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기 및 정보/- 강원도

철원 여행, 철의삼각지와 한탄강 주변의 매력

by 혜강(惠江) 2024. 2. 17.

 

철원 여행

 

철의 삼각지와  한탄강 주변의 매력

 

글·사진 남상학

 

 

 

  강원도 철원은 궁예가 세웠던 태봉(泰封)의 수도였다. 고려 태조 때에는 왕도인 송악의 동쪽에 있다 하여, 동주(東州)라고 불렀다. 한반도의 중앙부여서 예부터 중요시되었다. 광복과 동시에 38선을 경계로 철원군 전 지역이 공산 치하에 예속되었으나,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이 지역은 전투가 치열했던 철의 삼각지대가 되었고, 그 후 철원은 가로질러 군사분계선이 설정되어 남북으로 분단되었다. 따라서 현재 철원의 북쪽은 군사분계선과 접하고 있다.

  철원 하면 우선 안보관광을 떠올린다. 왜냐하면, 철원평야를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갈라진 이곳은 철원군과 김화군ㆍ평강군을 잇는 이른바 철의 삼각지대였고, 이 일대의 백마고지, 아이스크림 고지, 김일성 고지 등 치열한 격전이 벌어졌으며, 지금도 철원군의 7개 읍면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둔 접적 지역이기 때문이다.

 

철의 삼각지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20-1)

 

 

철의삼각지란 북위 38 ° 북방 중부의 평강을 정점으로 하여 철원과 김화를 잇는 지리적 삼각지대를 일컫는다. 6 ·25전쟁 당시 중부전선의 심장부라고도 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대로서, 이 지역의 확보 없이는 중부전선을 장악하기 어려웠으므로 전쟁의 전기간을 통해서 피아간(彼我間)의 쟁탈 대상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특히 공산군의 남침을 위한 중부전선의 본거지이기도 하였다. 철의 삼각지대라는 말은 이 지역 일대가 아군이 공격하기에는 불리하고 적이 방어하기에는 최적의 지형적 특징을 지니고 있어, 천연적인 난공불락의 여건을 갖추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철의 삼각지대라는 말은 이 지역 일대가 아군이 공격하기에는 불리하고 적이 방어하기에는 최적의 지형적 특징을 지니고 있어, 천연적인 난공불락의 여건을 갖추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철의 삼각지 주요 지점은 철원평야 요충지인 백마고지를 비롯하여 학당리고지, 이리고지, 화살머리고지, 삼각고지, 저격능선 고지, 잣골, 톡찹고지 등에서 전투가 벌어졌으며, 이러한 전투를 ‘고지전’이라 한다.

 

►백마고지 전적지

(기념관과 전적비, 호국영령 충혼비)

 

 

  백마고지 전투는 한국전쟁 중 195210월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 3km 북방에 있는 무명의 한 작은 고지(해발 385m)를 놓고 한국군 보병 제9사단(사단장 김종오)과 중공 제383개 사단이 1952년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10일 동안 전력을 기울여 쟁탈전을 벌여 끝내 우리 국군의 승리로 매듭지어진 전투를 말한다.

  전투는 국군의 슬리로 끝났지만, 한국군 사상자는 3,428명의 사상, 중공군 사상자는 1만 3천여 명에 달했고, 쏟아진 포탄만 해도 적측 55천 발, 아군측 22만 발이며, 12차례의 공방전으로 24회나 고지의 주인이 바뀌기도 했다. 얼마나 전투가 치열했던지 처절하게 변모한 산의 모양이 흡사 백마(흰 말)가 누워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백마고지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포탄을 맞은 땅의 모양이 마치 백마(흰말)가 쓰러져 누워있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백마고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전투를 기념하여 철원군 철원읍에 기념관과 전적비, 호국영령 충혼비, 평화의 종이 건립되었다. '기념의 장' '회고의 장' '다짐의 장' 등 세 부분으로 나누어 처절했던 격전 현장을 재현하고 높이 22.5m의 기념탑을 세웠다. '회고의 장'에는 피아 전사지를 추도하는 위령비와 분향소가 '기념의 장'에는 통일의 염원과 전승을 기념하는 전적비와 함께 당시 백마부대장이었던 김종오 장군의 유품을 전시한 기념과 배치하였다. '다짐의 장'에는 전망대와 함께 자유의 종각도 건립하여 오늘날은 국민의 평화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해마다 10월 16일을 전승(戰勝) 기념일로 삼아 민·관·군 합동 위령제를 거행하고 있다.

