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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서울

봉은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심 속 천년 고찰

by 혜강(惠江) 2023. 12. 28.

 

봉은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심 속 천년 고찰

 

글·사진 남상학

 

▲길가에 선 일주문, 그 뒤로 사천왕상이 있는 진여문이 보인다.

  봉은사는 서울의 중심지인 강남구 삼성동에 자리 잡은 천년고찰이다. 통일신라 시대(794년) 연회국사(緣會國師)가 창건하여 견성사(見性寺)라고 하였으나, 이후 1498년 성종의 계비 정현왕후가 성종의 능(선릉) 동편에 있던 이 절을 크게 중창하고 절 이름을 봉은사(奉恩寺)로 바꿨다. 1501년(연산군 7)에는 나라에서 절에 왕패(王牌)를 하사하였다.

 

▲봉은사에 대한 설명판

  1548(명종 3)에 문정왕후(文定王后)의 명으로 보우(普雨)가 주지로 머물고, 1550(명종 5)에 선교양종(禪敎兩宗)이 부활될 때 선종의 본사가 되고, 1560년에 보우가 다시 주지로 취임하여 지금의 터로 옮기고 크게 증축하였다. 봉은사 입구에 보우 스님의 봉은탑이 세워진 것도 불교사의 업적 때문이다.  

 

▲보우 동상과 보우대사 봉은탑

  또, 1563년(명종 18) 절에 순회세자(順懷世子)의 사패(祠牌)를 봉안하기 위하여 강선전을 세웠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전화를 입었으나 재건 되었으며, 한국전쟁 당시에도 대부분 전각이 소실되었다가 이후에 재건되었다.

  봉은사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일주문, 진여문 · 법왕루가 이어지며, 금당인 대웅전을 비롯하여 10여 동의 크고 작은 전각이 자리하고 있다. 일주문으로부터 시작하여 진여문·법왕루·삼층석탑·대웅전이 일직선으로 놓여 있어 이들이 가람 배열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봉은사 가람 배치도

  사찰에 들어가는 첫 번째 문을 일주문이라고 하는데, 봉은사에서는 일주문을 지나 또 진여문으로 들어간다. ‘진여(眞如)’란 사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말하며, 진여문에 들어선다는 것은 곧 부처님의 세계에 들어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여문에는 동서남북 네 방향에서 불법과 사찰을 지키는 수호신인 사천왕상이 있다. 그 안에는 해학과 함께 깊은 가르침이 담겨 있다. 

 

▲앞뒤에서 본 진이문, 진이문에는 수호신 사천왕상이 지키고 있다. 

     이어지는 법왕루는 대웅전과 마주한 누각형태의  건물로 법(진리의 왕) 즉, 부처님이 계시는 곳이다. 이 건물 아래를 지나 대웅전으로 가게 된다.  대중법회가 열리는 곳으로 3,300분의 관세음보살 원불이 모셔져 있다.

 

▲법왕루 건물 외부와 내부

  법왕루를 지나 만나게 되는 대웅전은 봉은사의 중심전각으로, 중앙의 석가모니 부처를 주불로 하여 좌우에 아미타불과 약사여래불을, 그 뒤로 탱화 삼여래회상도와 좌우측 벽면에 신중도, 감로도를 모셨다. 대웅전 앞에는 삼층석탑이 있다. 

   대웅전(大雄殿)’ 편액은 추사 김정희(金正喜)의 글씨이며, ‘판전(板殿)’ 편액은 김정희가 죽기 3일 전에 쓴 것이다. 판전에는 철종 때 승려 영기(永奇)와 남호(南湖)가 조각한 『화엄경소』를 비롯한 많은 목판본이 보관되어 있는데 현재 총 16부 1,480매에 달한다.

  대웅전에 모셔진 목조석가여래 삼불좌상(보물 1819호)은 조선 효종 2년(1651년)에 당대 최고의 조각승인 승일(勝一) 스님이 조성한 것으로 17세기 불교조각을 이해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불상들이다.

