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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경북. 울산

울진 후포항, 등기산(등대)공원과 아찔한 등기산 스카이워크

by 혜강(惠江) 2023. 12. 12.

 

울진 후포항

 

등기산(등대)공원과 아찔한 등기산 스카이워크

 

글·사진 남상학

 

 

 

  청송에서 빠져나와 동해로 방향을 틀어 후포항으로 달렸다. 경북 울진군의 명소인 후포 등기산(등대)공원은 후포항의 끝자락에 있다. 땀과 더위를 식혀주는 여름 바다도 매력 있지만 특별한 맛과 멋이 넘치는 겨울 바다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후포항은 소박한 항구이지만 후도등대를 중심으로 꾸민 등기산공원을 비롯하여 등기산스카이워크가 들어서 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 <백년손님>에 나오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덕분에 이를 주제로 벽화마을도 꾸몄다. 앞서 이곳에서 촬영한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 누군가의 추억 속에 남았을 따스한 고향 풍경이 낡은 담벼락을 가득 채우고 있다.

 

▲공원 안내도

 

▲등기산공원 위 정자 남호정

 

등기산(등대)공원

 

  바다에서 튀어 올라 우뚝 선 해발 54m의 등기산공원에서는 쭉 뻗은 해안선과 탁 트인 후포 앞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등기산공원에는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1968년에 처음 불을 밝힌 후포 등대가 있다.후포등대는 불빛이 35km에 이른다. 울릉도와 제일 가까운 등대이기도 하다.

  공원에는 후포 등대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곳에는 세계 각국의 대표적인 등대를 모형으로 제작·설치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등대인 인천 팔미도 등대, 1611년에 세워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코르두앙, 세계 최초의 등대로 알려진 이집트 파로스, 중세 고딕 교회가 떠오르는 붉은 벽돌이 인상적인 독일의 브레머하펜, 악명 높은 암초에서 뱃길을 밝히는 별로 다시 태어난 스코틀랜드의 벨록 등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또, 공원 내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정자와 무대 조형 벽, 팽나무와 조각작품 등이 바다를 품고 있어 동해를 배경으로 사진찍기에 좋다. 해맞이 행사 때에 후포등기산공원에서는 소망 풍선 날리기와 불꽃놀이가 진행된다고 한다.

 

▲후포 등대

 

▲프랑스 코르두앙 등대

 

▲인천 팔미도 등대

 

▲이집트 파로스 등대

 

▲영국 스코틀랜드 벨록 등대

 

▲독일 브레어하펜 등대

▲공원 안의 조형물과 쉼터

 

▲등기산(등대)공원에서 바라본 후포항 

 

 

신석기유적관

 

  또, 공원 한쪽에 울진후포리신석기유적관도 볼거리다. 1983년 등기산 꼭대기에서 발굴된 집단 매장 유적과 선사시대 생활 모습을 전시하고 있다.

 

 

    울진후포리유적은 1983년 경상북도 울진군 후포면 등기산(등대산으로 부름)에 노인정 진입 공사를 하면서 수십여 점의 간돌도끼가 발견되어 처음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울진후포리유적은 그 해 국립경주박물관의 발굴 조사를 통해 지름 4m 안팎 자연 구덩이에서 40명이 넘는 사람 뼈가 출토됐다. 우리나라 선사시대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집단묘를 확인하였다. 신석기시대 조기~전기(서기전 5000~4000년 무렵)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매장 방식은 인골 출토 상태로 보아 세골장(洗骨葬)으로 추정되며, 이와 같은 장법(葬法)은 한반도 선사시대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것이다.

  무덤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180여 점의 간돌도끼와 장신구 등이 출토되었다. 이 돌도끼는 장례 시 사람 뼈를 덮는 용도였는데, 이처럼 장례용으로 추정되는 돌도끼가 발굴된 사례는 드물다고 한다.

  유적관 내부는 유적 발굴 과정과 신석기 생활 모습을 복원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유물의 진품은 경주박물관에 보관 전시 중이며, 이곳에서는 모형을 전시하고 있다. 

 

 

 

망사정에 오르다.

