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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서울

정독도서관, 서울 중등교육의 발상지에 서다

by 혜강(惠江) 2022. 10. 4.

 

정독도서관

 

서울 중등교육의 발상지에 서다

 

 

글·사진 남상학

 

 

 

 

  오랜만에 종로 화동 북촌길을 걸어 오른다. 정독도서관 입구의 야트막한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막내아우가 경기중학교에 입학할 때의 추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막내아우가 시골에서 초등학교 다니다가 6학년 초에 서울로 이사 와서 무학초등학교로 전학,  평준화 이전 웬만한 수재가 아니면 가기 힘들다는 경기중학교에 합격하여 경기고등학교까지 6년간 화동 언덕에서 공부했다.

 

  나는 동생 덕분에 중학교 입학식, 졸업식, 고등학교 졸업식까지 세 번, 경기중·고등학교 교정을 밟았던 추억이 되살아났다.

 

 

 

  할 수 있으면 전 경기중·고등학교 자리에 자리 잡은 정독도서관을 찬찬히 둘러보리라 마음먹고 발길을 옮기는데 입구에 표석 몇 개개 보였다. 정독도서관에는 눈여겨볼 만한 표석과 역사적 흔적이 숱하다. 그만큼 이 지역이 역사적으로 조명될 것들이 많다는 증거이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1418년 태어나 1456년 죽은 성삼문 집터 표석이다. 세종이 훈민정음을 만들 때 정인지, 신숙주 등과 함께 이를 도왔고, 신숙주와 함께 명나라와 왕래하며 정확한 음운을 배우고 제도를 연구하는 등 훈민정음 반포에 큰 공헌을 했다. 단종 복위를 꾀한 그는 수양대군에 의해 능지처참을 당했다.

 

 

 

  그 외에도 ‘장원서터’ ‘화기도감터’ 표석과 ‘중등교육 발상지’ 표석이 나란히 서 있다. 100년 전까지 이 도서관 터에는 숨 막히는 역사적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개화사상가 김옥균과 서재필, 그리고 을사오적의 한 사람인 박제순의 집터도 이곳에 있었다.

 

 

 

  식민 시대까지 도서관 터는 격변의 근대사를 보는 느낌이다. 1899년 4월 4일, 대한제국 정부는 갑신정변의 주역 김옥균, 서재필을 역적으로 규정하고 가산을 몰수했다. 박제순의 집터까지 여기에 편입시켰다.

 

  특히, 김옥균은 조선 말기의 정치가이자 대표적인 개화사상가로 개혁을 위하여 1884년 갑신정변을 일으켰으나, 민심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위로부터의 급진적인 개혁 방식으로 3일 만에 실패했다. 비록 정변은 실패하였으나 최근 '한국근대화를 빛낸 인물'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들의 집터 위에 1900년 10월 고종의 칙령으로, 또한 관립으로는 경기중, 고등학교의 모태인 관립중학교인 한성중학교를 세웠다. 그 뒤로 관립한성고등학교, 경성고등보통학교,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 등으로 개칭되었으며 해방 후 경기중.고등학교로 명칭이 정착되었다.

 

 

 

  70년 넘게 화동에 자리했던 경기고등학교는 1976년 2월 20일 강남으로 이전했다. 학교 건물과 교정을 보존하는 조건으로 경기고등학교는 1977년 1월 4일 시립공공도서관 ‘정독도서관’으로 재탄생했다.

 

 

 

  당시의 학교 운동장은 넓고 아름다운 정원으로 바뀌고, 녹음이 가득한 정원에는 분수대에서 물줄기가 하늘을 치솟고, 등나무 우거진 벤치에는 북촌을 찾은 관광객과 인근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전혀 손색이 없다. 서울 중심에 이런 정원이 있어 마음 놓고 휴식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또, 국보 216호인 '인왕제색도' 기념비도 있다. ‘인왕제색도’는 인왕산을 대담하게 그려낸 수묵화로 '진경(眞景)'의 화풍을 잘 담고 있는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의 대표작이다. 작품을 그리기 위해 인왕산을 바라봤던 자리에 1992년 6월 기념비를 세웠다.

 

 

 

  경기고등학교 건물을 그대로 보존한 정독도서관은 대지 3만 6470㎡(1만 1032평), 전체면적 13,247㎡의 건물로 3개 동 지상 3층 건물이다.

 

  주요 시설로는 자료열람실을 비롯하여 인문사회 자연과학실, 어문학실, 어린이자료실, 족보ㆍ간행물실, 디지털 자료실, 다문화 자료실, 시청각실, 문화교실, 서고 등 28개 실에 총 2,122개의 좌석이 마련되어 있다.

 

  소장 자료로는 일반도서 50만 여권, 어린이도서 6만여 권, 동·서양 도서 1만여 권 등 전체 57만여 권이며, 비도서는 29만여 점이다. 그리고 2,900여 석의 좌석을 갖췄다.

 

  정독도서관은 시립도서관의 성격상, 서울시민이나 서울 소재의 학교 및 직장에 재학ㆍ재직 중인 때에만 자료 대출이 가능하다. 또한, 서울 시내의 22개 서울시립도서관 및 평생학습관과 연계하여 총 30권까지 통합대출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도서관 이용시간은 인문사회실, 자연과학실, 어문학실은 평일 오전 9시에서 오후 10시까지이다. 어린이실, 족보실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주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도서관 정기휴관일은 매월 첫째, 셋째 주 수요일과 국경일, 정부가 특별히 지정한 공휴일이다. 일요일과 국경일이 겹칠 경우는 휴관한다.

 

  도서관 주요 사업으로는 문화강좌를 비롯해 문화행사, 시청각 프로그램, 동아리 활동,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강좌 연구모임, 실버 컴퓨터 교실, 철학 읽기 모임, 부모교육 학습동아리, 독서클럽, 한문 문집 강독회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간행물로는 《도서관보》《연속간행물종합목록》을 비롯하여 족보안내 소책자《나의 뿌리는? 》을 발간하였다.

 

 

 

  정독도서관 본관 1ㆍ2동과 서울교육박물관 등이 2002년 2월 28일 등록문화재 제2호로 지정된 바 있다. 정독도서관을 둘러보았다면, 이제 구내에 있는 서울교육박물관을 찾아 서울교육의 변천 과정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상세정보

 

 

 

►주소 :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48 (화동 2)

►전화 : 02-2011-5799

이용시간

인문사회자연과학실
어문학·족보실
09:00 - 20:00 09:00 - 17:00
어린이자료실
청소년관
다국어·연속간행물실
디지털자료실
09:00 - 18:00
서울교육박물관 09:00 - 18:00
자율학습실
노트북실
3월~10월(하절기): 7:00 - 22:00
11월~2월(동절기): 8:00 - 22:00
3월~10월(하절기): 7:00 - 22:00
11월~2월(동절기): 8:00 - 22:00

휴관 : 매월 첫째·셋째 수요일, 일요일을 제외한 법정공휴일(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칠 경우 휴관)

교통

 *지하철이용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 오른쪽 (구)풍문여자고등학교 방향으로 약 150m 이동. (구)풍문여자고등학교 정문에서 오른쪽방향으로 약 430m 이동 약 10분 소요.

 *버스이용 : 버스: 7025(초록, 지선), 109, 151, 162, 171, 172, 272, 601(파랑, 간선)번 종로경찰서 앞 하차 / 마을버스: '종로11' 정독도서관 입구(국립민속박물관 앞) 하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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