 

▲봉은사 대웅전과 삼층석탑, 그리고 대웅전 내부

  여러 전각은 대웅전을 중심으로 좌우로 나누어져 배치되어 있다. 오른쪽에 영산전·명부전·선불당·봉은선원·요사 등이 있고, 왼쪽에 북극보전·미륵전·영각·판전·범종각·운하당·심검당 등이 자리한다. 또한, 최근에 지은 다헌루·보우당 등의 요사 및 불교문화센터도 왼쪽에 자리잡고 있다.

 

▲사진 설명(위로부터 선불당, 지장전)

▲사진 설명(위로부터 영산전, 영각, 판전, 그리고 판전의 편액)

  1996년 봉안된 미륵대불이 유명하다. 영암(靈岩) 큰스님이 발원하여 10년 만에 이룬 대작 불사이다. 대불의 높이는 23m로 충청남도 논산에 위치한 관촉사의 은진미륵보다 5m 정도 높다.

 

1996년 봉안된 미륵대불

  근대까지 서울경기 일원의 본사 역할을 수행했던 봉은사에는 많은 문화재가 남아 있다. 고려 충혜왕 5(1344)에 만들어진 지정4년 고려청동루은향로(至正四年高麗靑銅縷銀香爐)는 공예 기술이 절정에 달했던 고려 시대에 만들어진 향로이다.

  표면에 제작연대와 만든 사람들을 기술한 103자의 명문이 남아 있어 형태미와 더불어 문화재적인 가치가 돋보이는 수작이다. 보물 321호로 지정된 이 향로는 사명대사가 사용하던 것이라고 전해지는데, 동국대학 박물관에서 보존하고 있다.

 이외에도 앞서 소개한 추사의 판전 현판 글씨와 조선시대 승과고시 장소로 사용되었던 선불당, 판전 내부에 보관중인 화엄경 경판과 사천왕상, 영산전 십육나한상 등의 조각상과 대웅전 삼장보살도를 비롯한 10여 점의 불화 등이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조선후기 조각과 회화의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홍무 25년 장흥사명동종(長興寺銘銅鐘)은 유형문화재 제76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종은 1392년에 주조된 종으로 원래 장흥사에 있던 것을 봉은사로 옮겨왔다.

 

▲사진 설명( 위로부터 범종각, 추사김정희 선생기념비, 흥선대원군영세불망비)

▲봉은사 종루

  봉은사 부속시설로 역경원(譯經院)이 설치되어 있으며 판전 서쪽의 명성암(明性庵)과 승방 등에서 대장경의 한글 번역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봉은사 일대 1만8000여 평이 사찰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연지관세음보살상

  매년 음력 9월 9일에는 사부대중이 함께 경판을 머리에 이고 법성게(불교 경전의 산문 내용을 시의 형태로 되풀이해서 설명한 것)를 독송하면서 법계도를 따라 행진하는 정대불사라는 의식이 행해진다.

  지금 봉은사는 수행 중심의 사찰 운영으로 새로운 불교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템플스테이를 비롯한 불교대학, 경전학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외적으로 양질의 한국불교문화를 널리 알리고 있을 뿐 아니라, 사회복지 또한 실현하는 도심 대찰의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설명(위로부터 교육관으로 사용하는 봉은사수련원, 스님들의 수행처인 다래원)

▲텔플스테이 체험관인 수월관 

▲사진 설명 (위로부터 편의시설인 불교용품점, 식당 서래원공양간, 카페 어여)

 

◎상세정보

 

►주소 :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531(삼성동 73) /전화 : 02-3218-4800

►운영 : 4:00~24:00

►기타 : 주차  가능 ,  휠체어접근 가능, 반려동물 동반 가능

►교통 : 봉은사역 1번 출구 도보 4분, 삼성중앙역 4번 출구 도보 8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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