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관련/- 문학기행(국내)

제주문학관, 산·바람·바다가 품은 섬 제주 문학의 정체성을 담다.

by 혜강(惠江) 2022. 11. 20.

 

 

제주 문학관

 

산·바람·바다가 품은 섬, 제주 문학의 정체성을 담다.

 

 

글·사진 남상학

 

 

 

 

 

  제주는 섬이기 때문에 예전부터 육지부와는 다른 자연환경 속에서 문화가 형성되었다. 그러므로 제주의 문학은 바다와 거센 폭풍우들이 오랜 세월 동안 섬의 곳곳에 깊게 새겨넣은 상흔을 쓰다듬고 되새기며 시작되었다.

  오랜 세월 육지로부터 분리되어 제주의 문학은 거센 바람과 바다가 어우러져 독특하고 남다른 특수성을 지니며 발전해 왔다. 어머니인 한라산과 그 자손들은 삼백예순의 오름들 섬의 땅 곳곳에서 신화와 전설로 태어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제주의 이야기가 되었고, 제주 문학의 자양분이 되었다.

  흑룡만리 검은 돌담이 구불구불 섬의 모세혈관처럼 뻗어간 풍경은 그대로 한 편의 시가 되고 푸른 초원에서 마소를 불러모으는 테우리의 길고 유장한 노래와 호이호이 해녀들의 숨비소리는 오롯이 제주인의 삶을 곡진하게 그려낸 소설이 되었다.

  즉, 구비문학 설문대할망이 나오는 이야기들, 고전문학으로서의 유배 온 유림의 유림문학, 기행문학과 제주어로 된 문학 그리고 4.3 문학, 그다음 섬이기에 생겨난 바당문학(해녀 문학), 마지막으로 근현대문학, 이런 것들을 총체적으로 담을 수 있는 문학관이 필요했다. 이런 이유로 탄생한 것이 제주 문학관이다.

 

 

 

 

‘섬’으로 특화된 제주 문학관

 

  2021년 10월, 제주시 연북로 339번지에 문을 연 제주 문학관은 한라도서관 옆 한적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건물의 외관은 회색으로 이루어져 주변 자연경관과 잘 어울린다.

  지상 4층 규모의 문학관은 전시실·대강당·세미나실·개인 창작실·북카페 등 편의시설을 갖췄다. 1층은 북카페와 기획전시실, 야외공간으로 꾸며져 있으며, 2층은 상설전시실과 수장고, 3층은 세미나실, 창작공간, 소모임공간 4층은 대강당으로 설계되었다.

 

 

 

 

●1층 북카페와 기획전시실, 야외공간

 

  1층은 북카페와 기획전시실이다. 북카페는 전면 유리창을 통해 외부 야외공간이 내다보이도록 설계되어 아늑한 분위기로 책을 읽기에 최적의 환경으로 꾸며졌다.

 

 

 

 

  11월 내가 방문했을 때 기획전시로는 “제주어 문학, 숲이 되다”라는 이름으로 제주어와 제주 문학에 대한 자료들을 2023년 2월 말까지 전시하고 있었다.

   제주어는 제주 사람들의 삶에서 시작되었다. 유네스코에서 2010년 12월 제주어를 소멸 위기 4단계로 분류·등록하였지만, 제주의문인들은 제주어를 포기하지 않았다. 제주어는 제주의말 로 쓰인 문학이다. 제주의 문인들은 제주 고유의 말로 자신의 이야기를 다양한 쟝르로 표현해 왔다. 

   특히 김광협이 시집 <돌하루방 어디감수광>을 시작으로 김용해가 시집 <혼저 옵서게>, <그리운 제주도>를 발간하였으며, 이 외에도 김수열, 강덕환, 김용길, 문충성, 양전형, 김순남 시인 등도 제주어 시를 발간하였다.  소설에서는  오성찬, 현기영, 한림화, 희곡에서는 강용준, 김경훈 작가기가 제주어를 부분적으로 사용하여 제주어 문학의 씨를 뿌렸다.

   이런 노력들이 모여 특별전 <제주어 문학, 숲이 되다>를 열었다. 이 전시에는 방대한 제주어 구술 자료집, 제주어용례사전, 제주어 나들이, 제주노래집, 제주어 이야기와 다양한 작품들 등을 전시하였다.

