객터미널이 있다. 특히 속초국제여객터미널은 백두산 관광객과 러시아 또는 중국을 대상으로 소규모 무역을 하는 보따리 상인들이 많이 이용한다.
한편, 조성된 방파제에서는 낚시를 즐길 수 있으며, 고깃배를 비롯한 많은 수의 배들이 정박하고 있는 방파제 입구 쪽에 활어시장이 있어 다양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동명은 ‘동쪽에 해가 또 밝아온다.’라는 뜻으로, 이름에 걸맞게 일출이 유명하여 매년 1월 1일에 드넓은 동해 위로 떠 오르는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항구 주위의 일출 명소로 영금정과 영금정 해돋이 정자, 속초전망대, 해안 도로 등이 유명하다.
영금정, 해맞이 정자
(속초시 동명동)
동명항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계단을 오르면 우뚝 숫은 암반 위에 영금정이 우뚝 서 있다. 지금은 정자(亭子)만 남아 있지만, 원래는 영금정이라는 것이 정자를 가리키는 것이 아닌 지형에 넓게 깔린 바위들에 파도가 부딪힐 때 거문고 소리가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일제강점기 때 속초항 건설을 위해 지형을 파괴하면서 거문고 소리를 잃었다고 한다. 지금의 정자는 옛 소리를 아쉬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은 정자일 뿐이다. 신비한 바위의 흔적들은 오른편 동해를 향하여 길게 뻗은 방파제를 채운다. 신기한 소리는 사라졌지만, 파도는 여전하고 동해의 아름다움은 변하지 않았다. 방파제 사이사이 옛 영금정의 조각들이 추억을 기억하며 아름다움을 불러오고 있다.
동명항의 끝자락 영금정을 보러온 사람들은 대개 바다를 마주하는 암반 위 구름다리 끝에 세워진 정자를 찾는다. 이 정자는 영금정 바위 위에 세워진 해상 정자로 50m 정도의 다리를 건너 들어갈 수 있다. 해상 정자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느낌은 방파제와는 또 다른 시원한 느낌을 주지만, 정자 자체는 아주 촌스럽게 만들어진 콘크리트 정자여서 아쉬움이 남는다. 대개 해돋이 정자라고 부르는데, 정자 현판에는 영금정(靈琴亭)이라는 글을 써 놓았다.
속초등대전망대
(속초시 동명동)
영금정에서 길 건너 높은 언덕 위에 속초등대전망대가 우뚝 서 있다. 속초전망대는 속초 8경 중 제1경에 손꼽히는 명소다. 1957년 처음 불을 밝힌 속초 등대는 지금도 여전히 밤바다를 지키는 생명 불을 자임한다. 건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등명기의 밝은 빛과 소리는 약 35km 떨어진 바다까지 안전하게 뱃길을 안내해준다.
속초등대전망대는 원래 등대로만 기능했으나 지금은 일반에 개방되어 전망대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대나무숲 사이로 난 나무 데크 탐방로를 오르면 전망대에 닿는다. 새하얀 등대 외관과 주변을 둘러싼 푸른빛 바다가 한 폭 그림처럼 어울린다.
전망대에 서면 짙은 쪽빛을 머금은 동해와 철새들이 날아드는 청초호, 병풍처럼 둘러쳐진 설악산의 수려한 풍경까지 모두 담을 수 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동해는 망망대해처럼 너른 품을 펼쳐낸다.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다가도 파도가 춤을 추듯 넘실거리며 생명력 넘치는 모습을 보인다.
영랑호와 범바위
(속초시 금호동, 장사동)
영랑호는 속초 북쪽 총 둘레 8㎞에 1.21㎢(약 36만 평)에 달하는 자연 석호다. 청초호와 함께 속초의 대표 담수호다.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에서 관동 8경으로 언급되었을 정도로 경관이 뛰어나다.
신라의 화랑 영랑(永郞), 술랑(述郞), 안상(安詳), 남랑(南郞) 등이 금강산에서 수련을 마치고 명승지 삼일포에서 유람한 후 각기 헤어져 동해안을 따라 서라벌로 돌아가는 길에 지금의 호수를 발견하고, 자연경관에 매료되어 머물러 풍류를 즐겼다는 이야기가 삼국유사에 전해진다. 영랑호라는 이름 역시 화랑인 ‘영랑’의 이름에서 따왔다.
