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 박목월
배꽃 가지
반쯤 가리고
달이 가네.
경주군 내동면
혹은 외동면
불국사(佛國寺) 터를 잡은
그 언저리로
배꽃 가지
반쯤 가리고
달이 가네.
- 시집 《청록집》(1946) 수록
3음보의 민요조와 비슷한 음운의 반복으로 리듬감을 형성하고 있으며, 1연과 마지막 3연을 반복하여 수미 상관의 구성으로 시상의 안정감과 간렬한 형식미를 보여준다.
이 시는 우리 민족의 정한(情恨)을 드러내는 박목월 특유의 서정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서정성의 실체는 우리 민족의 보편적 정서인 정한(情恨)이다. 그런데 이 시에서는 슬픔이 잔잔하게 배어 있는 풍경만을 제시해 절제된 감정으로 대상과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관조적 태도는 감정의 직접적인 표현을 자제했던 전통적인 자세와 맞닿아 있다.
시인. 경북 경주 출생. 본명 박영종. 1939년 《문장》에 <길처럼>, <연륜> 등이 추천되어 등단했다. 조지훈 박두진과 함께 청록파의 한 사람이다. 초기에는 향토적 서정을 민요 가락에 담아 담담하고 소박하게 그려냈다. 중기에는 생활 주변의 소재를 다루는 글을 썼으며, 만년에는 기독교 신앙에 깊이 침잠하는 시 세계를 보였다. 시집으로 《청록집》(3인 공저, 1946), 《산도화(山桃花》(1955), 《난·기타》(1959), 《청담(晴曇)》(1964), 《경상도의 가랑잎》(1962) 등이 있다.
*해설 및 정리 : 남상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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