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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읽고 싶은 시

꽃물 / 박용래

by 혜강(惠江) 2020. 3. 23.

 

 

 

 

꽃물

 

              

-박용래

 

 

수수밭

수수밭 사이로

기우는

고향

가까운

산자락

보릿재

내는

사람들

귀향 열차

뒤칸에

매달린

노을,

맨드라미 꽃물.

 

                 - 출전 강아지풀(1975)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귀향(歸鄕) 열차를 타고 가면서 본, 고향 근처의 풍경과 고향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간결한 시어와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감각적으로 묘사한 시이다.

 

 화자는 고향 가까운 산자락보릿재 내는 사람들을 드러냄으로써 고향에 대한 애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편, 다른 시와는 다르게 군더더기 없이 시행을 간결하게 배열하여 간결미를 보여주고 있으며, 시선의 이동(수수밭산자락사람들노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인은 열차를 타고 고향으로 가고 있다. 그리움을 안고 가는 열차는 어느덧 수수밭 사이로 얼핏 보이는 고향 가까이 산자락을 돌아간다. 그 순간 시인의 시야에 보리밭에 낼 재거름을 나르는 사람들이 몇몇 보인다. 그립고 반가운 고향 사람들이다. 그들을 바라보는 열차 뒤칸에 걸쳐진 저녁노을이 마치 고향집에 핀 맨드라미 꽃물 같다. 여기서 맨드라미 꽃물은 고향의 정겨운 풍경인 동시에 시인의 마음에 물든 그리움의 정서인 것이다.

 

 이 시는 박용래 특유의 작품 세계인 전원적·향토적 서정의 세계를 심화·확대하면서 언어의 군더더기를 배제하여 압축의 묘미와 여백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 중 하나이다. 이런 유의 그의 작품에는 <겨울 밤>, <저녁 눈> 등이 있다.

 

 

작자 박용래(朴龍來, 1925~1980)

 

 

 충남 논산 출생, 1950년대부터 활동한 대표적인 순수시인이다. 그의 문학 활동은 향토 문인들과 동백시인회(柊柏詩人會)’를 조직하여 동인지 동백(柊柏)을 간행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후 1955 현대문학 <가을의 노래>, 이듬해 <황토길>, <>을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싸락눈(1969), 강아지풀, 백발(百髮)의 꽃대궁, 유고시집 먼 바다(1984)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우리 물빛 사랑이 풀꽃으로 피어나면(1985)이 있다.

 

 그의 작품 세계는 전원적·향토적 서정의 세계를 심화, 확대한 것이 특징이며 언어의 군더더기를 배제하여 압축의 묘미를 보여주고 있다. <저녁눈>은 이러한 특성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으로서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다.

 

 

 

<해설 및 정리> 남상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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