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노래
- 정호승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그대 떠나는 곳
내 먼저 떠나가서
나는 그대 뒷모습에 깔리는
노을이 되리니
옷깃을 여미고 어둠 속에서
사람의 집들이 어두워지면
내 그대 위해 노래하는
별이 되리니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 시집 《서울의 예수》(1982) 수록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시랑하는 ‘그대’와의 이별을 안타까워하며 ‘그대’에 대한 영원한 사랑의 다짐을 노래하고 있다. 화자는 ‘그대 떠난 뒤에도 ~ 늦지 않으리’라는 역설법과 ‘그대’를 위한 ‘노을’과 ‘별’이 되고자 하는 간절한 태도를 통해 임을 향한 간절하고 변함없는 사랑을 드러내고 있다.
수미 상관의 구조를 통해 주제를 강조하면서 시에 안정감을 주고, ‘별’과 ‘노을’의 비유적 이미지를 통해 주제를 형상화하고, 역설법을 사용하여 대상에 대한 화자의 태도를 보여 주고 있다. 또한, 문장 구조의 반복과 동일한 종결 어미의 사용을 통해 운율감을 형성하고 있다.
이 시의 화자는 ‘그대’와 이별하는 순간에도 ‘그대’를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1연과 4연에서는 가정법과 수미 상관 구조를 사용하여 이별에 대한 안타까움과 이별의 순간을 늦추고자 하는 화자의 간절한 심정을 표현하고 있고, 2연과 3연에서는 ‘그대’를 위해 ‘노을’이 되려 하고, 또 ‘그대’를 위해 ‘노래하는 별’이 되려 한다. 이것은 ‘노을’과 ‘별’이라는 구체적인 이미지를 통해 이별의 애절한 마음을 절절하게 그려내면서도 ‘그대’를 향한 화자의 헌신적이고 변함없는 사랑을 효과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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