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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경북. 울산

죽변항, 죽변 등대공원과 죽변 해안 스카이레일

by 혜강(惠江) 2023. 12. 13.

 

죽변항

 

죽변 등대공원과 죽변 해안 스카이레일

 

글·사진 남상학

 

 

  죽변항은 경북 울진군의 북단, 죽변면 죽변리에 있는 어항이다. 남쪽의 후포항과 함께 울진을 대표하는 어항이다. 북쪽으로 강원도 삼척시와 인접하고 울릉·독도와 최단 거리에 있는 울진군의 북쪽 관문이자, 동해안 최고의 어업 전진기지다.

  1995년 국가 어항으로 지정되었으며, 오징어, 꽁치, 가자미 등이 많이 잡히며, 특히 울진 대게가 유명하다. 대게는 몸통에서 뻗어 나간 게의 다리 모양이 대나무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지역주민들은 죽변이 대나무가 많이 자라는 지역이고, 대게의 이름 ‘대’는 대나무에서 따온 것이므로 '대게의 원조는 바로 죽변'(?)이라고 주장한다.

 

 

죽변 등대공원

 

  죽변항은 예부터 군사상 중요한 위치에 속했기에 왜구가 자주 침범했다. 죽변은 역사가 깊다. 삼국시대에 이미 막강한 세력의 집단이 살고 있었다.

  러일전쟁 당시 일본군이 봉수대가 있던 자리에 해상을 감시하는 망루를 설치했고, 1910년에는 등대가 세워졌다. 등탑 건물의 오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5년 경상북도 기념물 제154호로 지정됐다.

  죽변항에서 죽변 등대공원으로 오르면 가장 높은 곳에 죽변 등대가 있다. 죽변 등대는 백 섬광을 20초에 한 번씩 비춘다. 가까운 후포 등대가 10초에 1 섬광, 호미곶등대가 12초에 1 섬광, 경주 감포의 송대말등대가 백 섬광을 20초에 한 번 비춘다. 멀리 37km 떨어진 곳에서도 이 불빛을 보고 죽변항으로 찾아든다. 안개가 짙을 때는 불빛 대신 사이렌을 울린다고 한다.

  동해안 항로의 중간 지점에 있고, 직선거리로 울릉도까지 가장 가까운 항구다. 이곳 죽변 등대공원에는 울릉도에 관한 전시물도 마련되어 있다.

  ►등대공원주차장 : 죽변면 죽변리 1-43

 

 

용의 꿈길, 대나무 숲길

 

  죽변은 대나무가 많이 자생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죽변에 자생하는 소죽(小竹)은 화살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지금도 죽변 등대가 자리한 야트막한 산을 대나무들이 빽빽이 둘러싸고 있다.

  대숲에 들어가니 어른 키를 넘길 정도로 크다. 구불구불 이어진 대숲 길은 ‘용의 꿈길’이라고 부른다. 해안 암초 사이에서 용이 승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죽변 곶이 용의 꼬리처럼 생겨서 ‘용추곶’이라고도 부른다.

  예전에는 대나무가 자생하는 지역이 훨씬 넓었으나 지금은 등대 주변에만 군락지가 남았다. 흔히 보는 키 큰 대나무가 아니라 손가락 굵기의 가는 대나무다.

 

 

<폭풍 속으로> 드라마세트장

 

  용의 꿈길 시작 지점에서 바다 쪽으로 보이는 예쁜 집이 있다. 드라마 〈폭풍 속으로〉 세트장 ‘어부의 집’이다. 현준과 현태 형제가 살던 가옥이 보전되고 있다. 바위 절벽에 우뚝 선 짙은 주황색 지붕이 인상적이다.

  내부에 들어가 2층에서 바라보는 바다 빛깔이 환상적이다. 전망이 좋고 목조 2층 주택의 디자인도 아름다워 당장 들어가 살고 싶은 욕망이 일어난다. 어부의 집 바로 위 교회도 촬영 세트로, 두 곳 모두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다.

