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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문학기행(국내)

김제 조정래아리랑문학관 탐방

by 혜강(惠江) 2021. 12. 28.

 

조정래아리랑문학관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의 배경 김제를 가다.

 

 

글·사진 남상학

 

 

 

 

 

  조정래아리랑문학관은 전북 김제시 부량면 용성리(용성1길 24)에 있다. 조정래아리랑문학관은 한국 작가 조정래의 대표작품 아리랑의 모든 것을 정리, 보존한 문학관이다.

 

  작가 조정래는 1990년 12월 11일부터 『아리랑』을 『한국일보』에 연재하기 시작하여 4년 8개월에 걸친 대장정 끝에 200자 원고지 2만 장에 이르는 분량으로, 1995년 7월 총 12권의 대하소설 『아리랑』을 완성하였다.

 

  소설 『아리랑』의 배경은 징게 맹갱(김제 만경)으로 일제강점기 40여 년의 세월과 전라북도 김제를 시작으로 전 세계로 흩어진 이산(離散)의 과정 및 민족의 고난과 투쟁을 그려냈다.

 

  김제 만경을 소설의 배경으로 한 이유는 한반도의 곡창 지대라 불리는 전라북도 김제는 일본 제국주의자들에게는 노략질의 대상이었고, 따라서 이곳 김제 땅이 ‘수탈당한 땅과 뿌리 뽑힌 민초들’이 활동한 민족의 수난과 투쟁을 대변하는 중심 무대이기 때문이다.

 

  일제는 1900년대 초부터 그들의 야욕을 채울 전쟁터에 군량미를 보내고자 이곳 김제만경평야에서 수탈을 자행해 왔고, 소설가 조정래는 이 과정에서 민초들이 겪어야 했던 수탈과 강제노역, 소작쟁의, 독립운동 등 근세사와 민초들의 애환을 소설 ‘아리랑’에 송두리째 담았다.

 

 

 

 

소설 『아리랑』의 줄거리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은 전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아, 한반도」로 37장이고, 제2부는 「민족혼」으로 35장, 제3부는 「어둠의 산하」로 48장, 제4부는 「동트는 광야」이고 54장이다. 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제1부 “아, 한반도”는 구한말, 김제의 소작농 방영근은 빚 때문에 20원에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 팔려 간다. 일본인들의 착취와 친일파의 만행 속에서 수많은 농민은 졸지에 땅을 빼앗기고, 시위에 가담했던 농민들은 총살당하거나 징역을 산다. 송수익은 의병 투쟁에 나선다.

 

  제2부 “민족혼”은 의병 활동 중 상처를 입은 후 만주로 건너간 송수익은 독립군 대장이 된다. 함께 의병 활동에 참여했던 지삼출과 손판석도 가족들을 데리고 만주로 떠나며 감골댁네 가족도 합류한다. 한편 하와이에 간 방영근은 악독 농장주에 대항하여 한인회를 결성한다. 방영근의 동생 방대근은 신흥 무관 학교를 졸업한다. 방영근의 어머니 감골댁은 송수익을 추적하던 일본인 앞잡이에 의해 죽음에 이른다.

 

  제3부 “어둠의 산하”는 관동 대지진으로 일본 내 조선인들이 무참하게 살해된다. 부잣집 아들 정도규는 사회주의자가 되어 연해주 빨치산에 가담한다. 투쟁을 계획하던 송수익은 지인의 배신으로 관동군에 체포된다.

 

  제4부 “동트는 광야”는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송수익이 모진 고문 끝에 옥사하자, 송수익의 아들 송가원과 송중원은 아버지의 뜻을 이어 독립운동에 헌신한다. 일본군의 토벌 작전 앞에서 조선 독립군은 끈질기게 맞선다. 한인 20만 명이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이주당하고, 많은 독립군이 전사한다. 마침내 일본의 패전 소식이 들려오지만, 중국인들이 만주에 사는 조선인들의 농토를 빼앗고자 몰려온다. 조선인들은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채 만주 벌판을 유랑한다.

 

 

 

 

조정래아리랑문학관

 

  아리랑문학관은 외세 침탈과 굴정된 근대사를 형상화한 대하소설 『아리랑』과 조정래 작가를 조명하기 위하여 2003년 5월 16일 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 단지 내에 건립되었다.

 

  문학관은 대지 면적 약 11,570㎡에 건물 면적 422.49㎡ 규모의 지상 2층 건물이다. 전시실은 크게 3실로 구성되어 있는데, 소설 『아리랑』과 관련된 내용의 전시물을 상설 전시를 하고 있다.

 

 

 

 

1) 제1전시실, 글감옥에서의 가출옥

 

  1층 제1전시실은 ‘글감옥에서의 가출옥’이라는 글이 붙어 있다. 소설 『아리랑』을 완성하기까지 구상, 자료의 준비, 집필 등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과정을 소상하게 보여 준다. 얼마나 긴 세월 작품 완성에 혼신을 다했으면 ‘먹고 자고 쓰는 글감옥의 세월’이라고 했을까 짐작이 간다.