  “풀 섶에 누워 그날을 본다/ 하늘이 울리고 땅이 갈라지듯/ 적들이 몰려오는 저 산과 강에서/ 우리는 끊는 피로 용솟음치며 넘어지려는 조국을 감쌌다./ 이 한 몸 초개같이 바치러 숨찬 목소리로 다-같이/ 강물을 헤치며 산을 부수며/ 달려오는 적들을 막았노라.” - 위령비의 뒷면, 시인 모윤숙이 쓴 ‘백마의 얼’ 일부분

  그 외에도 김화 북방 7㎞ 지점인 저격능선에서 42일간 벌어진 저격능선 전투, 피아간 포격이 극심하여 산이 마치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렸다고 하여 붙여진 아이스크림 고지(삼슬봉) 전투, 금성지구 전투, 피의 능선, 오성산, 낙타고자, 철원평야를 빼앗기고 김일성이 사흘 동안을 울었다는 김일성 고지 등 피 어린 전투가 진행된 접전지가 모여 있다. 철원군 동송읍 중강리 DMZ 평화문화광장 내에는 이 전투에서 희생된 장병을 추모하는 ‘6·25전쟁철의삼각지대전투전몰장병추모비’가 있다. 그 앞에 서면 그들의 숭고한 희생 앞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DMZ 평화의 길

 

 

철원 지역 'DMZ 평화의 길' DMZ 내부를 공개하는 구간이다. 백마고지 전적비에서 A 통문까지 차량으로 이동하고 A 통문부터 화살머리고지가 보이는 B 통문까지 DMZ 남측 철책을 따라 3.5km를 걸어서 이동한다. 이곳부터 비상주 감시 초소(GP)까지는 차량으로 이동한다. 화살머리고지는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유해 발굴 작업이 진행되는 지역이다. 남북 분단 이후 민간에 최초 개방되는 비상주 감시 초소에서 직접 유해 발굴 현장을 지켜볼 수 있다.

방문객 출입과 안전, 두루미가 월동하는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철원 구간은 주 5일간, 12, 1회당 20명씩 운영한다. 한국관광공사 걷기 여행 홈페이지 '두루누비', 행정안전부 DMZ 통합정보시스템 '디엠지기'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노동당사

(철원군 철원읍 관전리 3-5)

 

 

1946년 철원군 전역이 소련 군정 치하에 들어갔을 당시 강원도 도청소재지였던 철원에 세워진 조선로동당 철원 군당 건물이다. 당시 철원군 및 인근 지역인 김화군, 평강군, 포천군을 관할하는 조선로동당 철원 군당 건물로 사용되었다. 이후 한국전쟁을 거치며 구 철원은 대한민국에 귀속되면서 노동당사도 대한민국의 수중에 들어왔다.

건축양식은 옛 소련의 영향을 받아 소련식이며, 3층으로 된 건물은 철근 없이, 벽돌과 콘크리트로만 건축하였다. 전쟁 당시 북한군이 사수를 목적으로 항전을 하면서 국군과 격전을 벌였던 곳이라, 건물 곳곳마다 전쟁 당시 생겼던 총탄과 포탄 자국이 건물 곳곳에 남아 있다. 역사성을 고려하여 대한민국의 국가 등록문화재 제22호로 지정되어 있다. 현재 지은 지 오래되고 교전으로 내구성이 떨어져 부식이 심하고 무너진 곳이 많아 현재 전면적으로 보강공사를 진행 중이다.