영랑호 한편에는 범의 형상으로 웅크리고 앉아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 범바위가 있다. 이 범바위는 속초 8경 중 2경에 꼽힐 만큼 당당하고 웅장한 기세를 자랑한다. 호랑이의 형상처럼 생겼다고 해 범바위로 불린다. 커다란 형체의 일부분은 호수에 잠겨 있다. 크고 작은 여러 개의 바위가 모여 군락을 이룬 데다 보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해 거대 자연의 신비를 느낄 수 있다. 범바위 한쪽에 영랑정(永郞亭)이 자리를 잡았다. 주변의 경치를 즐기기 좋은 영랑호 중에서도 으뜸의 조망터다. 범바위 위로 오르면 동해와 설악산, 울산바위와 영랑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호수 주변에는 산책로가 잘 가꿔져 있다. 리조트가 들어서 이국적인 느낌이 든다. 또, 호수 윗길에는 영랑호를 가로지르는 수상교가 볼거리다. 특히, 호수 둘레길은 봄철 벚꽃과 여름 수목, 가을 갈대, 겨울 눈 내린 풍경 등 사계절 내내 자연의 아름다움이 빼어나 도보나 자전거 여행을 하기에도, 드라이브를 즐기기에도 좋다. 푸른 호수 너머로는 설악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아늑한 맛도 있다. 물에 투영되는 설악산 울산바위의 모습은 압권이다. 이 둘레길은 속초 시민들의 걷기 길로 정평이 나 있다. 걸음걸이로 1시간 10분 정도에 마칠 수 있으나 사진을 찍다 보면 두 시간도 모자란다.
영랑호 둘레길과 이어진 곳에 약 1.3km에 걸쳐 생태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탐방로를 따라서 억새군락지와 야생화, 코스모스 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 사람이 많지 않아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산책하기 좋다. 영랑호 습지 생태공원은 가을철이 하이라이트이다. 공원 곳곳에 만발한 코스모스와 은빛 물결로 출렁이는 억새꽃 길이 서정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공원 중심부에 형성된 습지는 자연 생태를 고스란히 간직해 생태 학습장으로 제격이다. 습지 안에 인공 식물 섬을 만들어 놓았으며 관찰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자세히 둘러볼 수 있다. 공원은 한 바퀴 둘러보는데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체험 마을 장사항
(속초시 장사동)
영랑호 동쪽 바닷가에는 장사항이 있다. 속초시 장사동에 있는 장사항은 속초의 대표적인 항구 중 하나이다. 방파제 90m, 방사제 144m, 물양장 130m의 아담한 규모를 가진 어항으로 주변에 많은 횟집과 활어판매장이 운영되고 있어 싱싱한 생선을 회로 즐기며 다양한 해산물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가까운 곳에 배낚시 어장이 형성되어 있어 배낚시를 체험할 수 있다.
가볼 만 한 어촌체험 마을로 선정된 장사항은 매년 여름에는 ‘오징어 맨손 잡기 축제’가 열린다. 최근에는 오징어 맨손 잡기 외에 시식, 오징어 해부, 오징어 먹물 글씨 쓰기, 오징어 스토리텔링 등 오징어에 관한 다양한 패키지(테마) 체험을 실시하고 있다. 장사어촌계에는 모텔, 민박 등의 숙박 시설과 맛집이 많아 머무르면서 다양한 체험을 즐기기 쉽다.
박물관, 미술관, 전시관 투어
속초시립박물관, 실향민문화촌, 발해역사관
(속초시 노학동)
속초시립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속초의 역사와 문화, 자연환경을 체험하고 배우는 문화체험 관광지이다. 옛 전통문화를 비롯해 설악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산악 문화와 동해를 삶의 터전으로 둔 어촌 문화, 한국전쟁 때 피란 온 실향민 문화 등을 이해하기 쉽게 오목조목 설명해 놓았다.
2005년 11월에 개관한 박물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전시관과 전망 탑으로 이루어졌다. 제1전시실은 속초의 자연환경과 문화적 특징을 소개하며, 제2전시실은 바닷가에 형성된 어촌과 실향민들의 생활 모습을 전시한다. 제3전시실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공간으로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을 제공한다.
