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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문학기행(국내)

화천 감성마을 이외수문학관, 자연과 문학이 어우러진 이외수의 집

by 혜강(惠江) 2022. 1. 10.

 

화천 감성마을 이외수문학관

 

자연과 문학이 어우러진 감성마을 이외수의 집

 

 

글·사진 남상학

 

 

“언어는 생물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단어라도 눈물에 적시지 않고 파종하면 말라 죽는다.”

“나는 밤마다 빛나는 눈으로 목을 드는 늑대같이 차디찬 겨울을 목놓아 울면서 나 자신을 확인해 왔다”

- 이외수 작기 어록 중에서

 

 

 

  산 깊은 화천에서도 구불구불 한참을 들어가야 닿을 수 있는 감성마을은 소설가 이외수의 살아있는 문학 공간이다.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 799번지. 월하 이태극문학관이 화천의 동북쪽에 자리 잡고 있다면, 이외수문학관은 화천의 서북쪽, 철원에 가까운 쪽에 자리를 잡았다.

 

  작가 이외수는 문학, 미슬, 음악, 방송을 넘나드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수많은 미술품과 미디어 콘텐츠를 남기고 있지만, 그것을 전시·보존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이에 화천군은 강원도 화천의 청정 자연과 함께하는 ‘감성’이라는 테마를 통해 메말라가는 현대인의 감성을 촉촉이 적셔줄 청량제가 되는 문화 공간으로 ‘감성마을’을 조성하고 2012년 감성테마문학공원 안에 이외수 문학전시관을 개관했다.

 

 

 

  그 뒤로 이 벽촌의 감성마을에는 이외수 문하생들과 독자들, 여행객들이 이외수 작가를 만나보기 위해 찾아가는 곳으로 유명세를 탔다. 그래서 홍천군은 아예 이외수 작가를 감성테마문학공원 촌장으로 세우고 보다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아오도록 했다.

 

  그렇다면, 문학관 탐방에 앞서, “이외수는 어떤 사람인가?” 이해하는 것이 도리일 터. 여기서 그의 삶과 활동을 간단하게 살펴본다.

 

 

 

이외수의 삶과 문학

 

  이외수는 1946년 경남 함양의 외가에서 출생하여 강원도 인제 본가에서 성장했다. 춘천교대를 중퇴한 그는 1972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견습 어린이들」이 당선되고, 1975년 『세대』 현상공모에서 중편소설 「훈장」으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함으로써 본격적인 작품활동에 돌입했다.

 

  젊은 시절, 인제에서 임시교사로 일한 적이 있고, 춘천에서 30여 년간 거주하다가 2006년 이후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 감성마을에 거주하고 있다.

 

  원시 생명에 대해 동경과 환상의식을 표현된 첫 장편소설 『꿈꾸는 식물』(1979) 등은 섬세한 감수성과 개성적인 문체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소설로써 문단의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 무렵부터 학원 강사 등의 직장을 포기하고 창작에만 전념하여 중편 「장수하늘소」(1981)를 발표했다. 이 작품은 장수하늘소와 곤충을 포획하며 일본인에게 밀거래하려는 주인공의 1인칭 시점에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장수하늘소와 곤충들을 포획하며 일확천금을 꿈꾸는 주인공을 통해서 생명에 대한 존중과 동시에 인간의 물질적인 쾌락과 한없는 탐욕을 예리하게 그려냈다.

 

 

 

  그리고 장편 『들개』(1981), 『칼』(1982) 등을 발표하며 마니아 독자층을 확보했다. 이후 『괴물』(2002)과 『장외인간』(2008)에 이르기까지 환상적 수법이 가미된 유미주의적 경향의 작품들을 발표했다.

 

  그 외에도 《벽오금학도》(1992), 《황금비늘》(1997), 《괴물》(2002), 《장외인간》(2005), 《완전변태》(2014), 《들개》(2014), 《벽오금학도》(2014), 《보복대행전문 주식회사》(2017) 등을 꾸준히 발표했다.

 

  시를 쓰기도 했는데 『풀꽃 술잔 나비』(1987)를 시작으로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2000), 『그대 이름 내 가슴에 숨 쉴 때까지』(2006) 등을 출간했다.

 

  그런가 하면 『내 잠 속에 비 내리는데』(1985), 『감성 사전』(1994), 『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1998), 『외뿔』(2001), 『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2003), 『바보바보』(2004), 『하악하악』(2008), 『청춘불패』(2009),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2011), 『먼지에서 우주까지』(2016) 등의 산문집을 통해서도 활발한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화가로서도 활동하며 수차례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2006년 선화집 『숨결』을 출간하기도 했다. 나무젓가락을 활용한 독특한 작품들과 묵을 단 한 번만 찍어 그린 물고기 수묵화 등기발한 작품들을 그렸다.  발상이 새롭고 특이한 것은 그의 무한한 상상력에서 온 것이리라.  2010년 제6회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문화 예술 부문, 1975년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외수는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에서 집필활동과 문학도 양성을 겸하면서 TV와 라디오 등 각종 대중매체를 통한 독자와의 소통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러던 중 그는 2014년 위암 2기 판정으로 수술을 받았고, 2020년 3월 22일, 뇌출혈로 쓰러져 재활 치료에 전념했으나 2022년 4월 향녀 76세로 별세했다. 