노동당사 맞은편은 철원역사문화공원이다. 철원역을 비롯해 철원극장, 우체국, 일출여관, 학교 등을 철원의 옛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두었다. 철원평야를 굽어보기 좋은 소이산 전망대까지 이어진 모노레일을 철원역에서 탈 수 있다.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아 철원 여행의 새로운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월정리역

(철원군 부남면 홍원리 703-9)

 

 

월정리역은 경원선 최북단에 자리한 역이다. 민통선 이북에 있던 역사를 1988년에 지금의 위치로 옮겨와 복원했다. 역 뒤편에 당시 탈선한 열차의 잔해와 이를 견인할 때 사용한 4001호 기관차가 보존되어 있다.

현재 월정역은 경원선 구간에서는 실질적인 종착역인 셈이 되었고, 다음 역인 가곡역부터는 북한에 자리하고 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표어는 분단의 아픔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통일의 염원이 간절한 곳이다.

“고색이 짙어가는 월정리역에서/ 철마는 달리고 싶다 한다/ 녹이 슬고 찌그러지고/ 폐철이 다 되었어도/ 허리 부러진 궤도를 이어달라/ 반백 년을 쉬지도 않고” 차경순은 ‘월정리역’ 이렇게 읊었다.

월정역 앞 광장에는 ‘6·25전쟁 철의삼각지대전투 전몰장병추모비’가 우뚝 서 있고, 맞은 편에는 4층으로 된 ‘철의 삼각 전망대’가 있다.

 

►철원평화전망대

(철원군 동송읍 중강리 588-14)

 

 

강원 철원군 동송읍 중강리에 철원평화전망대가 있다. 철원군 중부 전선의 비무장지대와 북한 지역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이며, 2땅굴 등 한국전쟁과 관련된 전시물과 비무장지대 사진, 모노레일 등이 갖춰져 있다.

2007년에 준공된 이곳은 대한민국과 북한 국경 지역에서 약 2km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총 3층으로 건립되어 1층은 DMZ와 북한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는 전시관, 2층은 전망대, 3층은 군부대 휴게시설로 사용하고 있다.

방문객은 초정밀 망원경과 지형 축소판 등을 이용하여 북한 지역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북한의 평강고원, 선전마을, 백마고지, 북한의 주요 관측 대상 지역 중 하나인 개성공단을 관찰할 수 있다. 50인승 규모의 모노레일이 설치돼 관광객들이 쉽게 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제2땅굴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47)

 

 

제2땅굴은 1975년 3월 19일, 철원 동북쪽 13㎞ 지점 (군사분계선 남쪽 800m 지점)에서 발견된 땅굴이다. 규모는 폭 2.1m, 높이 2m, 깊이 지하 160m, 전체 길이 3.5㎞의 두 번째 발견된 기습남침용 땅굴이다. 땅굴 내에는 많은 병력이 집결할 수 있는 광장이 마련되어 있고, 남방한계선 남쪽에 여러 개의 출구를 만들어서 유사시에 한꺼번에 출구를 헤치고 나올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군의 실험 결과, 이 땅굴은 시간당 구보 24,000명, 속보 20,000명, 도보 18,000명의 병력이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규전에서 땅굴을 통해 시간당 1개 사단 병력을 후방으로 침투시켜 군사적 요충지를 점령함으로써 전방부대를 일거에 고립시켜 전선을 붕괴시킬 수 있고, 비정규전에서는 대남공작원의 침투는 물론 후방교란을 위한 경보병 1개 여단 병력을 은밀하게 후방으로 침투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야포와 차량의 통과는 물론, 땅굴의 마무리공사가 이루어졌을 때는 전차의 침투도 가능하였다. 당시 제2땅굴 발굴 과정에서 북한군이 설치한 지뢰와 부비트랩에 의해 우리 쪽 8명이 전사했다.

