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성경 : 신약 (27)
가상칠언(架上七言)
- 십자가 위에서의 일곱 말씀
예수님께서는 서기 30년 4월 7일(금), 예루살렘 북쪽 성벽 밖 골고다에서 십자가에 달리셨다. 가상칠언은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하신 일곱 말씀을 가리킨다. 네 복음서에 흩어져 있는 이 말씀이 꼭 이 순서대로 말씀하셨다는 객관적 근거는 없으나, 사건의 진행을 참작한 것이다.
(1)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저 사람들은 자기네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눅 23:34)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 주위에는 백성과 지도자, 로마 군인들, 죄수 두 명까지 예수님을 향하여 비웃으며, “네가 남을 구원하였으니 정말 하나님의 그리스도이며, 택하심을 받은 자이거든, 자기나 구원하라지”라고 조롱하였다. 이런 조롱을 받으시면서도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저 사람들은 자기네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예수님은 이들의 빗발치는 조롱과 비웃음 속에서도 이들의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셨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평소의 가르침을 마지막 순간까지 몸소 실천하심으로 본을 보여주셨다.
(2) “내가 진정으로 네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눅 23:43)
예수께서는 좌우로 죄수 두 사람과 함께 십자가에 달리셨다. 그중 한 죄수는 예수님을 향하여 “너는 그리스도가 아니냐? 너와 우리를 구원하여라”고 예수님을 비방하였다. 그러나 다른 한 죄수는 “우리는 우리가 저지른 죄 때문에 그에 마땅한 벌을 받고 있으니 당연하지만, 이분은 아무것도 잘못한 일이 없다”고 그를 꾸짖었다. 그리고, 예수님께 당신 나라(낙원)에 들어갈 때 자신을 기억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회개하고 돌이키는 그에게 “내가 진정으로 네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예수님은 그에게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천국의 상속자가 되게 하셨다.
(3) “여자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자,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요한 19:26~27)
당시,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예수의 어머니와 이모와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사람 마리아 또 그 옆에 자기가 사랑하는 제자 요한도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슬피 울고 있는 어머니를 향하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위로의 말씀을 전한 후에, 사랑하는 제자에게 “자,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라고 어머니의 장래를 부탁하셨다.
예수님은 부모에 대한 자녀의 도리를 다하셨다. 이는 “네 부모를 공경하여라.”(엡 6:1)라는 말씀을 그대로 실천한 것이며, 육친의 어머니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애틋한 사랑을 표현한 것이었다.
(4)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마 27:46, 막 15:34)
어느덧 시간이 지나, 예수님의 고통은 극에 달한 때였다. 어둠이 온 땅을 덮었다. 흑암의 권세가 엄습하는 시간이었다. 이 시간은 하나님이 잠시 얼굴을 돌이키신 순간이기도 하였다(시 22:1). 예수님은 죽음이 닥쳐오는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적인 고독감, 절망감을 느끼시고 절규하셨다.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그러나 예수님께서 우리 모두를 위해 버림받는 시간은 우리에게는 구원과 생명을 가져오는 시간이었으며, 하나님과 인간의 담을 허무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즉, 죽음의 극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하나님의 구원에 희망을 거셨다.
(5) “목마르다” (요한 19:28)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양손과 발에 못 박히셨고, 옆구리는 창에 찔려 물과 피를 죄다 쏟으셨다. 견딜 수 없는 목마름과 갈증으로 “목마르다”라고 하셨다. 이 말씀을 들은 사람들이 해면을 신 포도주에 듬뿍 적셔서 예수님의 입에 대었고, 예수님은 그 포도주를 드셨다.
이 말씀은 영적으로 자기의 성업(聖業)을 완성하려는 염원을 드러낸 말로 풀이되며, 예수님의 목마름의 갈증을 통해 우리 모두의 목마름은 해소될 수 있었다.
(6) “다 이루었다” (요 19:30)
예수님의 십자가상에서 죽으심은 우리 모두를 위한 구원이 완성이었다. “다 이루었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통하여 이루려 하셨던 일, 즉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에게 영생의 길을 열어주고자 하는 구원의 과업을 완수했다는 의미였다.
구속사적인 면에서 예수님의 죽음은 필연적인 것이었으며, 이제 예수님 한 분의 죽음으로 그를 믿는 자는 모두 저주스러운 죽음을 당하지 않게 되었다는 선언이었다. 예수님은 율법을 폐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완전하게 하러 오신 것이며,(마 5:17). 율법의 모든 사망과 저주를 십자가에서 다 이루시고 승리하신 것이다.
“이것을 너희에게 이르는 것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려 함이라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 16:33)
(7)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눅 23:46)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이 말씀은 십자가상에서 숨을 거두기 전, 마지막 말씀이었다. 과업을 완수하신 예수님은 이제 아버지 하나님 품에서 쉬고 싶으셨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구속 사업을 성취하고서 하나님께 드리는 마지막 기도였다. 십자가 위에서 모든 죄인을 위한 구속사역을 이루신 예수님께서는 다시 아버지께로 돌아가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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