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관련/- 읽고 싶은 시

어머니 / 김초혜

by 혜강(惠江) 2020. 5. 6.

 

 

 

 

 

 

어머니

 

 

 

- 김초혜

 

 


1.


한 몸이었다
서로 갈려
다른 몸 되었는데

주고 아프게
받고 모자라게
나뉘일 줄
어이 알았으리

쓴 것만 알아
쓴 줄 모르는 어머니
단 것만 익혀
단 줄 모르는 자식

처음대로
한 몸으로 돌아가
서로 바꾸어
태어나면 어떠하리

 

 

     - 시집 어머니(1988) 수록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어머니와 자식이 본래 한 몸이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헌신적 사랑과 역지사지(易地思之)를 통해 어머니의 사랑을 이해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시어의 적절한 생략을 통해 간결미를 구현하고, 어머니와 자식의 대조적인 모습을 병치하여 주제를 표현하고 있다.

 

 화자는 어머니와 자식은 한 몸이었으나 서로 갈려/ 다른 몸이 되었다고 인식한다. 그러나, 한 몸이었다가 서로 갈려 주고 아프게/ 받고 모자라게처럼 어머니와 자식은 많이 다르다. 자식에게 모든 것을 주고도 자식 생각에 아파하는 어머니의 모습과 어머니에게 모든 것을 받고도 그것을 당연히 여기며 오히려 모자라게 생각하는 자식의 모습이 너무나 대조적이다. 화자는 이러한 헌신적인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마지막 연에서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바꾸어 태어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고 있다. 이러한 발상은 처지를 바꾸어 봄으로써 얻게 되는 상호 이해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자신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했음에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어머니와 받는 것을 당연시 생각하는 자식의모습을 대조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화자는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 보자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를 통해, 어머니의 사랑을 이해하기 바라는마음을 표출하고 있다.

 

 

작자 김초혜(金初蕙, 1943 ~ )

 

 

 시인. 서울 출생, 청주에서 성장, 1964현대문학을 통하여 시단에 등단하였다. 포근한 인정미가 넘치는 서정을 바탕으로 한 시를 주로 썼다. 시집으로 떠돌이 별(1984), 사랑굿 1(1985), 사랑굿 2(1986), 사랑굿 3(1987), 어머니(1988), 세상살이(1993) 등이 있다.

 

 

 

/ 해설 : 남상학 (시인)

 

 

 

'문학관련 > - 읽고 싶은 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만난 이중섭 / 김춘수  (0) 2020.05.06
만월(滿月) / 김초혜  (0) 2020.05.06
중심의 괴로움 / 김지하  (0) 2020.05.06
무화과 / 김지하  (0) 2020.05.05
오적(五賊) / 김지하  (0) 2020.05.0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