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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서울

짚풀생활사박물관, 짚풀로 만들어진 생활 유물 전시 및 체험 활동

by 혜강(惠江) 2024. 1. 5.

 

짚풀생활사박물관

 

짚풀로 만들어진 생활 유물 전시 및 체험 활동

 

글·사진 남상학

 

 

 

  종로구 명륜동에 자리 잡은 짚풀생활사박물관을 찾았다. 짚풀이란 “모든 알곡의 이삭을 떨어낸 줄기가 있는 풀, 갈대, 밀, 벼, 삼대, 띠, 칡, 싸리, 댕댕이, 자오락, 부들, 순비기 따위를 통틀어 일컫는다.

  짚과 풀은 인류의 기원부터 우리 조상들의 의식주(衣食住)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함께했다. 그뿐만 아니다. 출산, 혼례, 상례 등의 생활의례, 민속놀이와 신앙 등의 삶과도 밀접한 관련이 맺고 있었다. 또한, 짚풀은 초가지붕, 아궁이의 연료, 가축의 사료, 농사에 쓰이는 거름 등 활용도가 높고 광범위했다.

  따라서 우리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집풀문화가 형성되었고, 우리 조상들은 땅에서 자란 짚풀을 인간의 생활에 요긴하게 사용하다가 다시 땅으로 돌려보내는 자연 순환적인 생활을 해 왔다.

 

 

  그러나 1960년대 무렵부터 산업화가 시작되고, 1970년대 새마을 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짚풀은 하찮은 것으로 취급되고 짚풀문화는 우리 곁에서 급격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칲풀이 재료가 되었던 모든 생활 도구가 금속이나 비금속 화학제품 등으로 대체되어 이제는 짚풀이 과거의 유물로 남게 되었다.

  1993년 개관한 짚풀생활사박물관은 인류의 기원부터 우리 조상들의 의식주(衣食住)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짚풀문화를 보존하고, 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우리 짚풀문화를 후세에 전달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옥으로 꾸며진 짚풀생활사박물관에는 짚풀 관련 생활 용구, 농기구, 민속자료, 한옥문 등 약 9,000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문을 들어서면 먼저 마당 한켠에 짚풀로 만든 소, 돼지, 원숭이 등 동물들, 강아지집, 지게 등이 손님을 맞는다. 삿갓을 쓴 원숭이는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 전시실에는 짚과 풀로 만든 생활용품들을 보여준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짚풀을 이용하여 만든 눈에 익은 물건들이 정겹게 다가온다. 볏짚으로 만든 쌀가마니, 둥구미, 멍석, 짚신, 망태기, 왕골자리, 달걀꾸러미, 도롱이, 삿갓 등 다양한 생활 용구들이 즐비하다.

 

 

  나이 지긋한 어른들은 지난날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농업시대에 생산을 담당했던 기층 농민의 활기 넘치는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한편, 나이 어린 청소년들에게는 우리 조상들이 사용한 짚풀 관련 유물들이 어떤 생김새를 지녔는지, 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2층은 기획전시실이다. 짚풀생활사전시관이 목표하고 있는 기획전시공간이다. 그동안 기획전으로는 개관전 ‘망·망태·망태기 전’을 비롯하여 ‘100주년 기념 동학 농민전쟁 민속전’, ‘맥간공예, 보릿집, 밀짚 특별전’, ‘짚·풀로 엮은 바구니 전’, ‘곡식 담는 짚그릇전’ 등을 개최하였다. 1923년에는 ‘우리가 몰랐던 89번의 손길전’을 개최한 바 있다.

  한자 (米 : 쌀 미)는 벼가 이삭을 틔우고 수확하기까지 88번 농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해서 만들어진 글자라고 한다. 우리 민족의 주식인 벼는 5,000년 역사를 함께 해온 삶의 원천이었다. 우리 선조들은 88번의 손길로 탄생한 벼의 낟알로 생명을 보존하고, 1번의 손길을 더해 탄생한 도구로 생활을 유지해 왔다.

  기획전은 ‘복원-볍씨에 손길을 더하다.’, ‘지혜-볍씨에 쓰임을 더하다.’ ‘소통-쓰임에 재치를 더하다.’ 등 세 가지 주제로 나눴다. 한반도 최초의 재배 볍씨인 ‘가와지볍씨’ 사진 자료와 우리나라의 토종 벼 볍씨를 비롯한 100여 종 볍씨를 전시하여 그 원류를 찾아보고, ‘꼬고 엮고 삼는’ 행위로 볏집에 쓰임을 더했던 역사를 돌아보고, 전통 짚풀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짚풀생활사박물관에서는 유물의 전시 외에도 짚풀 체험교육실을 운영한다. 정보 시대에 살아가는 젊은 세대에게 짚풀문화의 중요성을 알리는 동시에 후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토요일 오후 2시, 5인 이상의 관람객은 직접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산업사회를 살고 있다. 산업사회는 필연적으로 자원고갈과 심각한 환경문제를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더구나 인공지능 시대에 진입한 상태에는 정신적 공허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그만큼 정신적 위로와 안식이 필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짚풀이 주는 자연재(自然材)의 포근함, 친근감, 소중함과 아울러 조상들의 친자연적인 생활의 지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짚풀생활사박물관은 현대인에게 안식처인 동시에 생활의 지혜를 터득하는 귀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상세 정보

 

주소 · 전화 : 서울 종로구 성균관로 445 (명륜2가 8-3) / 전화 : 02-743-8787

►이용 : 10:00~17:00 / 휴무 : 매주 월요일, 일요일, 11, 설날, 추석 연휴

요금 : 성인 5,000, 아동·청소년 4,000, 단체·장애인·경로 1,000원 할인

교통 : 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 도보 5분 /  버스는 혜화동로터리 (동성중·고교, 명륜동 2가, 성균관대 입구) 하차 차량

►기타 : 주차 가능, 와이파이 가능, 휠체어접근 불가, 반려동물 동반 불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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