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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부활의 그리스도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3. 4. 9.

 

 

부활의 그리스도 

 

 - 남상학

 

 

빛으로 오신 이는

캄캄한 무덤 속에서도

눈을 감을 수가 없었더니라

 

마르지 않는 눈물

마지막 연민을 담으신

고운 눈매에 촉촉이

한 줄기 여명(黎明)이 비추이더니

 

곤히 주무시던

어둠의 머리맡에

시름의 세마포 훌훌 벗고

눈부신 광채로 일어나셨느니라.

 

사르어 봉헌하는

한목숨 불꽃으로

 

단숨에 무덤 문 열어젖히고

해골 골짜기 어둠의 계곡에

우뚝 서신 부활(復活)의 그리스도!

 

아픔이 아픔으로 끝나지 않는

어둠이 어둠으로 끝나지 않는

빛 둘레에 다시 솟는 태양

눈 부신 빛을 뿌리며 오시는 이를 보라.

 

천하보다 귀한 목숨

버리지 않고는 얻을 수 없고

죽지 않고는 영원히 살 수 없는

오직 한 길, 생명의 길

사랑의 산 불꽃이여

피 흘리는 아픔 속에 피어난

한 떨기 꽃

 

진달래 핏물 들이는

사월의 이른 새벽

눈 부신 빛으로 오시는 이는

이미 무덤 속에 없었더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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