속초시립박물관 내에는 실향민문화촌과 발해역사관이 함께 자리한다. 야외에 조성된 실향민문화촌에는 개성집, 평양집, 황해도 집 등 북한의 가옥들이 실물 전시되어 있으며 숙박 체험도 가능하다. 6.25 한국전쟁 이후 북에서 내려온 피란민들이 모여 살았던 청호동 골목과 1978년 철거된 옛 속초역사도 재현되어 있다.
발해역사관은 만주와 한반도 북부 지역을 호령하던 발해의 역사를 살피는 공간이다. 유적지 사진과 영상,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발해의 고분 문화도 만날 수 있다.
석봉도자기미술관
(속초시 교동)
석봉도자기미술관은 속초시 교동에 있는 미술관이다. 석봉도자기미술관은 우리나라 도자기의 역사와 국내외 수준 높은 도예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도자기 전문 박물관이다.
원로 도예가인 석봉 조무호 선생이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설립했으며, 옛 선조들의 장인정신을 배우고 직접 물레를 돌리거나 도자기를 빚는 체험도 제공한다. 미술관을 관람하기 전에 영상을 먼저 시청하면 전시 내용을 더욱 이해하기 쉽다.
전시관은 8개 테마로 나누어져 있다. 산하관에는 백자 도자기 판에 옮겨 그린 청화백자 백두산 설경이 걸려 있으며, 역사관에서는 통일신라 시대 토기부터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로 이어진 한국 도자기 역사를 흐름을 살필 수 있다. 도자기 제작 과정을 디오라마로 재현한 모형관과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자기 접시인 사계 대명을 전시한 사계관도 볼 만하다.
2층 전시관에도 세종대왕 어진을 흙판에 구워 재현한 도자기 벽화 등 진귀한 볼거리가 많다. 평소 접하기 힘든 세계 각국의 이색적인 도자기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인근에 핫한 카페로 변신한 '카페 칠성조선소 살롱'이 있으니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듯.
국립 산악박물관 / 등산학교
(속초시 노학동)
국립 산악박물관은 강원도 속초시 노학동에 있는 한국의 산악 전문 국립 박물관으로 세계적인 산악 강국인 우리나라 등산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담는 곳이다. 2014년에 설립한 국립 산악박물관은 한국 산악의 역사ㆍ인물ㆍ문화와 관련된 자료를 5천 점 이상 소장하고 있으며, 암벽 등반ㆍ고산 체험 등의 체험형 교육 시설을 갖추었다.
박물관 1층은 국내 명산을 소개하는 공간과 제1전시실은 등반의 역사, 제2전시실은 산악 인물실, 제3전시실은 산악 문화실이며, 영상실, 기획 전시실 등으로 구성되었다. 2층에는 산악체험실이 있다. 이곳에서는 산악 교실, 암벽 등반과 고산 체험, VR 체험이 각각 1시간 간격으로 운영된다. 10m 높이의 인공 암벽을 오르거나 해발 3,000~5,000m 같은 환경 조건에서 러닝머신을 걷는 등 다양한 산악 경험을 제공한다. 모든 체험 행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해야 한다. 3층은 국내 등반의 역사를 비롯해 산과 관련된 신앙, 생활문화 등을 소개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악인들과 이들이 사용했던 장비와 유물도 관람할 수 있다.
박물관 곁에는 체계적이고 수준 높은 등산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립등산학교가 있다. 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장비, 안전수칙 등을 배우고 여러 가지 등산·트래킹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특히 등산학교 인공암벽장은 전체면적 443.14㎥ 규모의 지상 4층, 너비 21m, 폭 8m, 높이 18.25m의 건물로 조성되었다. 그 외에도 국제공인 규격의 실외 스피드월과 조명타워, 설악산 공룡능선을 모티브로 한 실내 리드 월, 설악산 장군봉을 모티브로 한 실내 자연 암벽 등 시설을 갖추었다.
부엉이전시관, 해피아울하우스
(속초시 노학동)
‘부엉이들의 행복한 집’인 해피아울하우스는 속초 설악산 울산바위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부엉이가 비행을 마치고 내려앉은 모습을 한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온통 부엉이 천지다. 유리로 된 테라스 안에서 따뜻한 차 한잔할 수 있는 카페, 화분, 창틀 할 것 없이 눈에 보이는 곳에는 부엉이 조각품이 있다.
