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滿月)
- 김초혜
달밤이면
살아온 날들이
다 그립다
만리가
그대와 나 사이에 있어도
한 마음으로
달은 뜬다
오늘 밤은
잊으며
잊혀지며
사는 일이
달빛에
한 생각으로 섞인다
- 시집 《그리운 집》(1998) 수록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달밤이라는 시간적 배경으로 임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작품이다. 화자는 ‘그대와 나 사이에 있어서도/ 한 마음으로 달이 뜬다’며, 멀리 떨어져 있는 그대에 대한 그리움을 효과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달’은 화자로 하여금 그대를 떠올리리게 해 주는 시적 대상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화자는 ‘오늘 밤은/ 잊으며/ 잊혀지며/ 사는 일이/ 달빛에/ 한 생각으로 섞인다.’라고 시상을 마무리 지음으로써, 흔히 통속(通俗)에 머무를 수 있는 사실을 품격 있게 높이 끌어올리고 있다.
이 시는 시상을 간결하게 전개하여 시인 특유의 특징을 드러내고 있으며, 감상적이고 애상적인 분위기로 임에 대한 그리움을 깔끔하게 처리하고 있다. (해설 : 남상학 시인)
시인. 서울 출생, 청주에서 성장, 1964년 《현대문학》을 통하여 시단에 등단하였다. 간결한 문장으로 포근한 인정미가 넘치는 서정을 바탕으로 한 시를 주로 썼다. 시집으로 《떠돌이 별》(1984), 《사랑굿 1》(1985), 《사랑굿 2》(1986), 《사랑굿 3》(1987), 《어머니》(1988), 《세상살이》(1993), 《그리운 집》(1998), 《고요에 기대어》(2006) 등이 있다.
<해설 및 정리> 남상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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