 

 

감성테마공원과 이외수문학관

 

  감성테마문학공원은 계곡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계곡 반대편에 자리 잡은 감성테마문학공원에 닿는다. 감성테마공원은 세 군데 다리를 통해서 들어갈 수 있다.

 

  첫 번째가 감성교, 그 위로는 벌떡교, 맨 위에는 모월교이다. 감성교를 건너면 주차장으로 연결되고, 발떡교를 건너면 모월당이며, 모월교를 건너면 집필실이다. 따라서, 주차하는 차는 감성교를 건너서 주차해야 한다.

 

  연면적 1243m2에는 그의 인생을 기록한 문학관과 강연을 위한 전통한옥 모월당, 시향 가득한 시비 산책로, 이외수 작가의 주거 공간과 집필실 등이 들어섰다.

 

 

 

 

  주차장에서 문학관에 이르는 430m의 길은 감성산책로에는 이외수 작가의 글귀를 새긴 100여 개의 시비(詩碑)가 늘어서 있다. 일종의 시석림(詩石林)이다. 입구에 '길이 있어 내가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감으로써 길이 생기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새롭게 다가온다. 이어서 길가 시비에는 이외수의 글귀(어록)들이 가득하다.

 

   “뿌리가 쓰든 달든 꽃은 아름답고, 가시가 있든 말든 사랑은 아름다운 것”

   “사랑할 때는 모든 풀잎들이 음표가 된다.”

   “사랑, 나는 어느쪽으로 바람이 불어도 그대에게로 날아가는 새”

   “그대가 꽃피었습니다. 비로소 봄입니다”

   “제 상처보다 그대 상처가 언제나 아프고 커 보입니다.”

 

 

 

 

  이외수문학관에는 작가의 손때가 묻은 각종 용품에서부터 자필 원고, 책, 그림, 시 등이 전시돼 있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먼저 이외수 작가의 익살스러운 캐리커쳐가 입구에 서서 환영한다.

 

  이어서 이어지는 통로에서는 소설가 이외수가 아닌 화가 이외수로서의 면모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도 그의 어록(글귀)들을 발견할 수 있다.

 

 

 

 

  또 이 작가의 삶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는 가족과 지인, 활동 모습 등 각종 사진을 볼 수 있고영상실에서는 그의 활동 상황이 담긴 영상자료를 시청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을 규정하는 자신의 착품 속 말들, 예컨대  “나는 밤마다 빛나는 눈으로 목을 드는 늑대같이 차디찬 겨울을 목놓아 울면서 나 자신을 확인해 왔다”라는 글들을 밝혀놓았다. 

 

 

 

 

  양쪽 통로를 따라 전시된 그림들은 이외수가 작가가 그린 그림들이다. 그림 중에는 나무젓가락을 활용한 독특한 작품들과 묵을 단 한 번만 찍어 그린 물고기 수묵화 등기발한 작품들이 시선을 끈다. 발상이 새롭고 특이한 것은 그의 무한한 상상력에서 온 것이리라.

 

 

 

 

  그리고 전시된 그림을 감상하면서 발길을 옮기면 그의 문학작품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소설집, 시집, 산문집 등 문학과 관련된 노작의 결과가 엄청나서 놀랍기 그지없다.  여기에도 그의 글귀가 보인다.

 

 “이외수 이 망할 자식아,

세상이 썩어 문드러지더라도 너만은 절대 썩지 말고 영악스럽게 글을 쓰도록, 그러나 요절하지는 말도록, 마침내 나와 나의 언어들이 아름다운 비극으로 남아서 빛나는 순수 그 누구도 잊을 수 없는 눈물이 되기를 빌며 살기를… ”

 

 

 

 

  이어지는 벽에는 그의 독특한 그림들이 채워지고 좀더 앞으로 나아가면 작은 무대다. 무대 위에는 마이크와 보면대 그리고 의자 하나가 전부다. 이곳은 주로 이외수 작가의 작품 낭송 및 작가의 시에 곡을 부친 가수들의 공연을 볼 수 있는 감성 콘서트가 개최되는 장소다. 운이 좋으면 감성 콘서트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한켠에는 김외수 자신의 친필 원고들이 전시되어 있다. 빼곡하게 써내려간 글에서 그 속에 단긴 작가의 문학셰계가 엿보인 듯하다.

 

 

 

 

  전시관을 나오면 바로 옆 건물이 ‘어쩜shop’이라는 방문객센터이다. 벽면의 이외수 작가의 예술작품을 감상하며 움료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작가의 그림을 넣은 컵, 액자, 캘리그래피 등 작가의 체취와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기념품 판매점이다. 코로나로 손님이 끊져 개점 휴업 상태로 있어 썰렁했다.