 

  각고의 노력으로 탄생 된 『아리랑』의 주인공, 김제 내촌. 외래사람들의 생존, 독립운동, 강제인력 수탈, 야합 등의 선택과 대응을 통해 하와이, 만주, 연해주, 아시아 및 중앙아시아로 고난의 대장정을 이어간다.

 

  주인공들의 험난한 대장정이 각부의 줄거리와 함께 시각 자료로 제공되며, 영상 자료인 <작가의 인사말>은 김제와 아리랑, 작가 조정래를 잇는 중요한 접점으로 관람 시 빼놓아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원고지 2만 매에 이르는 조정래의 육필 원고를 전시해 놓았다.

 

  “먹고 자고 쓰고, 나는 태백산맥을 마흔 살에 시작했는데 이제 쉰 살이 너머 있다. 그 세월 속에는 아리랑을 준비한 기간이 들어있고 또 태백산맥을 쓰기 전에는 그것을 준비한 기간이 놓여 있다. 그러니까 두 작품에 바친 세월은 15년이 넘는 것이다. 먹고 자고 쓰는 글감옥의 세월로 나를 집어넣은 것은 나 자신이었다.

 

  지구를 세 바퀴 이상 돈 벌길, 나는 직업에 충실하기 위해 많은 취재 여행을 해야 했다. 왜냐하면, 식민지가 되면서 우리 민족은 세계 여러 지역으로 유랑하는 삶을 살아야 했다. 식민지 시대의 역사를 총체화하는 소설에서 그 유랑의 삶을 포괄해야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래서 나는 그 유랑의 삶터를 찾아 세계 여러 곳을 다녔다. 중국 2번, 미국 3번, 동남아시아 3번, 러시아 2번, 일본 3번. 이 현지 여행의 거리를 전부 이어놓으면 지구를 세 바퀴 이상은 돈 것이 될 것이다.

 

  장기수는 혼자서만 징역살이를 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든 옥바라지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내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내가 글감옥에 갇혀 지내는 동안 아내 김초혜와 아들 도현이는 나와 함께 감옥살이를 했다.”

 

  감옥에서 수감생활을 하듯, 인고의 세월, 각고의 노력 끝에 한 권의 책 『아리랑』을 탄생시킨 작가에게 무한 감사를 드리고 싶다.

 

 

 

 

 

2) 제2전시실은 ‘아리랑, 지구 세바퀴’

 

  전시실 앞에는 작가 조정래의 말이 붙어 있다.

 

  “36년간 죽어간 민족의 수가 400만, 200자 원고지 18,000매를 쓴다 해도 내가 쓸 수 있는 글자 수는 고작 3,000여만 자! 조국은 영원히 민족의 것이지 무슨 무슨 주의자들의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지난날 식민지 역사 속에서 민족의 독립을 위해 피 흘린 모든 사람의 공은 공정하게 평가되고 공정하게 대접 되어 민족통일이 성취해 낸 통일 조국 앞에 겸손하게 바치는 것으로 족하다. 나는 이런 결론을 앞에 두고 소설 『아리랑』을 쓰기 시작했다. 그건 감히 민족통일의 역사 위에서 식민지 시대의 민족 수난과 투쟁을 직시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작가 조정래의 『아리랑』의 집필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말이다. 이곳에는 소설 『아리랑』이 탄생하기까지의 전 과정 취재, 구상, 집필 등에 관한 각종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원고 집필 계획표에 빨간펜으로 적어놓은 작가의 말은 작가가 일제강점기 식민지 민중들의 박탈된 삶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는지를 보여 주는 산 기록이다. 집필 장소인 작가의 방도 마련되어 있다.

 

 

 

 

3) 제3전시실

 

  제3전시실은 ‘작가 조정래’의 코너, 작가 연보와 작품 연보, 사진으로 보는 작가의 인생 및 사용하던 생활용품과 애장품, 상패, 본인의 저서 등이 전시되어 있다.

 

  또, 집필 당시 사용했던 필기구, 필기구, 앨범, 안경, 펜, 문진용 자연석, 아버지 시조 시인 조종현의 시비(詩碑) 기념사진, 작가 자신이 손수 그린 자화상 및 아내에게 선물했던 펜화, 그리고 작가의 다양한 캐리커처들을 볼 수 있다.

 

 

 

 

 

4) 제4 전시실

 

  제4전시실은 ‘필사筆寫, 필사 必死’ 코너로 소설 『아리랑』을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이 시간과 정성을 기울여 필사한 원고지가 진열장 안에 빼곡하게 쌓여 있다.

 

  조정래아리랑문학관을 보았다면 김제시 죽산면 홍상리에 있는 아리랑문학마을을 함께 둘러보는 것이 좋다. 그곳에는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아리랑』 속 장소들을 재현해 놓아 소설을 실감 나게 이해할 수 있다.

 

 

 

 

 아리랑문학관 옆에는 문인들의 집필 활동을 돕기 위한 김제시 창작스튜디오가 마련되어 있다.

 

 

 

◎상세정보

 

►주소 : 전라북도 김제시 부량면 용성리 226-23 (용성1길 24)

►연락처 : 063-540-2929 (벽골제아리랑사업소)

►가는 길 : 김제역 또는 김제 버스터미널에서 부량·화호 방면 버스를 이용하면 15분 정도 소요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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