 

 

 

 

  북카페에서 창문을 열고 나가면 야외공간이다. 둥글게 돌담을 쌓고, 계단식으로 마련한 야외공간은 아늑하고 조용하여 소규모 야외행사도 가능한 공간인데, 돌담을 빙 둘러 제주도를 소재로 한 시 액자를 걸어놓아 감상하도록 하였다.

 

 

 

 

2층 상설전시실

 

  2층의 상설전시실은 제주 근대문학의 태동부터 현대문학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관람할 수 있는 상설전시실이다. 전시관 곳곳에 터치패널이 붙어있어 화면을 누르면 제주민요를 들을 수도 있고 제주에 관련된 시 낭송을 들을 수 있다.

  상설전시실에는 제주 문학의 특징인 구비문학, 고전문학으로 유림문학, 유배문학, 기행문학, 제주어 문학, 4·3문학, 바당문학 등을 선보이며, 일제강점기에서 2020년에 이르기까지 개인과 동인, 단체의 문학 활동이 담겨 있어 제주 문학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①제주의 구비문학

 

  제주의 구비문학 코너는 제주의 신화, 민요, 전설과 민담을 보여준다. 신화의 섬이라고 할 정도로 제주도에는 다양한 신화가 있다.

 

 

 

<신화>

 

   신화의 내력을 푼다는 본풀이, 제주도에는 여러 본풀이가 있는데 성격에 따라 자연 현상과 인문현상에 대한 신들의 이야기인 ‘일반 본풀이’, 각 마을 수호신들의 이야기인 ‘당산 본풀이’, 한 집안에서 모시는 신들의 이야기인 ‘조상신 본풀이’ 등으로 구분한다.

  대체로 주인공이 고난과 역경을 경험하면서 신이 되는 ‘장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본풀이에 나타난 신들의 내력과 자연 현상에 대한 해석, 공동체의 규범 등은 오랫동안 이어져 온 제주공동체의 가치관과 상상력을 보여준다. 이공 본풀이, 삼공 본풀이, 차사 본풀이, 삼승할망 본풀이, 세경 본풀이, 맹감 본풀이 등 여러 본풀이를 알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민요>

 

  제주의 민요는 제주 사람들의 삶의 정서가 담겨 있는 노래이다. 노동의 현장, 유희의 순간, 의례의 과정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민중의 노래였다. 고려 시대 문인인 이제현(1287~1367)의 〈소악부(小樂府)〉에 제주의 민가에서 불리던 노래가 한시 형태로 기록되어 있다.

  노동과 관련된 노래로 ‘밭 밟는 소리’, ‘김매는 소리’ 등이 있고, 어업과 관련된 노래로 ‘해녀 노 젓는 소리’, ‘멸치 후리는 소리’, 곡식을 가루로 만드는 과정과 관련된 노래로 ‘맷돌질 소리’, ‘방아 둥글리는 소리’ 유희의 순간 흥을 돋우기 위한 노래로 ‘오돌또기’, ‘느영나영’, ‘용천검’, ‘산천 초옥’ 등이 있다.

 

 

 

 

<전설과 민담>

 

  제주 섬에서 솟아난 제주의 전설과 민담에는 날개를 달고 태어났다는 부대각과 홍업선, 막산이 등의 힘센 장사 이야기, 의술에 뛰어난 진국태, 풍수에 밝았던 고홍진 등 비범한 기인들의 이야기가 많고, 복을 기원하는 명당과 관련된 이야기, 자연에 대한 기발한 해석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 외의 민담으로는 ‘오돌또기’ ‘두루봉이 형제’ ‘곰보 색시’ 등 무수하게 많다.

  이러한 전설과 민담 등은 제주 신화와 더불어 제주공동체의 문화를 잘 보여주는 가치 있는 이야기들로서 문학적 자양분이 되고 있다.

  이 코너에는 고(故) 현용준 교수의 친필 원고 노트가 전시되어 있다. 현용준 교수는 제주도 무속을 다룬 책마다 그 이름이 언급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제주도 무속에 관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또 그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제주도의 대학자이다. 그는 1970~80년대 산업화 발전 과정에서 잊힐 뻔한 제주도 본풀이 속 수많은 이야기를 가까스로 살려내는 큰 업적을 세웠다.

