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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읽고 싶은 시

강(江) / 구광본

by 혜강(惠江) 2020.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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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광본

 

 

혼자서는 건널 수 없는 것

오랜 날이 지나서야 알았네

갈대가 눕고 다시 일어서는 세월,

가을빛에 떠밀려 헤매기만 했네

한철 깃든 새들이 떠나고 나면

지는 해에도 쓸쓸해지기만 하고

얕은 물에도 휩싸이고 말아

혼자서는 건널 수 없는 것.

 

           - 시집 (1987) 수록

 

 

이해와 감상

 

 

  인간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을 건너기 마련이다. 은 인생에 있어서 겪어야 하는 고비이며 따라서 인간은 이를 극복해야 한다. 이 시의 화자는 을 혼자서는 건널 수 없다는 깨달음과 함께 다른 누군가와 함께해야만 어떤 어려움도 쉽게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 시는 4행을 한 연으로 하여 2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수미 상관의 구조와 단정적 어투를 통해 깨달음의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1연은 을 거친 세파(世波)를 헤쳐나가는 인생 항로라는 관점에서 볼 때,화자는 혼자서는 건널 수 없는 것이란 깨달음과 함께 자신이 지금까지 살온 모습이 갈대가 눕고 다시 일어나는 세월이라고 표현하면서 가을빛에 떠밀려 헤매기만 했네라며 자신의 지나온 삶에 대해 회상하고 있다.

 

  2연에서 화자는 계절의 변화를 떠올리며 인생의 황혼기를 맞는 사람으로 형상화하는 화자는 함께하는 인생의 의미를 드러내고 있다. ‘한철 깃든 새들이 떠난 갈대숲은 쓸쓸해지기 마련이다. 철 따라 찾아왔다 가버리는 철새는 일시적으로 함께하는 존재일 뿐인데 그마저 떠나고 나면, ‘지는 해에도 쓸쓸해지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화자는 얕은 물과 같은 작은 난관도 혼자서는 극복할 수 없음을 제시한 뒤, 함께해야만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사실을 수미 상관법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 시는 결국, 참된 인생이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는 진리를 말하고 있다.

 

  한편, 이 시를 역사적인 관점에서 을 남쪽과 북쪽을 갈라놓는 민족 분단의 장애물로 볼 수도 있다. , ‘은 이쪽과 저쪽을 갈라놓은 장애물로 오랜 시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어느 한쪽의 의지만으로는 민족의 통일과 화합이란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한 것이다. 따라서 이 시는 남쪽과 북쪽 양자의 의지가 없이는 그 분단의 강을 건널 수 없다는 민족 통일의 의지를 담은 시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작자 구광본(具洸本, 1965~ )

 

 

  시인이며 소설가. 대구 출생.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동 대학 예술대학원을 졸업. 1986소설문학신인상에 단편소설 검은 길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시집 (1987)을 펴내 제11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으로 나의 메피스토》 《미궁》 《맘모스 편의점이 있다.

 

 

 

/ 해설 및 정리 : 남상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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