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천빛축제
강남 주민의 소망을 빛에 담다.
글·사잔 남상학
양재천을 걷는 주민들에게 볼거리가 등장했다. “양재천빛축제-강남의 빛22 STARS”라는 이름으로 2021년 12월 24일(금)부터 2022년 1월 9일(일) 17일간 양재천 '영동 2교에서 밀리리 다리 구간에서 펼펴지는 축제다.
개포동에 살면서 양재천 걷기를 일상으로 여기는 나는 엊그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서초동 방향으로 걸었다. 멀리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보이는 환한 불빛을 따라 걷다가 별빛축제 현장까지 가게 되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양재천에 은은한 클래식 음악과 함께 화려하면서도 역동적인 미디어쇼가 시작된 것이다.
휘황찬란한 빛 아래 양재천 곳곳에는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촬영하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나는 이 뜻밖의 광경을 휴대폰으로 몇 장 남기고, 밝은 날 진면목을 보기 위해 달려가 사진에 담았다.
먼저, 행사장 첫 구간인 밀미리 다리 아래 60m 구간에 ‘빛의 마중길’을 설치했다. 이 길은 강남 양재천을 방문한 관광객을 맞이하는 환영의 뜻으로 설치된 무지개 다리다. 데크다리에 하우스파이프를 이용한 터널을 설치한 후 은하수 조명과 함께 RGB 투광등으로 은은하게 움직이는 무지개 디밍을 연출한다.
첫 구간인 1구역을 지나면 ‘강남의 빛’ 구간이다. 강남 22개 동(洞)을 모티브로 하여 새로운 2022년을 바라보며 22개의 별이 양재천에 뜬다. 22개의 빛은 각각 22개 동의 주민을 뜻하며, 모두가 찬란한 빛처럼 새로운 빛을 발산하는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하는 뜻을 담았다.
매시간 30분마다 약 5분간 연출되는 라이팅 쇼 퍼포먼스는 약 5분간 연출된다. 18:00, 19:00, 20:00, 21:00 네 차례 강남 각(洞) 동의 아름다움과 희망의 담은 주제곡 <동호에 서서>가 울려 퍼지고, 18:00, 19:30, 20:00, 21:30 네 차례는 현대적인 퓨전 국악으로 편곡한 전자현악 ‘샤인’의 연주곡 <아리랑>이 양재천 빛 속에 울려 퍼진다.
또한, 100m 구간에 ‘신비의 터널’을 만들어 새로운 형태의 조명, 음악이 함께하는 일루미네이션 터널을 완성했다. 이 기하학적 터널은 밋밋한 보행로에 변화를 주어 디지털 조명과 적당한 음량이 어우러져 극도의 신비감을 드러낸다.
양재천 밀리리다리로 향하는 250m 수풀 보행로에는 ‘별빛산책로’를 만들어 화사한 은하수 조명을 장식하고 15개 동의 메시지가 담긴 네온사인을 곳곳에 설치하여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리고 중간중간 아린 아이들과 각종 동물 등 아크릴 모형의 조명이 함께 어우러져 자연과 함께하는 자연친화적인 삶을 구현하고 있다.
압구정 새소리 동호 강바람에 (압구정동)
새하얀 모래알 가득한 강변 백사장에 (신사동)
청아한 시냇물 흘러드는 맑은 연못가에 (청담동)
넓게 넓게 펼쳐놓은 논과 밭 언덕 위에 (논현동)
장엄한 바위의 기상이여 매봉산 산기슭에 (도곡동)
비단실을 엮어가네 춤추는 어린 아이여 (삼성동)
드넓은 들판에 땀방울은 후대의 약속이요 (대치동)
천지 생물 숨겨놓은 행복한 갯벌 포구 (개포동)
다정한 사람들 모였네 시냇물 서쪽마을 (수서동)
맑은 바람 푸르른 남쪽 땅이여(자곡동, 세곡동) 등등
각기 지역 특성을 살리면서 각 동의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지난가을에는 서초동 구간에서 양재천 예술제의 일환으로 야외조각전을 개최한 바 있었는데 새해를 맞으면서 양재천빛축제까지 개최해 주니 고맙기 그지없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자유롭지 못한 일상이지만 야외공간을 활용하여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해 주니 얼마나 다행인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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