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 정지용
누워서 보는 별 하나는
진정 멀─고나.
어스름* 다치랴는* 눈초리와
금(金)실로 이은 듯 가깝기도 하고,
잠 살포시* 깨인 한밤엔
창유리에 붙어서 엿보노나.
불현듯, 솟아날 듯, 불리울 듯, 맞아드릴 듯,
문득, 령혼 안에 외로운 불이
바람처럼 이는 회한(悔恨)*에 피어오른다.
힌 자리옷* 채로 일어나
가슴 위에 손을 념이다.*
- 출전 《가톨릭청년》(1933. 9)
정지용 시인은 시 세계를 시기별로 전기, 중기, 후기로 나누어 본다면, 중기에는 가톨릭 신앙에 바탕을 둔 시들을 많이 발표하였다. 그가 ≪가톨릭청년≫의 편집 고문으로 활동했던 1933년부터 1935년까지이다. 그의 신앙시는 종교적 진리 자체에 대한 구도 행위, 또는 시인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정신적 고결함을 추구하는 방향으로의 주제 의식을 내포하기보다는 현실의 고통과 비애에 대한 개인적 정화라는 선상에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이는 ‘별’에서 회한이 일어날 때 기도를 드리면서 믿음을 견고히 하여 현실의 고통을 신앙을 통해 극복하고자 하는 모습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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