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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읽고 싶은 시

강원도 돌 / 마종기

by 혜강(惠江) 2020. 3. 21.

 

 

 

 

 

강원도의 돌

 

 

- 마종기

 

 

 

나는 수석(水石)을 전연 모르지만

참 이쁘더군,

강원도의 돌.

골짜기마다 안개 같은 물 냄새

매일을 그 물소리로 귀를 닦는

강원도의 그 돌들,

, 이쁘더군.

 

세상의 멀고 가까움이 무슨 상관이리.

물속에 누워서 한 백 년,

하늘이나 보면서 구름이나 배우고

돌 같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더군.

 

, 이쁘더군,

말끔한 고국(故國)의 고운 이마,

십일월에 떠난 강원도의 돌.

 

 

- 마종기 시집 그 나라 하늘빛(1991)

 

 

이해와 감상

 

 

자연은 언제나 우리에게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안식처를 제공한다. 이 시는 강원도의 돌을 바라보며 세속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누리는 맑고 깨끗한 삶에 대한 소망과 고국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작품이다.

 

1999년에 발표된 마종기의 이 작품은 미국에서 사는 시인이 오랜만에 고국을 방문하여 경험한 쓴 것으로, 강원도 산골짜기 계곡 물속에 있는 돌들의 아름다움에 반한 후, 번잡한 세상사의 유혹과 갈등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어 쓴 시라고 한다.

 

화자는 돌을 의인화하고, 고백적인 어투 ‘~더군이라는 친근한 말투를 사용하여 화자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으며, 도치, 반복, 변조를 사용하여 주제를 강조하고 있다.

 

315행으로 이루어진 이 시는 1연에서는 물 소리에 귀를 닦는강원도의 돌을 노래하고, 2연에서는 강원도의 돌 같은 눈으로살고 싶은 소망을, 3연에서는 고국에 대한 사랑을 일깨우는 돌을 노래한다.

 

안개 같은 물 냄새는 깨끗한 물 냄새를 공감각적(후각의 시각화)으로 표현한 것이며, ‘물소리로 귀를 닦는은 세속을 벗어나 욕심 없이 수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세상의 멀고 가까움이 무슨 상관이리는 세속에 묻히면 그만이지 거리가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며 세속을 벗어나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고 싶은 소망을 드러낸다. , 돌 같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더군에서 돌 같은 눈은 세속을 초탈한 달관의 눈으로 화자는 세속의 욕망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누리며 살고 싶은 소망을 드러낸다. 강원도의 돌을 말끔한 고국의 고운 이마로 표현하여 고국에 대한 진한 그리움으로 표출하고 있다. 특히 . 이쁘더군의 시구를 세 번이나 반복, 변조하여 대상에 대한 긍정과 감탄을 자아냄으로써 고국산천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을 표하고 있다.

 

마종기는 시인은 196628세의 나이로 미국으로 건너가 오하이오주립대학에서 수련의 과정을 거쳐 방사선과 전문의가 되었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땅이 아니라 낯선 곳에 뿌리를 내리고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고향이나 조국의 의미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이 시에도 그런 각별한 마음이 부분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고향을 떠난 디아스포라(Diaspora) 의식이 강한 작품을 주로 썼으며, 기교보다는 정서를 중시하는 작품 세계를 갖고 있다. 이 시는 수사적인 형식미라곤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단정하고 정갈한 언어로 작성되었다. 이런 절제와 소박함은 마종기의 시의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작가 마종기(1939~ )

 

 

시인. 일본 동경 출생. 서울대 대학원을 마치고 1966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의사 생활을 하였다. 1959<해부학 교실(解剖學敎室)> 등으로 현대문학>에 추천을 받아 등단한 이후 두 권의 시집을 출간 이후, 미국에서도 꾸준히 모국어에 의한 시작(詩作) 활동을 계속, 한국문학 작가상(1976)을 받았다.

 

시인으로서는 희귀한 의사의 체험, 시인으로서는 가장 큰 갈등인 외국 생활이 기본 모티브가 되는 그의 시들은 그러나 그러한 격렬한 체험을 아름답고 따뜻하며 착한 서정으로 수용, 맑은 지성과 세련된 언어로 승화시킨다.

 

시집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는 원숙한 경지에 이르러 오히려 더욱 참신해지는 이 같은 그의 시 세계의 결정체이다. 시집으로 조용한 개선(凱旋), 두 번째 겨울및 김영태황동규와 공저한 3인 시집 평균율1, 평균율2 있고, 이 외에도 변경의 꽃,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모여서 사는 사람들등이 있다.

 

 

 

<해설 및 정리> 남상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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