철원군에서는 군과 협조해 월정리역(철의 삼각 전망대), 제2땅굴, 철원 노동당사를 관광하는 안보관광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DMZ 평화(안보)관광 투어 참가 방법

 

 

DMZ 평화(안보)관광을 신청하면 제2땅굴, 철원평화전망대, 월정리역, 노동당사를 약 3시간 동안 둘러볼 수 있다. 참가하려면 먼저 동송읍 양지리에 있는 DMZ두루미평화타운(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양지2길 15-19, 033-450-5559, 033-452-9989)으로 가야 한다. DMZ두루미평화타운 접수 및 출발>제2땅굴>평화전망대>월정리역>노동당사 입구에서 해산하며, 3시간 내외 걸린다.

DMZ두루미평화타운 내에 DMZ 평화(안보)관광 접수처가 있으며 출발 15분 전까지 접수해야 투어에 참가할 수 있다. 개인 방문객은 당일 방문 접수하며(유선 및 인터넷 예약 불가), 단체는 사전 예약 필수다. 접수 승인 후 안내원의 인솔하에 대열을 지어 운행하며, 개별 출입 및 이동이 금지된다. 매주 화요일은 쉰다.

 

►멸공전망대

(철원군 갈말읍 정연리)

 

 

멸공전망대는 1985년 11월 30일에 준공된 철원군 김화읍 소재의 관측소이다. 공산주의를 멸하고 북진통일을 완수하겠다는 백골장병의 의지를 담아 “멸공”이라 명명하였다. 중부전선의 심장부인 철의 삼각지대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며, 2014년 8월 민간인에게 처음으로 개방되었다.

멸공전망대 바로 앞에 펼쳐진 비무장지대의 한탄천과 민들레 벌판에서는 수십여 종의 철새를 비롯한 각종 야생동물들을 볼 수 있으며, 북한 주민들이 살고 있는 ‘건천리 마을’, 영화 『고지전』으로 유명한 ‘오성산과 저격능선’과 ‘끊어진 철길’ 등 다양한 안보전적지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승리전망대

(철원군 근동면 광삼리 1313)

 

 

휴전선 248km 중 정중앙에 자리한 승리전망대 역시 비무장지대(DMZ)와 북한 지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북한의 오성산, 계웅산, 저격능선 등을 가장 잘 볼 수 있으며, 하전사 교육장, 북측초소 등 북한군의 이동 모습은 물론, 경원선 철도, 광삼 평야, 아침리 마을 등 남북 분단의 현장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전망대 내부에는 DMZ와 북한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는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다. 허가된 장소 외에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며, 방문자 전원이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승리전망대는 개인적으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없고, 마현리 입구에 있는 승리전망대 매표소에서 신청서를 작성하고 출입증을 받은 후 인솔자의 인솔하에 동시 출발하게 되어 있다. 매주 화요일 휴무. (문의 033-450-5900)

 

►철원 DMZ 생태평화공원

(강원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 85-7)

 

 

DMZ 생태평화공원은 김화읍 생창리에 조성한 공원이다. 생창리는 북으로 성재산과 계웅산이 에워싸고, 남으로 화강이 흐르는 배산임수의 고장으로, 한국전쟁 당시 피비린내 나는 철의 삼각지 전쟁터 한가운데 있었다.

그 후 휴전협정에서 남쪽으로 편입된 후, 이 지역은 지난 60년간 민간인에게 전혀 개방되지 않아 원시 생태계를 온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이에 철원군은 이 지역에 전쟁, 평화, 생태가 공존하는 DMZ의 상징적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생태평화공원을 조성하였다.

DMZ 생태평화공원에는 두 개의 탐방코스가 있다. 제1코스 십자탑 탐방로는 성제산 580m 높이에 설치된 십자탑을 전망시설로 활용하여 6·25 때 남과 북의 최대접전지인 오성산이 휴전선 너머로 관측할 수 있으며 북한 초소 및 북한 현 움직임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한반도의 냉전 현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으며, 지뢰 숲길을 따라 걸으며 철책과 진지를 직접 보며 한반도의 냉전 현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탐방 인원은 1회 40명이며 3시간 소요된다.

