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선 철길 2구간
카페와 식당·화려한 오픈 갤러리·노을정원 즐비
(행복주택공릉지구 ~ 공릉동 육사삼거리 1.9km 구간)
글·사진 남상학
오늘은 경춘선 숲길의 2구간을 걷는다. 2구간은 행복주택 공릉지구에서 공릉동 육사 삼거리까지 연결되는 1.9km에 이르는 길이다. 경춘선 숲길은 서울 노원구 월계동 녹천중학교에서 시작해 옛 화랑대역을 거쳐 삼육대 앞까지 총 6km 구간이다. 총 소요시간은 총 2시간 거리이다.
원래 이곳은 경춘선이 지나던 자리였다. 1939년에 완공된 경춘선은 현재의 제기역 근처에서 춘천까지 이어지던 노선이었으나 2010년 경춘선 복선전철 사업으로 열차운행이 중단되면서 방치됐던 약 5만5000평을 서울시가 남아 있는 원형을 그대로 살려 숲길을 조성해 2017년 11월 개방하였다.
경춘선 숲길은 폐철도 노선의 좌우로 산책로를 조성한 것이다. 산책로 주변에는 긴 잣나무 솔밭길, 꽃밭, 참여정원, 벽화, 전시공간, 레일바이크 등으로 만들어 볼거리; 구경거리가 많다.
곳곳에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작품을 배경 삼아 사진 찍기에도 그만이다. 다양한 야생화를 보며, 경춘선에 얽힌 옛 추억을 떠올리며 쉬기도 하고 걷기 좋다. 경춘선 숲길은 3개 구간으로 나누어진다.
2구간은 2015년 5월, 경춘선 숲길 중에서 가장 먼저 개통됐다. 단독이나 다가구 밀집 지역인 공릉동 일대를 가로질러 공원 접근성이 좋아 생기자마자 인근 지역주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경춘선 숲길 전체 구간 중에서 가장 활기가 넘친다. 경춘선 숲길 조성 이후 2구간의 풍경은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숲길 양옆의 단독, 혹은 다가구주택은 공원 조성 후 세련된 감각의 카페로 변신했다.
주변에 카페, 식당, 책방 등 아기자기하고 특색있는 가게들이 생겨나 공릉동과 센트럴파크를 합쳐 ‘공트럴파크'라고 부르기도 한다.
숲길 여기저기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 함께 걷고, 얘기하고, 웃고, 먹고 마시는 풍경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다만, 다른 구간에 비해 숲길 가로 폭이 좁은 게 흠이다.
이 구간은 철길을 보행로로 이용하는 주민들이 많다. 철로에 깔린 자갈 소리를 들으며 아날로그 감성을 느껴보는 것도 운치가 있다. 2구간을 걷다 보면 공릉동 도깨비시장이 나온다.
카페 하나 없는 1구간에 비해 2구간은 먹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노원구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으로 족발, 닭강정, 꽈배기, 모시떡, 술빵 등이 유명하며, 저렴한 가격의 손칼국수 집도 도깨비시장의 명물이다. 잠시 도깨비시장을 들러본다.
도깨비시장을 나와 다시 걷는다. 선로 옆으로 난 나무데크길을 따라가면 철길 들꽃길도 나오고 경춘폭포도 나온다. 폭포물이 쏟아졌다면 시원한 느낌이 들 텐데 좀 아쉽다.
경춘폭포를 지나면 오픈갤러리가 나온다. 오픈갤러리는 시멘트 옹벽에 그림을 그린 것이다. 밋밋한 벽에 색감이 있는 벽화, 글, 그림이 있어 한결 운치가 있다. 한철이라면 장미터널도 있어 돋보였을 것이다.
2구간 마지막 부분은 그 어느 곳보다 화려하다. 화랑대 철도공원(노원불빛정원)을 꾸며놓았기 때문이다. 어둠이 내리는 시간이라면 환상적인 불빛 물결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반짝이는 추억을 만들 수 있으리라.
꼭 야간에 방문해 보기를 권한다. 노원불빛정원의 운영 시간은 화~일요일이며, 일몰 전 30분~오후 10시까지 진행된다. (문의 : 02-2116-0545)
2구간을 걸으려면,
지하철 7호선 공릉역 2번 출구에서 도보 17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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