 

 

 

 

② 제주의 고전문학

 

  제주의 고전문학 코너에서는 제주의 유림문학, 제주의 유배문학, 제주의 기행문학을 전시하고 있다. 제주의 고전문학은 고려 시대로 거슬러 올라길 수 있지만 주로 조선 시대 후기에 집중되어 있다. 조선 초기에는 주로 유배와 관련된 작품이 많았고, 유배문학은 조선 시대 말기까지 그 명맥을 유지했다.

 

 

 

 

<제주의 유림문학>

 

  제주 지식인들은 유학을 배우면서 중앙의 관계로 진출했다. 고려 시대에는 고조기(高兆基, 1389~1460), 고태필(高台弼, 15세기)과 같은 인물이 있었다.

  조선 중기 이후에는 제주 별사를 통해 중앙 관계로 진출하기도 하고 조선 후기로 접어들면서 제주를 벗어나 스승을 직접 찾아가 배우는 양상이 나타났다. 즉, 안달삼, 이계징, 안병택은 노사 기정진(蘆沙 奇正鎭)을, 김희정은 면암 최익현(勉庵 崔益鉉)을, 고병오, 김경종은 간재 전우(艮齋 田愚)를 찾아가 배웠다. 이러한 유학의 기반 아래 제주 유림의 활동은 면면히 이어졌다.

 

  "놀다가 바다 밖 끝까지 왔는데 / 한라산이 어찌 안간세상이겠는가 / 시내 어귀에 어지러이 얼려진 돌들 / 날리는 꽃에 나그네 얼굴이 펴지는데 / 십 년 간 지방 일 돌아보다 / 오늘 명산에 있게 되었네 / 이별하려 사사를 어루만지는 뜻은 / 외로눈 배에 싣고 돌아가려나 " (영구춘화)

 

 제주도의 옛지명은 '영주'이고, 봄의 영주벌에 철쭉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모습을 '영구춘화(瀛邱春花)'라고 불렀고 영주10경중 제3경에 속한다.  '영구춘화'는 제주의 경승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풍광이다.

 

 

 

 

<제주의 유배문학>

 

  제주도는 절해고도(絶海孤島)로서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유배지였다. 유배를 당한 이들에게는 유배는 절망이 시간이었지만 제주 사람들에게는 한반도의 문화를 직접 들을 기회였고, 유배인들은 제주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

  제주 유배문학 가운데 김춘택의 「별사미인곡」, 이진유의 「속사미인곡」 등은 유배가사를 대표하는 작품이었고, 이 외에도 안조환의 「만언사(萬言詞)」, 「만언사답(萬言詞答)」 등이 있다. 또, 시조로는 유혁연, 송시열, 김춘택, 조관빈의 작품이 있다.

 

  “어와 벗님네야 이 내 말씀 들어보소/ 인생 천지간에 그 아니 느껴온가/ 평생을 다 살아도 다만지 백년이라/ 하물며 백년이 반듯기 어려우니/ 백구지과극이요 창해지일속이라/ 역려 건곤에 지나가는 손이로다/ 빌어온 인생이 꿈의 몸 가지고서/ 남아의 하올 일을 역력히 다 하여도/ 풀 끝에 이슬이라 오히려 덧없거든/ 어와 내 일이야 광음을 헤어보니/ 반생이 채 못되어 육육(六六)에 둘이 없네.(후략)” - 안조환의 「만언사」 앞 부분

 

  한시에는 김정, 정온, 이익, 광해군, 송시열, 김춘택, 신임, 임관주, 조관빈, 조정철, 김정희 등의 작품이 있다. 또한, 수필류로 볼 수 있는 것으로 김정의 「제주풍토록(濟州風土錄)」, 이건의 「제주풍토기(濟州風土記)」, 김정희의 한글·한문 서간과 윤숙과 김정희의 제문(祭文) 등이 있다. 문학관에는 유배 왔던 김정의 시문집인 『충암집』, 최익현의 『면암집』 원본을 전시하고 있다.

 

 

 

 

<제주의 기행문학>

 

  제주의 기행문학으로는 1770년 제주에서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떠났다가 난파를 당해 조류의 흐름으로 유구까지 갔다 온 체험을 일기체로 쓴 장한철의 『표해록(漂海錄)』 필사본이 전시되어 있다. 이 작품은 해양문학의 백미로 알려져 있다.