제2코스인 용양보 코스는 6·25전쟁 때 피의 능선 전투 등 치열한 격전지의 한가운데 자리 잡은 곳으로, 현재는 암정교와 금강산 전철의 도로원표를 거치는 코스다. 용양보는 국내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아름다운 호수형 습지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사람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용양보 습지는 다양한 동물들의 안식처이기도 하다. 수달과 묵납자루 등 다양한 희귀 생물은 물론 다양한 어종과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멧돼지, 사람을 빤히 쳐다보는 고라니의 모습을 옆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탐방 인원은 1회 40명이며,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두 코스를 다 탐방하려면 오전에 1코스, 오후에 1코스를 탐방하면 된다. 출발시각은 10시, 14시이며, 2일 전에 DMZ 생태평화공원 방문자센터(033-458-3633)로 전화 예약하면 된다. 탐방객은 출발시각 40분 전까지 방문자센터에 도착해야 하며 매주 화요일은 쉰다. 탐방객의 편의를 위하여 방문자센터에서는 숙박 시설을 운영한다.

 

철원 관광의 백미, 명승지를 찾아가다

 

 

철원 여행은 안보관광이나 평화관광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철원은 외국 못지않은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한탄강 주상절리 길을 비롯하여 그 절경 속에 숨은 명승지와 역사유적들이 수없이 많다.

  “백 리나 되는 장엄한 절벽 / 여러 물줄기만 골짜기로 굽이치네 / 세찬 물결과 맴도는 웅덩이에 / 오르내리는 교룡의 기운 서렸네.”

조선 시대 이민구(李敏求, 1589~1670)는 『동주집(東州集)』에서 「용호산 12영(龍護山十二詠)」을 노래하였는데, 그중 「체천(砌川)」이 포함되어 있다. 옛 문헌에는 한탄강을 가리켜 ‘대탄(大灘)’으로 기록하고 있고, 철원을 통과할 때는 ‘체천(砌川)’이라고 하였다. 양쪽 언덕에 모두 섬돌 같은 석벽(石壁)이 있으므로 체천이라고 이름 지은 것이다.

한탄강 줄기가 가로지르는 철원은 자연자원이 풍부하고 아름다워 고석정 · 순담 · 삼부연폭포 · 직탕폭포 · 매월대 등 명승지가 많아 예로부터 시인 묵객들이 즐겨 찾았다.

 

한탄강 주상절리길

(순담 매표소 : 철원군 갈말읍 군탄리 산 78-2)

 

 

화산 폭발로 형성된 한탄강 일대는 원래 기반암이 화강암인데 화산이 폭발하면서 현무암질 용암이 뒤덮었고, 한탄강의 침식작용으로 ‘U자형’ 협곡이 형성됐다. 유네스코는 주상절리를 비롯한 지질암 지대가 넓게 퍼져있는 한탄강 일대를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했다. 철원군은 이 비경을 널리 알리고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2021년,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 협곡에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만들었다.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철원군은 갈말읍 군탄리 순담계곡에서 드르니 마을까지 한탄강 협곡을 따라 3.6km 이어진다. 30~40m 높이의 수직 절벽에 구멍을 뚫고 쇠기둥을 박아 그 위에 길을 낸 ‘잔도(棧道)’다. 숭숭 뚫려 있는 잔도 바닥 구조물 사이로 커다란 바위와 물줄기가 내려다보였다. 한 발자국을 내딛기 두려울 만큼 아찔했다. 난간도 뻥 뚫려 있어 허공에 붕 떠 있는 것 같았다. 이 길은 따라 걸으며 화산활동이 만든 한탄강 일대의 독특한 지형을 감상한다는 것은 특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협곡을 따라 걷는 길에는 다리가 무려 13개, 대부분 출렁다리라 지날 때 전율이 넘친다. 다리 이름은 단층교, 선돌교, 돌개구멍교, 화강암교, 현무암교 등 주변의 지질 특성을 고려하여 지었다. 화강암과 현무암이 공존하는 한탄강의 절경을 감상하기 적당한 포인트는 현화교와 쌍자라바위교다. 화강암과 현무암의 부정합이 신비롭다.

