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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파도(波濤)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0. 2. 1.

 

 

시(詩)

 

파도(波濤


- 남상학

 

 

날이 새도록 허연 이빨로
영원을 깨우며 뒤척이던 파도는
어디로 달려갔는가.

깊은 주름살 드러낸 갯벌은
죽음이 엎드린 묘지
먼 방황의 끝에서 돌아온 영혼이
아픈 생명의 무게로 길게 눕는다.

아직 슬픔을 못다 토했을까?
신열(身熱)을 앓는 내 육체는

좀처럼 일어설 줄 모르고
바다 끝에서 곤두박질한다.

먼 바다는

언제쯤 출렁이며 달려와
그리움에 굳어진 바위를 흔들며
잠자는 영혼을 깨우며

아낌없이 부서질 것인가.

육지가 바다가 되고
바다가 하늘이 되어
누웠던 육체가 일어서고 
비로소 영혼은 자유가 되어

파도여, 나의 파도여
생동하는 물줄기로 솟아오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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