  장한철은 『표해록』을 쓴 후 4년만인 영조 51년 정월 과거시험에 합격해 대정 현감 등을 지낸 바 있고, 문집으로 『녹담집(鹿潭集)』을 남겼다.  또한, 이방익(李邦翼)이 쓴 『표해가 漂海歌』역시 의도치 않게 낯선 곳을 방문하여 새로운 문물을 경험하게 된 여정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③ 제주어 문학

 

  제주어 문학이란 제주인의 역사와 문화의 정통성이 내포된 제주어를 매개로 하는 문학을 일컫는다. 제주어는 제주 사람들의 생활과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해온 언어이다.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제주어만의 고유하고 독특한 말맛을 지녔다.

  오늘날 제주의 작가들은 일상의 언어였던 제주어를 문학적 언어로 풀어내는 창작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따라서 제주어 문학은 제주 문학인이 가질 수 있는 특색있는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제주어 문학 코너에는 제주어 작품을 연대별로 정리해 놓았으며 제주어 작품 시 낭송을 직접 들을 수 있다. 즉, 1940~60년대 태동기, 1970~80년대 초창기, 1990년대 이후 현재까지를 망라하고 있다.

 

 

 

 

④ 4·3문학

 

  4·3문학 코너에는 4·3 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전시하고 있다. 4.3사건이란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남로당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다수의 주민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은 한동안 정치적인 이유로 왜곡, 은폐되어 오랜 기간 아픔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조차 억압되었다가 현기영의 소설 「순이 삼촌」(1978년, ‘창작과 비평’)을 발표하면서 금기시되던 제주 4.3사건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소설은 학살현장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30년을 살다가 자살한 ‘순이 삼촌’의 삶을 되짚어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살한 소설 ‘순이 삼촌’을 통해 역사의 폭력이 어떻게 개인의 삶을 끊임없이 분열시키고 간섭하는지 보여준다. 그 후로 항쟁 문학으로 출발하여 대항 담론을 거치며 4.3 특별법 제정 이후까지의 4.3문학을 보여주고 있다.

 

 

 

 

⑤ 바당문학

 

  섬사람들에게 바다는 단순한 풍경이 아니다. 바다는 삶을 영위하는 목숨줄이자 터전이었다. 바다는 풍요로운 결실을 제공해 주는 화수분이었으나 때로는 목숨을 내어놓고 끊임없이 투쟁을 받아야 하는 싸움터였다.

  제주 문학의 정서적 뿌리는 제주 바다와 대양 너머 미지의 이상향을 갈구하는 작가정신 속에 깃들어 있다. 바당문학(해녀 문학) 코너에서는 바다를 소재나 배경으로 하는 현대 제주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제주 바다에서 이승과 저승길의 경계는 숨비소리로 나뉜다고 한다. 하나뿐인 목숨을 내어놓고 열 길 물속을 넘나드는 제주 해녀들에게 바다는 고단한 노동의 대가를 아낌없이 내어주는 넓은 밭이자 생명줄이었다. ​테왁에 담긴 소라와 전복, 우뭇가사리는 자식들의 양식이 되었고, 학비가 되어 세대를 일구고 번성한 가계를 일구었다.

  그러기에 제주 해녀들이 바다에 기대어 살아가는 동안 그 숨비소리를 쫓는 작가들의 손길도 절대 멈추지 않았다. ​그것은 우리의 모두의 생명줄을 이어 주는 삶의 표상이기 때문이다. 제주 출신인 시인의 작품을 보면 해녀들의 삶의 단면을 족히 알 수 있다.