순담 · 철원 한탄강 · 드르니 스카이 전망대 등 3곳의 전망대는 각기 다른 풍광을 만날 수 있어 걷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13개나 되는 쉼터는 잠시 쉬면서 절벽의 아름다움과 그 아래 어우러진 시퍼런 강줄기를 감상하기 좋다.

특히, 비가 온 뒤에는 잔도 옆 절벽으로 크고 작은 물줄기가 폭포를 이루어 시원함을 더해 주고, 가을에는 협곡이 온통 단풍으로 물들어 장관을 이룬다. 실제로 걷는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지만, 한탄강의 아름다운 비경 감상하다 보면 잠시 지나간다.

한탄강 주상절리길의 출입은 순담 매표소와 드르니 매표소 두 곳에서 가능하지만 대부분 순담 매표소를 이용한다. 편도 코스를 완주한 뒤 출발지로 돌아가려면 되돌아 걸어오거니 차량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후자는 주말과 공휴일에 양쪽 매표소를 왕복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평일에는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입장료 1만 원이며, 절반은 철원사랑 상품권으로 돌려준다. (문의 : 순담 매표소 0507-1431-2225, 저러니 매표소 : 0507-1374-9825)

 

►철원 한탄강 물윗길

(철원군 철원읍 갈말읍 상사리)

 

 

한탄강 물윗길은 2020년 세계유네스코 지질공원으로 등재된 한탄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명품 트레킹 코스다. 직탕폭포에서 순담계곡까지 8.5㎞ 구간의 강물 위에 2.4㎞의 부교를 설치하여 만들었다. 1차로 태봉대교~순담 사이의 8㎞ 구간에 이어, 2차로 직탕폭포까지 연결하여 완공하였다.

수려한 자연경관을 물길 따라 걷는 이 길은 우선 물 위를 걷는 전율을 맛볼 수 있으며, 지질명소인 직탕폭포와 송대소, 고석바위 등을 비롯해 등록문화재인 승일교, 천연기념물인 현무암 협곡 등 철원의 역사와 문화, 수려한 자연경관을 둘러 볼 수 있다. 특히 송대소와 직탕폭포에서는 한탄강 주상절리가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길은 2022년 한국관광공사의 ‘한국 관광의 별’에 선정됐으며, 또, 한탄강 물윗길과 연계해 매년 1월에 이곳에서 개최되는 한탄강 얼음 트레킹 축제는 2023년 대한민국 축제콘텐츠 대상 최고의 영예인 ‘명예의 전당’을 수상한 바 있다.

이 길을 가로지르는 철원 한탄강 은하수교는 철원의 새 명물로 떠올랐다. 은하수교는 송대소 주상절리 협곡에 총 길이 180m, 폭 3m로 건설한 현수교다. 철원군 상징물 중 하나인 두루미를 형상화한 은하수교는 주변 지형과 어우러지도록 설계하여 운치가 있다.

은하수교 개통으로 양쪽 유역을 편하게 오갈 수 있는 편리성과 함께 한탄강의 빼어난 풍경을 다리 위에서 감상할 수 있어서 많은 사람이 일부러 찾아온다. 덕분에 주변의 카페 ‘은하수’와 ‘은하 수 전망대 카페’는 사철 성업 중이다.

 

►고석정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725-13)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長興里)에 있는 정자(亭子)로 이 일대 협곡을 통칭하기도 한다. 이곳 정자는 신라 때 진평왕이 세운 것으로, 석굴암벽에 시문을 새겨 풍경을 예찬한 구절의 흔적이 남아 있다. 지금의 정자는 6·25전쟁 때 소실된 것을 1971년 철원 유지들이 재건한 것이다.