 

​  신석기유적관을 나와 스카이워크로 향하면서 등대 아래 언덕 위에 자리한 망사정에 올라 울진 앞바다를 본다. 후포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망사정에서 내려다보는 후포의 바다는 한 폭의 푸른 물빛 수채화다. 망사정 안에 걸린 편액의 시 역시 절로 일어나는 감성에서 비롯되었으리라.

“눈부신 빛 허공에 떠 / 물에 비쳐 그늘지고 / 높이 올라 바라보니 / 궂은 마음 씻기네 / 비 개이니 푸른 나무에 / 꾀꼬리 지저귀고 / 바람 잔잔하니 물결은 백조의 마음이라 / 팔월에는 신선 뗏목이 / 은하수로 통하고 / 오래된 생선 가게는 숲 저쪽에 가렸네 / 높고 넓은 이곳 만고에 / 아는 이 없더니 / 하늘이 몰래 아껴두고 오늘을 기다렸네”

  고려 시대 근재 안축(安軸)이 쓴 시다. 그는 망사정에서 푸르고 비단 같이 펼쳐진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망사정>이라는 시를 남겼고, 조선 시대 대학자 서거정도 글을 남겼다. 망사정에서 내려와 등기산 스카이워크로 향했다.

 

 

 

등기산 스카이워크

 

  공원에서 이어진 구름다리(출렁다리)를 건너면 울진 등기산 스카이워크다등기산스카이워크는 등기산공원에서도 연결되지만해안도로에서 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다.

 

▲등기산공원에서 바라본 등기산 스카이웨이

 

  등기산 스카이워크는 멀리서도 존재감을 내뿜는 곳이다. 울진이 품은 다채로운 푸른색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푸른 바다와 푸른 숲, 푸른 하늘까지 울진의 매력은 온통 푸른색이다. 울진이 품은 다채로운 푸른색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곳, 바로 등기산스카이워크다.

  바다로 뻗은 총길이 135m, 바다 위 높이 20m, 너비도 2m, 강화유리 구간만 57m다. 발아래 푸른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투명한 바닥 덕분에 이 길이 바닷속으로 들어가는지 하늘 위로 오르는지 헷갈릴 정도다. 바닷바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등기산스카이워크는 덧신을 신어야 입장이 가능하다. 발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강화유리의 선명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입구 목재 바닥을 지나면 길이 57m 강화유리 구간이 시작된다.

  스카이워크 중간쯤에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이뤄준다는 후포 갓바위 안내판이 눈길을 끈다. ‘육지에 팔공산 갓바위가 있다면 바다에는 후포 갓바위가 있다.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뤄준다’는 설명이다. 오랜 세월 마을 사람들의 크고 작은 소원을 들어주던 바위는 한때 전망대와 정자까지 갖춘 번듯한 관광지였다. 바로 곁에 스카이워크가 들어서면서 오히려 본 모습을 찾은 것. 눈부신 윤슬에 둘러싸인 갓바위를 내려다보니 저 아름다운 바위처럼, 그저 나답게 살게 해달라는 바람이 일렁인다.  

   등기산스카이워크 끝자락에 신비로운 조형물은 의상대사를 사모한 선묘 낭자를 표현한 작품이다. 전설에 따르면 선묘는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바다에 몸을 던져 용이 된다. 이 용은 의상대사가 무사히 신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바닷길을 살피고, 위기에 처할 때마다 나타나 도움을 준다. 동해의 힘찬 물줄기 사이로 반은 용이고 반은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인 선묘 낭자가 전설 속 한없이 자애로운 미소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등기산스카이워크 운영 시간은 겨울철(11~2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주 월요일은 휴무(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 평일 휴무). 입장료는 없다.

 

▲등기산공원에서 스카이웨이로 이어지는 보행교(출렁다리)

 

총길이 135m, 바다 위 높이 20m, 스카이워크의 시작점이다. (입구에서 덧신을 신고 들어간다)

 

▲스카이워크 중간 전망대

 

▲스카이워크에서 바라본 갓바위 (갓바위까지는 해변에서 연결도로를 통해 들어간다) 

 

▲ 스카이워크 끝머리, 의상대사를 사모한 선묘 낭자를 표현한 조형물

 

▲돌아나오며 한 컷 (필자)

▲돌아나오며 보행교(출렁다리)에서 한 컷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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