해피아울하우스에는 예품과 수집품을 합쳐서 3천 2백 마리 정도가 전시되어 있다. 무료한 일상을 살아가던 정희옥 씨가 국내외를 두루 돌아다니며 10년간 수집한 작품들이다. 이탈리아의 부엉이 조각은 고급스러운 유리 재질로, 태국의 부엉이는 알록달록하고 화려한 색깔로, 미국의 부엉이는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스페인의 부엉이는 탱고의 나라답게 악기를 들고 있는 부엉이의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강원도 부엉이는 너털웃음 짓는 할아버지의 소박한 모습이 보인다.
전시관 2층에는 그의 퀼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정희옥 씨는 세계 각국의 부엉이들을 보며 자기만의 스타일로 ‘행복한 부엉이’를 작품으로 만든다. 천과 솜만으로 부엉이를 만드는 그는 퀼트 부엉이 안에 자신의 삶과 여행의 추억을 담는다고 한다. 그렇게 한 땀 한 땀 손바느질로 완성된 부엉이는 1천 8백 마리가 넘는다.
맛을 찾아가는 속초 여행
속초관광수산시장
(속초시 중앙동)
속초에는 산과 바다에서 난 싱싱한 식자재가 풍성해서일까. 속초관광수산시장은 폭풍 흡입 부르는 맛있는 먹거리가 풍성하다. 다양한 먹거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곳 '속초관광수산시장'. 이 시장에는 닭 전 골목, 젓갈 어시장 골목, 청과골목, 순대 골목 등 다양한 먹자골목이 형성돼 있어 시장을 돌아보며 먹는 재미가 가득하다.
이곳을 여행하려면 우선 골목별 업소 정보를 꿰고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골목이 하도 많아 길을 잃기에 십상인 데다 정작 맛있는 먹거리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목은 크게 시장상가 지하 1층과 지상 1층, 지상 2층, 수산물 젓갈 골목, 닭전 골목, 청과골목, 고추 골목, 순대 골목, 빛의 거리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지하 1층은 수산물 시장과 횟집으로 특화돼 있고. 1층은 정육부터 기름, 포목, 건어물, 의류, 분식 등 40여 개 점포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또, 지상 2층은 의류와 일부 식당이 들어서 있다.
먼저, 속초 닭강정은 바싹하게 튀긴 닭고기에 매콤달콤한 소스가 버무려져 호불호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속초의 별미다. 닭전골목에는 닭집들이 20여 곳 들어서 있는데, 만석닭강정, 중앙닭강정, 인삼 닭강정, 북청닭강정 등 여러 곳이 있다. 시장 주차장에 내려서 시장으로 들어가다 보면 손에 닭강정 한 상자씩 들고나오지 않는 관광객을 볼 수 없을 정도이고, 닭강정 집 앞에는 항상 줄을 길게 서는 것이 일상화가 되다시피 했다. 속초 닭강정은 식어도 파삭파삭해 오래 보관할 수 있고, 닭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튀김과 전, 닭강정, 씨앗호떡 (위로부터)
순대 골목도 여행 순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명한 골목이다. 이곳의 순대 골목은 속초 특산물인 오징어순대와 아바이순대 때문에 더 유명하다. 오징어순대는 싱싱한 오징어에 여러 가지 밥과 반찬을 넣어 먹던 것에서 유래한 전통식품이다. 요즘은 찹쌀과 신선한 채소로 속을 채운다. 아바이순대는 함경도 지방의 향토 음식으로 돼지 대창 속에 돼지 선지와 찹쌀, 배추 우거지, 숙주, 배춧잎 등을 버무려 속을 채운 후에 찜통에 쪄서 만든 순대를 말한다. 6·25전쟁 후 속초에 정착한 실향민들이 그 전통을 이어오면서 속초 대표 특산물로 자리를 잡았다.
가자미식해는 '아바이순대'와 함께 함경도 지방의 향토 음식으로, 함경도에서 온 실향민이 속초에 뿌리내린 덕에 속초의 별미가 됐다. 가자미식해는 말린 가자미와 조밥, 소금, 고춧가루, 엿기름을 넣고 버무려 삭힌 음식으로, 달고 매콤한 맛이 특징이다. 이 가자미식해를 냉면에 얹어 먹어도 맛있다.