고려 충숙왕이 노닐던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강 중앙에 10m 높이의 거대한 기암(현무암)이 우뚝 솟아 있는 것이 특이한데, 조선 명종 때 의적당 두목 임꺽정(林巨正)이 칩거하면서 조공물을 탈취하여 빈민을 구제했다고 전해지나, 그를 소재로 한 소설 속에 고석정은 등장하지 않는다.

정자 앞 우뚝 솟은 바위가 웅장하고, 그 양쪽으로 옥같이 맑은 물이 휘돌아 흐른다. 주변에 은빛 모래톱이 펼쳐져 이색적이며, 강물과 어우러진 풍광이 아름다워 1977년 국민 관광지로 지정되었다.

이곳에서 상류로 약 2km 지점에 직탕폭포와 하류 약 2km 지점에 순담이 있으며, 또한 철원 DMZ 평화관광안내센터가 있어 평화관광도 함께 할 수 있는 철원 관광의 중심지이다. “들 넓으니 하늘 나직하고 길은 반쯤 묵었는데 / 거울 같은 푸른 못이 산모퉁이에 자리하였네 / 계곡은 천 겹의 험준한 절벽을 열어 놓았고 / 바위는 백 척의 우뚝한 봉우리가 되었구려 / 작은 굴혈로 절벽 따라 구불구불 꿰어 가 보니 / 오래된 비석은 글자 마멸되어 흐릿하구나 / 목왕이 수레 타고 순유한 지 오래이어라 / 말 세우고 시냇가에서 한번 탄식하노라.” 성현(成俔, 1439~1504)이 고석정을 소재로 쓴 글이다.

 

►직탕폭포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725)

 

 

한탄강의 상류(철원군 동송읍)에 있는 직탕폭포는 폭 80m, 높이 3m의 규모로 일명 한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라고도 한다. 기암절벽과 ㅡ자형 기암으로 이루어진 폭포로서 그 웅장함과 기묘함 그리고 아름다움이 겹쳐 철원 구경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한탄강의 맑은 물과 풍부한 수량 등으로 자연미가 넘치는 이 폭포는 절경인 고석정과 불과 2km 정도 상류에 있다. 직탕폭포 아랫자락에는 승일교(承日橋)가 있는데, 승일교를 거쳐 흘러온 한탄강은 고석정이 있는 지역에서 강폭이 넓어진다. 여름철 피서지로 최적지이며 이곳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끓이는 매운탕 맛은 일품으로 알려져 있다.

 

►순담계곡

(철원군 갈말읍 군탄리)

 

 

고석정과 인접한 곳에 순담(蓴潭)이라는 연못을 지닌 순담계곡이 있다. 순담계곡은 계곡의 양편 언덕이 거대한 암반이라 마치 신들이 빚어놓은 조각품 같다.

한탄강의 맑은 물과 주변의 기묘한 바위, 깎아내린 듯한 벼랑, 연못, 보기 드문 하얀 모래밭, 울창한 노송들이 어울려 아름다운 절경을 이루고 있어 한탄강 물줄기 중 가장 아름다운 계곡이다.

이 계곡은 조선 순조 때 우의정을 지낸 김관주가 몸이 허약해지자 벼슬을 그만두고 전국의 휴양지를 물색하고 있을 때 이 고장 출신인 조선 영조 때의 문신 유척기가 추천한 곳이다. 연중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찾고 있는 명소로서, 뒤편에는 래프팅 장소로 최적지인 뒷강이 자리 잡고 있어 래프팅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삼부연폭포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리 산 23-4)

 

 

또,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리에 삼부연폭포가 있다. 삼부연폭포는 1m 폭의 물이 20m 높이에서 삼층으로 떨어진다. 이때 떨어지는 물줄기가 바위를 파서 3개의 가마솥 모양을 만들어 삼부연이라고 불린다. 이곳은 예로부터 경치가 빼어나 시인 · 묵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이며, 특히 조선 후기의 화가 겸재 정선이 이곳을 지나다가 진경산수화를 그렸다고 한다.

