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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문화일반

이석자 개인전, <모란의 행복> 참관기

by 혜강(惠江) 2023. 5. 3.

 

 

이석자 개인전, <모란의 행복> 을 관람하고

 

 

◎ 때 : 2023. 5. 2 (화) ~ 5.8 (화)

◎ 곳 : 인사아트센터 4층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41-1, 전화 02-725- 0040)

 

 

▲창명(彰明)한 모란

 

  5월 인사동 저녁 거리는 오가는 사람들로 붐볐다. 한국 고유의 예술적 향기가 물씬 풍기는 분위기 속에서 외국 관광객들이 상점을 기웃거리는 모습들이 보인다. 나는 내일부터 열리는 이석자 화백의 <모란의 행복> 개인전을 먼저 보기 위해 인사아트센터 건물로 들어섰다. 인사아트센터는 미술작품의 전시 유통의 중심지인 인사동에 세워진 예술작품 전시를 위한 전용 갤러리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 전시실로 들어갔다. 전시실은 내일 전시회 오픈을 위해 작품들이 깔끔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들어서자마자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것은 전시장 가득 채워진 모란꽃들이었다. 4월 중순에서 5월 초 정원을 흐드러지게 장식하는 모란이 갤러리 전체를 수놓고 있어 놀라움 그 자체였다. 거기다가 홍자색 · 백색 · 홍색 · 담홍색 · 주홍색 · 황색 등 여러 색깔이 조화를 이루어 더욱 화려했다.

 

  꽃 중에서 모란만큼 화려하고 위엄과 품위를 갖춘 꽃이 있을까? 모란은 중국이 원산지로서 일찍이 삼국유사에는 진평왕 때 “당 태종(太宗)이 붉은색 · 자주색 · 흰색의 세 빛깔의 모란을 그린 그림과 그 씨 석 되를 보내왔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 신라 말기의 최치원이 돌아다니면서 모란을 심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모란은 예로부터 부귀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설총(薛聰)의 「화왕계(花王戒)」에서도 모란을 꽃들의 왕으로 등장시켰다. 강희안(姜希顔)은 그의 저서 『양화소록(養花小錄)』에서 화목 9등품이라 하여 꽃을 9품으로 나누고 그 품성을 논할 때, 모란은 부귀를 취하여 2품에 두었다.

 

  이석자 화백은 이번 전시회의 주제를 ‘모란의 행복’으로 정했다. 그가 유독 ‘모란’에 천착하게 된 것은 어느 날 만개 직전 모란의 모습을 보는 순간 창세기에서 하나님이 천지 만물을 지으시고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라는, 바로 그 말씀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로부터 그는 모란꽃 하나하나의 빛깔이 아름다움의 정수(精髓)이며, 그 속의 꽃술은 사랑의 핵(核)이라 여기고 작업에 몰두해 왔다고 한다.

 

  그는 그동안 연마해온 수채화 기법을 살려 무수히 붓질하면서 색감과 명암을 선명하게 묘사하여 “보시기에 좋았더라”라는 최고의 경지에 도달하고자 심혈을 기울였으며, 여기에 반려동물을 등장시켜 더불어 사는 인류공동체의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였다. 또한, 피사체가 돋보이도록 배경을 아크릴 물감으로 찍어 만드는 기법을 사용하였다고 했다.

 

  유독 그림 그리기에 소질이 있었던 그는 교직에서 은퇴한 뒤로는 열정적으로 그림 공부에 매달려 거의 20여 년 가까운 긴 세월 자신이 추구하는 미(美)의 경지에 도달하고자 한시도 쉴 틈 없이 정진한 끝에, 이제는 ‘모란’을 제재로 하는 그림의 완성도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에 우뚝 서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열정과 예술혼이 깃든 그의 작품 앞에 서면 누구나 탄성을 자아낼 수밖에 없다.

 

  개인전 24회, 국내외초대전 및 단체전에 200여 회나 참여했으며, 그의 작품 수준은 대한민국 미술대전 구상 부분 입선, 한국 수채화 공모대전 동상 및 입선, 대한민국 수채화 공모대전 특선, 대한민국 향토문화 미술대전 최우수, 대한민국 여성미술대전 특선 등의 수상경력이 이를 증명한다.

 

  그는 제40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한국수채화협회 심사위원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한국미술협회, 한국수채화협회, 용인시 미술협회, 환경미술협회, 용인 여성작가회 회원, 행주 미술대전, 강남미술대전, 대한민국 기로미술대전 초대작가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나는 전시관을 둘러보고 나오며, 이석자 화백이 캔버스에 모란의 모습을 하나하나 완성하기까지 기울였을 노고를 생각하며, 김영랑 시인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 >을 떠올려 보았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시인의 말대로, 그가 하나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고비마다 수없이 ‘찬란한 슬픔’ 겪었기에,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답고 소담스러운 모란이 피어난 것이 아닐까?

 

 

전시회 리플렛 전면(위), 후면(아래)

 

인사아트센터

 

이석자 화백

 

모란의 행복

 

사랑

 

절제

 

모란과 여인

 

양선

 

화평

 

화평

 

충성

 

신비롭다

 

양선

 

자비

 

희락

 

청명한 모란

 

열정

 

다산다복

 

희망

 

탐미, 그 모란1

 

탐미, 그 모란2

 

 

모란 이외의 작품들

 

 

고목의 봄

 

순수

 

눈부신 기쁨

 

행복한 기쁨

 

홍보석

 

추억여행

 

 

 

■ 글 작성 : 남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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