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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및 교회, 학교/- 성지순례(국내)

증도, ‘복음의 어머니’ 문준경 전도사 순교지

by 혜강(惠江) 2023. 10. 31.

 

증도

 

‘복음의 어머니’ 문준경 전도사 순교지 탐방

 

글·사진 남상학

 

 

  증도 탐빙의 마지막으로 문준경 전도사의 유적을 둘러보았다. 문준경 전도사(1891∼1950)는 증도를 비롯한 전남 섬 지역 성결교회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한 복음 사역자였다. 증도에는 그의 업적을 기리는 문준경순교기년관과 그의 묘와 추모비가 있다.

 

㉧ 문준경 전도사의 사역

 

 

  1891년 2월 전라남도 신안군 암태면 수곡리에서 태어난 그는 17살 때인 1908년 3월 정근택 씨와 결혼하여 시가에서 사랑을 많이 받은 현모양처였다. 그러나 아이를 낳지 못해 19221월 남편의 두 번째 결혼을 주선했다. 그후 목포로 떠나 20여 년을 시부모와 함께 살았는데, 1919년 시아버지의 별세로 3년 상을 치르고 정씨 문중의 효부로 인정받았다.

  그러던 중 1927년 목포 북교동 성결교회에서 기독교에 입교하고, 1828년 세례를 받았다. 1931년 이성봉 목사를 만나 경성 성서학원에서 공부하고 전도사로서 삶을 시작했다.

 

 

  일제강점기 복음 전도의 열정에 불탔던 그는 1932년부터 신안군 지역을 순회하며 기독교 복음을 전파하며 증동리 교회를 중심으로 진리교회와 대초리교회 등 여러 교회를 설립했다. 그는 지역을 순회하는 도중 기독교에 무지한 섬 주민들로부터 갖은 모욕과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전도 열정만은 꺾지 못했다. 그는 노잣돈을 벌기 위해 우체부의 역할도 했고, 돛단배를 타고 여러 섬을 왕래하며 이 마을 저 마을을 두루 돌아다니느라 1년에 아홉 켤레의 고무신을 바꾸어 신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배가 다니기 힘든 곳은 썰물 때에 맞춰 섬에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갑자기 들이닥친 바닷물 때문에 목숨을 위협받은 일도 여러 번이었다.

 

 

  그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다도해 지역 773개 섬 가운데 122곳에 복음의 씨가 뿌려졌으며, 그 영향으로 자신이 직접 설립한 여섯 교회 외에도 신안을 비롯한 섬 지역에 많은 교회가 세워지게 되었다.

  1943년 일제의 신사참배가 증동리 교회에도 강요되었을 때 그는 신사참배를 거부해 목포경찰서에 끌려가 고문을 당했지만, 조금도 흔들림이 없이 신앙을 굳게 지켰다.

 

 

  해방된 뒤, 신안군 도서 지역은 좌익들의 활동이 강했고, 6·25전쟁 중에는 섬 전체를 인민군이 장악하게 되었다. 목포인민위원회에 끌려가 옥고를 치렀던 문준경은 인민군의 철수로 옥에서 풀려났으나, 신변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자신이 돌보고 있던 교인들이 걱정되어 이성봉 목사 등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증도로 다시 돌아왔다.

  그러나 1950년 10월 4일, 국군이 증도에 들어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좌익들이 교인들을 처형하기 시작했고, 문준경 역시 1950년 10월 5일, 죄익 세력에 의해 신안군 증도면 증동리 백사장에서 순교를 당했다.

 

 

  그는 생전에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다섯 분의 스승 (이명직 목사, 장석초 목사, 김응조 목사, 이성봉 목사, 백신영 전도사)에게서 신앙생활의 가르침을 받았고, 그의 희생정신과 순교 영성은 이판일 장로, 이봉성 목사, 김준곤 목사, 이만신 목사, 정태기 목사에게 이어져 한국 성결교회의 성장 밑거름이 되었다. 그는 복음을 위해 온 몸을 던진 믿음의 어머니’였다.

 

 

  문 전도사는 한국기독교 역사에 있어서 대표적인 순교자의 한 사람으로, 신앙적 모범의 삶을 몸소 실천했다. 그가 머무는 곳마다 사람들이 모여들어 예배소가 되었고 교회가 세워졌다. 현재 증도에는 11개의 교회가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증도는 90% 이상의 주민이 기독교인이며, 전국에서 복음화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이러한 영향은 증도만이 아니라 신안군 전체로 퍼져나가 14개 면 1004개 섬으로 구성된 섬 일대에 약 100여 개의 교회가 세워졌고, 신안군 복음화율 역시 35% 이상으로 국내에서 기독교인 비율이 제일 높은 곳이기도 하다.

 

 

 

㉧문준경전도사순교기념관

 

  이를 기념해 증동리 순교지 옆에 기독교대한성결교회가 2013년 문준경전도사순교기념관 개관했다. 순교기념관은 6715㎡(2031평) 대지 위에 기념관과 숙소동 2개의 건물로 지어졌다. 지상 3층으로 건축된 기념관은 전시공간과 사무실, 대예배실, 세미나실을 갖췄다.

  전시관에는 문준경 전도사의 복음 사역을 위한 험닌한 삶과 사역, 그가 끼친 업적 등이 소개되고 있으며, 문 전도사의 유품들도 전시되어 있다.

  기념관 앞에는 문준경 전도사 순교시비가 세워져 있으며, 시비에는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고훈의 시가 이행선의 글씨로 새겨져 있다.

  “증도의 순교자 성결의 어머니 문준경 /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 (중략) / 그날 하늘도 바다도 땅도 울고 / 같은 날 당신이 씨 뿌린 이판일 장로 가족과 성도 48명 / 임자도 진리교회에서 함께 순교한 거룩한 갈보리 신안이여 … ”

  읽다 보면 가슴에 아픔이 저려온다. 기념관 좌측에는 생활관이 있고, 우측에는 기도와 명상을 위한 작은 교회 ‘아멘교회’가 있다. 또, 기념관에서 출발하며 그의 기도터를 경유하여 상정봉정상까지 약0.6km에 이르는 순례길도 조성되어 있다.

 

 

㉧ 문준경 전도사의 묘, 추모비

 

  신안군 증도면사무소 옆 증동리 교회에 문 전도사의 추모비가 있다. 그의 무덤도 증동리 교회 뒷산에 있었지만, 2005년 그의 순교 터인 증동리 교회 앞바다로 이전했다.

  이곳을 방문할 때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한 12, 24)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되뇌게 된다. 기념관 2대 관장인 오성택 목사는 더욱 많은 사람이 기념관을 방문하여 신앙적 감동과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구상을 들려 주었다.

 

 

 

관람정보

 

주소 : 전남 신안군 증도면 문준경길 234

개관시간 : 9:30~17:30 (겨울철 17:00, 주일 휴관) / 무료 관람

전화 : 061-271-3455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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