중앙상가 지하 수산물회센터도 둘러보면 감탄이 나올 정도로 크고 다양한 생선을 팔고 있다. 30여 개의 가게에서 일반 회와 물회, 매운탕을 맛볼 수 있는데 계절에 따라 제철 생선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또, 다양한 종류의 젓갈도 판매되는데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울 수 있는 가자미식해, 명태회 무침이 단연 인기다. 이 가게들을 둘러보며 골라 먹는 재미들이 있다.
감자옹심이와 감자전도 별미다. 옹심이는 팥죽에 들어가는 '새알심'의 강원도 방언으로, 새알심이 찹쌀로 만든 것과 달리 옹심이는 감자가 주재료다. 감자를 갈아 물기를 제거한 뒤 한입 크기로 동글 넓적하게 빚어 칼국수처럼 끊여내는데,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군것질거리로는 11가지 씨앗이 듬뿍 들어간 씨앗호떡을 비롯하여 문어 강정, 새우튀김, 수수부꾸미, 오징어 빵, 메밀전병, 메밀총떡, 장떡, 감자옹심이, 전 등이 있다. 요즘 화젯거리인 메뉴는 강원도 막걸리 빵이다. 이 빵을 사기 위해 주중인데도 10m 이상 줄을 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의 매력을 살려 지역관광을 활성화하고 전통시장의 매력을 알릴 ‘K-관광 마켓’ 10선으로 선정했다.
학사평 순두부마을
(속초시 노학동)
속초관광수산시장이 해안이 해산물과 닭강정 천국이라면 설악산 부근은 순두부 차지다. 학사평 콩꽃마을 순두부 촌은 미시령 46번 국도로 이어지는 속초나들목 부근에 자리하고 있다.
두부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는 콩과 물, 그리고 응고제로 쓰는 간수가 전부다. 조리 과정도 복잡하지 않다. 하루 정도 불린 콩을 맷돌에 갈아 물을 넣고 끓인 뒤 간수를 첨가해 응고시킨 다음 물을 빼내면 두부가 완성된다. 하지만 두부가 내는 맛은 절대 간단하지 않다. 가열하는 시간, 응고제의 종류, 굳히는 강도에 따라 순두부부터 네모난 모두부, 연두부, 콩비지까지 모양도 식감도 다양하다.
속초 순두부가 유명한 이유는 콩이 잘 자라는 토양 환경 덕분이다. 설악산과 울산바위가 내려다보고 있는 속초 학사평은 예부터 바람이 심해 마을 주민들이 어떠한 토양 환경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콩을 재배하기 시작하며 두부 요리가 발달하게 됐다고 한다. 천연응고제 역할을 하는 속초의 바닷물은 미네랄이 풍부해 부드럽고 몽글몽글한 식감을 느낄 수 있고 고소한 콩의 맛과 영양을 더욱 높여준다.
학사평 콩꽃마을에는 여러 개의 순두부 식당이 먹거리촌을 형성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흔히 보는 얼큰한 찌개 스타일뿐 아니라 따끈한 순두부에 간장 양념장을 푼 담백하고 고소하며 포근한 맛의 순두부도 즐길 수 있다.
아바이순대 마을
(속초시 청호동)
속초 아바이마을에서 내놓는 음식은 함경도 향토음식인 아바이순대, 냉면, 젓갈과 식해 등으로 함경도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식당들이 가득하다. ‘아바이’란 말은 ‘아버지’의 함경도 방언이다. 그중에서 대표 음식은 단연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 그리고 가자미식해다.
속초 아바이마을 순대는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한 음식이다. 아바이마을이 속초를 대표하는 만큼, 특산물로 이름을 알린 이 순대는 돼지 대창 속에 돼지 선지·찹쌀·배추 우거지·숙주 등을 버무려 속을 채운 후 찜통에 쪄서 먹던 순대로 일반 당면만 들어간 순대보다 풍부한 맛을 내 속초를 대표하는 먹거리로 자리 잡았다.
오징어순대 역시, 예전부터 오징어잡이 배에서 바로잡은 싱싱한 오징어에 여러 가지 밥과 반찬을 넣어 먹던 것에서 유래한 전통식품이다. 요즘은 찹쌀과 신선한 채소로 속을 채운다. 또, 식해는 생선에 좁쌀 또는 쌀을 넣어 삭힌 발효음식이다. 남쪽에 비해 추운 함경도 지방 고유의 저염 발효식품으로 명태·가자미·도루묵 등 싱싱한 생선으로 담근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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