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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읽고 싶은 시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by 혜강(惠江) 2020. 5. 14.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1994) 수록

 

 

 

이해와 감상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흔들리며 피는 꽃에 빗대어, 인간의 삷 또한 그러하다는 이치를 평범한 시어로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이 시에서 은 흔들리며 피고, 젖으며 핀다. 다시 말하면 무수한 아픔과 고난을 겪으며 꽃이 피듯, 우리의 삶 또한 시련과 고통 속에서 완성됨을 말하고 있다.

 

 인생사를 자연에 비유하여 의미를 찾는 이 시는 210행으로 이루어져 있다. 1연과 2연이 동일한 통사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으랴라는 설의적 표현과 ‘~ 나니라는 어미의 반복으로 운율감을 형성하여 시련과 고통 속에서 완성되는 사랑과 삶을 강조하고 있다.

 

 1연에서 시인은 흔들리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설의적 표현으로 문제를 던져놓고 세상의 모든 이름다운 꽃들은 바람에 흔들리면서 피고, 흔들리면서 줄기를 세운다며,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라고 당연한 이치라는 듯 일깨워준다. 마찬가지로, 2연에서는 바람과 비에 거듭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핀다고 한다.

 

 여기서 바람과 비는 얼핏 보기에는 이들이 꽃의 생장을 방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바람과 비가 있기에 꽃은 더 질기게 생명력을 유지하게 된다. 따라서 꽃이 바람에 흔들리거나 비에 젖는 것은 고난을 겪는 일임과 동시에, 대상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일인 것이다. 특히, ‘꽃잎 따뜻하게핀다는 표현 속에는 바람과 비가 합력하여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 인간의 삶에도 서로 간의 위로와 사랑이 필요한 것임을 넌지시 일깨워주고 있다.

 

 결국, 이 시는 인간사를 자연물인 ''의 생장에 비유하여 아무런 어려움 없이 성과를 만들어 내는 삶은 없으며, 그래서 실패나 시련을 경험하더라도 좌절할 필요가 없다고 위로하는 시이다.

 

 

작자 도종환(都鐘煥, 1954~ )

 

 

  시인. 어린 두 아이를 두고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그의 아내에게 바친 시집 접시꽃 당신으로 세간에 알려졌으며, 감성의 시인으로 이별과 사랑을 소재로 한 서정성이 풍부한 시를 많이 썼다. 시집으로 고두미 마을에서(1985), 접시꽃 당신,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1988), 지금 비록 너희 곁을 떠나지만(1989), 당신은 누구십니까(1993),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1994), 그리고 부드러운 직선(1998), 슬픔의 뿌리(2002), 해인으로 가는 길(2006) 등을 연달아 발표했다.

  그밖의 저서로는 산문집 모과(2000),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2004),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2000) 등이 있다. 2012년 정계에 입문하여 제19·20·21대 국회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했다.

 

 

 

*해설 및 정리 : 남상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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