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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여행기 및 정보/- 서해

경기 화성 입파도, 파도와 바람과 시간이 머무는 섬

by 혜강(惠江) 2021. 8. 14.

 

경기 화성 입파도


파도와 바람과 시간이 머무는 섬



글·사진 남상학

 

 

 

▲입파도 등대

 


 입파도는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국화리에 딸린 섬이다. 인천 남서쪽 해상 40㎞, 국화도에서 북쪽으로 약 5km, 궁평항과는 12km 거리에 있다. 행정구역상 경기도 화성에 속하지만 거리상으로는 충남의 당진에서 훨씬 가깝다. 

 일반적으로 서해안의 바다는 갯벌이 있어 파도가 잔잔하나 입파도는 동해안처럼 파도가 세게 일어 서해상에서 ‘서서 파도를 맞는 섬’이라고 하여 입파도(立波島)라고 부른다.

 면적 0.44㎢, 해안선 길이 4.83km, 산 높이는 50m의 섬이다. 섬의 모양은 남북 방향으로 되어 있고, 섬 대부분이 해발 50m 이하의 낮은 구릉의 아기자기한 선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금만 걸어도 한눈에 전체 풍광을 볼 수 있는 작은 섬이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입파도는 무인도였으나 빼어난 자연환경으로 관광객이 증가해 정기적으로 여객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은 아홉 가구의 사람들이 정착하여 섬에서 민박과 어업을 하며 살아간다.

 

 

▲궁평항과는 12km 거리에 있다.
▲입파도 지도 및 해설

 

◯ 입파도 가는 배편

 입파도로 가는 배는 경기 화성의 전곡항과 궁평항 두 곳에서 출항한다. 전곡항에서는 입파도로 직접 가지만, 궁평항에서는 국화도를 거쳐 입파도로 간다. 전곡항에서는 45분, 궁평항에서는 1시간 걸린다.

  전곡항에서는 경기도선사 소속 배가 하루 네 번 (09:00, 11:00, 13:00, 16:00) 배가 뜬다. 궁평항에서는 서해 도선사 소속 배가 평일에는 세 번 (09:00, 11:00, 16:00) 운행하며, 주말에는 오후 2시 한 차례 더 운행한다. 요금은 모두 왕복 2만 원이다. 출항시간은 사정에 따라 지연 또한 결항할 수 있으니 반드시 사전에 출항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아침 일찍 집에서 나온 나는 궁평항에서 9시에 출항하는 첫배를 탔다. 흐린 날씨이지만 바다는 파도가 없어 미끄러지듯 순항했다. 멀리 무인도인 도리도를 바라보며 경유지인 국화로 향한다. 승선객은 15명 남짓, 대부분 국화도에 내리고, 입파도로 가는 승객은 대여섯 명 정도.

 

 

▲궁평항에서 출항하는 배를 탔다. 국화도를 경유하여 약 1시간이면 도착한다.

 

 

◯ 입파도, 한적한 섬 

 

 입파도 선착장은 섬의 가운데 마을 가까이에 있다. 여객선이 닿는 곳은 ‘ㄴ자’ 형태의 방파제 끝부분이다. 바닷가 쪽으로 꺾여 나온 방파제 끝부분에는 하얀색의 등주 (야간항로 표지)가 세워져 있다.

 부둣가 뒤로 대여섯 채 정도 마을이 보이고 대문짝만한 민박집 간판이 보인다. 집집이 산등성이에 한두 개 커다란 물탱크가 눈에 들어온다. 식수난을 겪고 있는 섬 특유의 풍경이다.

 

 구릉으로 연결된 선형의 섬은 남북으로 길게 늘어진 형국이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향할수록 낮아진다. 중심부 동서의 완만한 능선과 해안의 모래 및 조약돌 밭을 제외하면, 섬 전체가 30% 이상 급사면을 이루고 있다.

 동서쪽은 완만하고 해안을 따라서 해변이 좁게 발달해 있고, 특히 남쪽 해안에는 해식애가 있다. 남북 해안의 절벽이 붉은색 기암괴석이 해송과 갈매기와 어울리며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켜 ‘입파홍암(立波紅岩)’이라 부르며 화성시의 ‘화성 8경’ 중 하나로 선정됐다.

 입파도는 아직 개발되지 않아 아름다운 자연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 자연 그대로의 맛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는 제격이다. 바닷물이 맑고 인적이 드물어 여름철에는 피서객과 낚시 동호인들에게 인기가 있다. 수도권 당일 관광코스로 적합하지만, 입파도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1박을 하면서 지내는 것이 좋다.

 

 

▲배가 입항하는 입파도 선착장
▲선착장에서 이어지는 입파도 매점과 민박집
▲입파도 마을 풍경

 

◯ 평택항 항로를 지키는 등대

 

 선착장에서 가장 가까운 입파도 민박집에 점심을 주문해 놓고 먼저 등대로 가본다.  ‘등대로 가는 길’ 표지판을 따라 오르막길로 올라가면 언덕 위에서 밤나무골 해변으로 이어지는 길과 오른쪽으로는 등대로 오르는 길로 갈라진다.