 

 

 

 

  ‘어쩜shop’ 맞은 편은 ‘모월당(慕月堂)’이다. 2층 규모의 한옥으로 지어진 이 집은 화천 한옥학교 구성원들의 정성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모월(慕月)’이란 “달을 사모하는 집”이란 뜻이다.

 

  모월당 이름에서 보듯, 이곳은 오염되지 않은 청정구역으로 시린 달빛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1층은 감성마을 작은 도서관, 2층은 강연장으로 사용된다. 모월당에서 벌떡교를 건너면 길과 연결된다.

 

 

 

 

  모월당 앞 공간은 시비 공원이다.  이곳의 시비에도 이와수의 글귀들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집필실로 올라가는 길 얖쪽에도 시비로 가득차 있다. 바로 옆 계곡물 소리를 들으면서 이외수의 감성을 떠올려 볼 수 있다.

 

 "하나의 존재는 하나의 사랑입니다. 그 중에서도 그대가 가장 눈물겨운 사랑입니다."

   "사랑, 대수롭지않은안부한마디에도 가슴 뭉클해 지는 것"

   "이토록 오래 기다려야 굳이 사랑인 줄 아시겠습니까?"

   "내 마음이 청명하면 온 우주도 청명하다."

   "모든 하루는 모든 인생의 중심부이다."

   "그대가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대는 정대 강자다."

   "그대가 그대 인생의 주인이다. 장대 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세상과 맞서라!"

 

 

 

 

  “육안 肉眼

   가장 저급한 단계에/ 머물러 있는 눈이다.

   육안으로 사과를 바라보는 인간은/ 반사적으로 침을 흘린다.

   그에게는 사과는 단지 둥글고/ 붉은 빛깔의 음식물에 불과하다.

   음식물은 먹어치우는 일이/ 곧 음식물을 사랑하는 일다.

   사랑은 위장 속에/ 잠시 머물러 있다가/ 오물로 배설된다.”

 

 

 

 

 “뇌안(腦眼)

   육안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로 진화된 눈이다.

   뇌안을 가진 인간은 사과를 보면/ 만유인력의 법칙을 떠올린다.

   사과는 음식물이 아니라 탐구물이다./ 그에게는 탐구가 곧 사랑이다.

   그러나 본성에 이르지 못하고/ 현상에만 머물러 있다.

   끊임없이 사랑의 법칙과 공식을 탐문해 보지만

   끊임없이 의문과 혼란에 사로잡힌다.”

 

 

 

 

   심안(心眼)

   “현상을 떠나 본성에 이른 눈이다.

   심안을 가진 인간은 사과에 감동한다.

   사과 속에 들어 있는 시가 보이고,/ 사과 속에 들어 있는 노래가 보이고,

   사과 속에 들어 있는 사랑이 보이고/ 사과 속에 들어 있는 은총이 보인다.

   진정한 사랑도 심안에서 출발하고/진정한 예술도 심안에서 출발한다.

   심안을 가진 인간이야말로/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는 인간이다.”

 

 

 

 

 영안(靈眼)

   “영안의 눈으로 사과를 바라보는 인간은/ 깨달음을 얻은 인간이다.

   사과가 해탈의 결정체로 보인다.

   신의 본성과 우주의 본성과/ 자신의 본성과 사과의 본성이 하나로 보인다.

   비로소 삼라만상이 사랑으로 가득차 있음을 깨닫게 된다.”   

 

 

 

 

 문학전시실 위로는 집필실이다. 이외수 작가가 거처하는 공간이다. 집 앞에는 주인이 없는 집을 순하디순한 개 몇 마리가 지키고 있다. 언뜻 보아 네 마리 정도 되는 것 같다. 이곳을 지날 때는 정숙해 달라는 표지판만 외롭게 지키고 있다.

 

그리고 집필실 위로는 감선오감체험이 가능한 감성등산로가 이어진다. 앉은뱅이가 약수를 마시고 벌떡 일어났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벌떡약수터와 남근 모양의 자연 암석을 볼 수 있다. 눈은 녹았지만, 서울로 돌아갈 시간이 촉박하여 걷지 못하고 돌아온 것이 아쉽다.

 

 

 

 

◎상세정보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감성마을길 157 (상서면 다목리 792)

문의 : 033-441-3106

►관람 : 겨울철(10~3) 10:00~17:00 (여름철 10:00~18:00)

►휴관 : 매주 월요일, 화요일

►가는 길

*내비게이션 검색 : 명칭 검색 ‘감성테마문학공원’ 혹은 ‘이외수문학관’ (약 2시간 30분 소요)

*버스 : 동서울버스터미널→춘천시외버스터미널→다목리 / 사창리 사창버스터미널→다목리행 시내 버스를 탑승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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