 

►매월대

(철원군 근남면 잠곡리)

 

 

매월대는 한탄강을 끼고 있는 고석정, 직탕폭포, 순담계곡 등 명승지와는 달리, 철원군 동부에 있는 복계산 매월대 정상에서 동쪽으로 1㎞ 정도 위치에 있는 폭포이다. 오염되지 않은 청정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폭포다. 철원 9경 중 하나이며, 다른 이름으로 선암 폭포라고도 불린다.

조선 시대 단종의 폐위에 반대하며 낙향했던 매월당 김시습(1435~1493)이 은거했다고 전해지면서 절벽 이름이 매월대라고 불린다. 김시습은 21세가 되던 세조 1년(1455년) 수양대군의 왕위찬탈 소식을 듣고 대성통곡하며 보던 책을 모두 불태우고 산으로 숨어들었다. 이후 그는 조씨 성을 가진 육형제와 두 조카를 데리고 복계산 매월대에 은거했다고 전해진다. 절망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굳은 심지를 복계산 아래 매월대에서 다졌는지도 모른다.

매월대 주변에 포토존과 김시습이 낙향 당시 김시습이 쓴 시와 붓, 그리고 같이 은거한 선비들과 즐겨둔 바둑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설치하고 야간조명도 설치했다.

 

유서 깊은 사찰을 찾아가다.

 

►도피안사

(철원군 동송읍 관우리 423)

 

 

철원 화개산 기슭에 도피안사(到彼岸寺)가 있다. 속세를 넘어 이상 세계에 도달한다는 의미를 지닌 절이다. 국토의 최전방에 자리 잡은 도피안사는 발길이 뜸해 고요함에 빠져있고 들리는 소리라고는 스님의 독경과 숲새의 지저귐 뿐이다.

도피안사는 작은 사찰이지만 역사가 깊다. 신라 경문왕 때(865년) 도선국사가 창건했으나, 화재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폐허가 된 것을 1959년 육군 제15사단에서 재건하였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법당과 요사채가 있으며, 문화재로는 창건 당시 조성된 철조비로자나불좌상과 삼층석탑이 있다.

도피안사철조비로자나불좌상(국보 제63호)은 전남 장흥에 있는 보림사의 철불(국보 제117호)과 함께 9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철불이다. 높은 대좌 위에 결가부좌 하여 안좌된 불상으로, 능숙한 조각과 조형수 법으로 각 부분의 비례가 조화로워 예술적 가치가 크다. 단 철불에 금분을 입혀 원래의 모습을 추정할 수 없는 그것이 흠이다.

대웅전 앞에 자리한 도피안사 삼층석탑(보물 제223호)은 일반 석탑처럼 2층 기단 위에 3층으로 탑신을 구성했으나, 불상대좌와 같은 기단 양식이 독특하다. 화개산이 물 위에 떠 있는 연약한 연꽃 모습이어서 철불과 석탑으로 산세의 허약함을 보충하고 외세의 침략에 대비하려는 뜻을 담았다고 전해온다.

 

►심원사

(철원군 동송읍 상노리)

 

 

심원사는 신라 진덕여왕 1(647)에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영원조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1393(태조 2)에 화재로 소실된 것을 1396년에 무학(無學)이 중창하였다. 6·25 때 완전소실된 것을 현재의 위치에 중건하였다. 지장보살을 모시고 지장전의 도량으로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에 관련된 설화가 많은 사찰이다.

사찰 내 대웅전과 명주전, 삼성각 등의 건물이 있다. 20231112, 팔각칠층지장석탑 낙성식이 있었다. 심원사의 가장 유명한 보물은 명부전에 봉안된 지장보살상이다. 자비로운 미소로 중생들의 소망을 보살피는 지장보살은 열심히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진다고 하여 지장보살을 친견하고 그 부스럼딱지와 영험을 얻고자 하는 수많은 불자가 많이 찾아오는 곳이다.

심원사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 위치하여 종교적인 성지순례와 함께 휴식과 여유를 즐기기에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