 

 등대 가는 길목 표지판을 보고 오른쪽으로 언덕을 오른다. 가파른 산길이지만 시멘트 길이다. 넓은 헬기장을 지나 산꼭대기로 오르는 길은 길고 가파르지만, 길 양옆에는 야생화가 곱게 피어 방문객을 반긴다.

 

 섬의 가장 높은 곳에 설치된 등대는 평택지방해양항만청 관할이다. 2009년 불을 밝힌 입파도 등대는 평택·당진항 이용 선박들에게 안내자 역할을 해준다. 서해안 최대 무역항으로 성장하고 있는 평택항의 선박 입출항로는 화성시 입파도에서부터 서해대교까지 길이 약 35km의 좁은 수로를 따라 길게 형성돼 있다. 

 

 등대의 등탑 높이는 15m이다. 지상 2층, 계단을 타고 2층 입구에 올라가면 시야가 탁 트인다. 사람이 상주할 수 있도록 만들었지만, 지금은 무인 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등대로 오르는 길
▲등대로 오르는 길에 헬기장이 있다. 여기서 등대가 바로 보인다.
▲헬기장에서 보이는 등대
▲입파도 정상에 선 등대

 

◯ 입파홍암(立波紅岩)의 절경

 

 등탑을 구경하고 나면, 섬의 북쪽에 있는 기암괴석인 '홍암(紅巖)'을 볼 차례다. 본섬에서 떨어진 듯 간신히 붙어 있는 단독 봉우리 사이에 솟은 붉은색 바위가 바로 홍암이다. 섬 북쪽 봉우리는 온통 30도 절벽으로 둘러싸여 절경을 이루고 있는데  해 질 녘 홍암은 붉은 노을을 머금어 더욱 붉게 보인다.

 

 광활한 서해 태고의 신비를 묻고 우뚝 솟아 있는 붉은 기암괴석과 암벽 사이 곳곳에서 자생하는 해송, 갈매기 등의 바닷새와 함께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한 절경을 연출하여 ‘입파홍암(立波紅巖)’이라 하여 ‘화성 8경’의 하나로 꼽힌다. 더구나 사면에서 불어오는 해풍은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입하도 남북 해안이 절벽을 이루고 있어 능선을 따라가기에는 쉽지 않다. 따라서 입파홍암을 보려면 거칠고 험한 해안을 돌아가야 한다. 해안을 따라 가는 길은 걷기 좋은 길이 아니므로 임신부나 어린 친구들은 좀 힘들 수 있다.

 

  한편, 입파도 남쪽 끝 해안은 규암과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해안의 모습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해안을 따라 섬을 한 바퀴 (5km 정도) 돌아보길 권한다.   

 

 

▲입파도 모래해변
▲입파도 해변의 또 다른 모습
▲입파도 해변의 암석과 홍암

 

 

◯ 해수욕 및 낚시와 갯것 잡기

 

 입파도에는 조용히 낚시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우럭, 놀래기, 광어가 주종이며, 가끔 장어도 올라온다. 주로 선착장 주위와 갯바위가 포인트여서 멀리 가지 않아도 가까이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편하게 낚시를 하려면, 선착장에서 섬 북동쪽 방향에 있는 가두리 양식장(입파도 청춘 좌대 낚시터)을 이용해도 좋다.

 

 동서 해안가에는 물이 들어오면 경사가 심하지 않아 해수욕장으로 이용된다. 뒤로 가파른 산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어 분위기도 아늑하다. 하지만 모래와 조개껍질이 섞여 주위가 필요하다.

 

 물이 빠진 다음에는 마을 앞 선착장 주변에서도 바지락을 쉽게 캘 수 있다. 섬 주변으로 바지락, 돌게, 소라 등을 채취할 수도 있어서 어린이들의 체험 학습장으로도 적합하다.

 

 

▲선착장과 방파제에서 낚시에 열중하는 태공들

 

 

◎여행 정보

 

►전곡항 입파도 매표소 주소 :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973

   전화 : 031-357-2555, 010-4354-4123

►궁평항 매표소 주소 : 경기 화성시 서신면 궁평리 688

   전화 : 031-356-9387, 010-8274-4050

 

►입파도 숙소와 음식

 

  숙박은 민박을 이용하는데, 성수기에는 반드시 예약하는 것이 좋다. 직접 잡은 생선과 조개 그리고 직접 키운 채소만으로 정성스럽게 만들어 내놓는다. 직접 잡은 조개류 넣어 끓인 미역국도 섬에서나 느낄 수 있는 맛이다.

 

 ·입파도 민박 : 010-5255-3794, 031-357-8880 (선착장에서 가장 가깝고 매점이 딸린 집)

 ·원주민민박 : 010-3498-8885

 ·등나무 민박 : 031-356-9010, 010-9990-6440

 ·섬마을 펜션 031-357-8884, 010-4936-7807

 ·어부네 민박 031-357-8883, 010-5279-3445

 ·영우네 민박 : 031-357-8882

 ·낙조 민박 : 010-4281-7583

 ·입파도 마리나 민박 010-7151-5169

 

►가두리양식장(입파도 청춘 좌대 낚시터) : 010-3500-9288

 

 

▲입파도행 여객선이 떠나는 궁평항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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