 

  “세화와 월정 사이/ 이른 조명 하나둘 켜지는 해안도로를 걸어/ 고무 물질복을 벗지 못한 할망 해녀가/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 오늘 수확은/ 어깨 위 망사리를 가득 채운 노을 한 짐/ 파란색 고무 슬리퍼 걸음만 선명하다./ 이 바다를 잠시 스쳐 가는 당신들은 모를 것이다. / 보말 몇 개로 하루의 몫을 감당해냈던 애기 해녀가/ 지느러미 대신 다른 호흡법을/ 익히며 어른이 되어 가고/ 거친 물결에도 몸을 내맡겨야 하는/ 바다의 순리를 깨우친 이후 ⃫ 열 길 물속,/ 소라시 전복시 뿌리고 거둬 온/ 자마다의 물밭이랑에/ 식솔 대여섯 목숨줄 걸리면/ 의지할 것은 오직 저 바다뿐이었다는 것 / 마침내 바다와 여자들은 한 몸이 되어/ 맥박의 주파수까지 같아졌다는 것. / 오늘 저 바다에서 여든두 살 할머니가/ 목숨을 놓았다는 소식이 또 들려온다. / 숨비소리 한 대목이 사라지는 날이면/ 바다도 몸이 무너진 채운다/ 바람도 잠시 멈춘다. /  당신들은 끝내 들을 수 없는/ 울음소리/ 저 숨비소리들”  - 홍경희의 「섬의 비망록」 전문

 

  제주도 귀덕에서 태어난 홍경희는 2003년 제주 작가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그리움의 원근법』, 『봄날이 어랑어랑 오기는 하나요』등이 있다. 홍경희 외에도 제주도 시인들의 작품은 해녀의 고단한 삶을 노래하고 있다.

 

  " ··· 탯줄 같은 닻이더니 / 닻에 걸린 줄이더니 / 줄줄이 코를 꿴 그물이더니 / 그물에 갇힌 바닷새··· "(강중훈 「그녀, 그물코를 빠져나와 부유하다」중에서)

  "··· 돌아서서 주섬주섬 / 저 처연한 숨비소리 // 살짝 번진 치매긴가 어느 해녀 숨비소리 / 방에서 자맥질하는 그 이마를 짚어보네 (오승철 「그리운 붉바리」중에서)

  "숨비소리 물속으로 천만 번 꺾어들어 / 늙은 해년의 집 기둥하나 세울 때 / 바다는 또 하나의 섬을 가슴팍에 낳는다" (오영호의 「행원리에 가면」중에서) 

  "구엄리 갯꽃은 혼자 피고 혼자 진다 / 툇마루 걸터앉은 구순의 내 어머니 / 한 생애 끌고 온 바다 / 처얼~썩 철썩 처얼!썩 // 대물릴 게 없어서 바다를 대물렸나"-  (문순자 「갯무꽃」중에서)

  "··· 미역줄기 휘감긴 몸 / 이, 저승 들끓어 / 물 아래 땅을 디뎌 파랑 치는 숨비소리 / 자맥질 / 빗창 끝에서 / 꿈틀 솟아오른 섬"- (김윤숙 「당신의 이어도」중에서

 "새벽길에 보았다./ 물길을 가는 그녀들 // 저무는 길에 보았다./ 별처럼 우수수/ 붉은 바다로 뛰어드는 그녀들 // 나는 그저 그녀들을 뒤따를 뿐이다./ 물의 시를 쓰는 물속의 생과/ 몸의 시를 쓰는 모든 물 밖의 생을/ 한 홉 한 홉 기록해 나갈 뿐이다.// 내 안에 오래도록 꽉 차 있던 소리/ 숨이 팍 그차질 때 터지는 그 소리/ 숨비소리/ 그 소리를 따라 여기까지 왔다." - (허영선의 「해녀들」)

 

  이들 작품은 모두해녀들의 피눈물 나는 삶의 현장과 그 속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고단한 삶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⑥ 근현대문학 (일제강점기에서 현재까지)

 

  일제강점기 시대의 문학적 대응과 해방과 전란기의 문학, 문단의 형성과 전개, 정체성 강화와 사회적 확대, 문단의 확장과 다양한 모습들을 알기 쉽게 전시해 두었다. 개인과 동인, 단체의 문학 활동이 담겨 있어 제주 문학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그밖의 제주문학관의 공간 

 

 

 

 

 

◎상세정보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연북로 339(도남동 1218-3) / 전화 : 064-710-3490 

관람 : 09:00~18:00 / 무료 / 휴관 : 매주 월요일, 추석·설날 연휴

가는 길 : 버스를 타고 한라도서관 앞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으면 된다.

 

▲제주문학관 옆을 흐르는 한천, 한천은 백록담에서 용연까지 이어지는 물줄기,  여기서부터 5㎞ 상류에 방선문계곡이 자리 잡고 있다.  

 

 

<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