  세트장에서 내려다보이는 백사장이 하트처럼 생겼다고 ‘하트 해변’으로 알려지면서 일부러 찾아오는 커플도 많다. 해안에 암초가 많아 암초 지대에 모래가 쌓여 해변이 하트 모양이 된 것. 이곳에 죽변 해안 스카이레일이 설치되어 있고, 갯바위에서 낚시를 즐기는 이도 보인다.

►주소 : 죽변면 죽변리 120-37 / 전화 054-789-6893

 

▲세트장 2층에서 바라본 하트해변, 해안 스카이레일이 운행되고 있다. 

 

죽변 해안 스카이레일

 

  요즘 죽변항의 가장 ‘핫한’ 즐길 거리는 무엇보다 죽변 해안 스카이레일이다. 드라마 ‘폭풍 속으로’ 촬영지와 ‘하트 해변’으로 유명한 죽변 해안을 따라 달리는 모노레일이다.

  죽변 해안 스카이레일은 11m의 높이로 죽변면 죽변항에서 후정해수욕장까지 해안 2.4㎞의 해안선을 따라 설치되어 이전에는 눈에 담을 수 없던 옥빛 바다와 기기묘묘한 바위를 감상하기 좋다.

  죽변 스카이레일은 시속 5km 속도로 달리며 울진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운행 속도가 걷는 속도와 비슷하고, 페달을 직접 돌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한가로이 앉아 주변의 풍광을 즐기기에 편하다.

  위로는 언덕 위의 죽변 등대, 드라마 〈폭풍 속으로〉 세트장 등을 볼 수 있고, 앞으로는 기암괴석의 하트 해변을 바로 발밑으로 달리며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푸른 바다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맘껏 즐길 수 있다.

  바로 아래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갯바위에서 낚시꾼이 대물을 낚아 올리는 모습이 보인다. 바람이 불고 파도도 꽤 높은 데 낚시하는 모습이 포인트를 잘 아는 동네 사람처럼 보였다.

  죽변 승하차장에서 봉수항 정차장까지 운행하는 A 코스 2.4㎞ 왕복은 약 40분 걸리며, 후정 승하차장에서 봉수항 정차장까지 2km 왕복은 40분이 걸린다. 현재는 A 코스만 운행하고 있으므로 표를 살 수 있는 곳은 죽변항뿐이다. 바람이 많이 불거나 파도가 심한 날에는 안전을 위해 운행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죽변 해안 스카이레일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2023-2024 한국 관광 100선에 최종 선정됐다.

►죽변항 승하차장 : 경북 울진군 죽변면 죽변중앙로 235-12/ 문의 전화 : 054-783-8881 (울진관광개발) / 운행시간 : 여름철(4~10월) 09:30~18:30, 겨울철(11~3) 09:30~17:30 /

요금 : A 코스 1, 2인 탑승 21,000원, 3인 탑승 28,000원, 4인 탑승 35,000원, 단체 28,000원

 

 

죽변항 먹거리

 

  올해로 개항 100주년을 맞은 죽변항은 오래전부터 동해안 어업 전진기지다. 기후 변화로 어종·어획량이 예전만 못하지만, 여전히 활기 가득한 아침을 맞이한다. 울진 대게를 비롯하여 방어, 대구, 곰치, 문어, 장치들이 주종을 이룬다.

  우리는 점심으로 ‘대성식당’의 장치 조림을 선택했다. 장치는 회보다는 조림(찜)이나 구이가 더 어울리는 어종이다. 입술 툭 삐져나온 게 영 볼품없지만, 맛은 둘째가라면 서럽다. 보통 50~60㎝의 크기, 동해안 중북부 이북의 수심 300~500m 바다 밑에 산다. 대성식당의 장치 조림은 지역민은 물론 손님들에게 인기메뉴다.

  그 외에 우성식당(물곰치국), 돌섬식당(문어 볶음), 그리고 수협직판장 앞에 있는 돼지식당(대구탕), 금성식당(해물탕) 등도 추천할 만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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