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갯벌·1
- 남상학
비릿한 소금기로
나른한 공복을 채우는
한나절
갯벌은 가난이 한이 되어
고깃배 중선을 탄 남편의
등가죽처럼 누워 있고
그리움 썰물로 씻겨 간
포구 언저리
언제부턴가 깊은 도랑이 패였다.
만선의 깃발 기다리며
움푹 팬 아낙의 눈가에
시름이 쌓이는 세월
가무락 빈 망태기엔
허기가 넘친다.
푸른 하늘로 띄우는 그리움
늙은 능쟁이는
열 손가락을 꼽아가며
아직도 오실 날을 세고 있는데
갯벌은
배를 깔고 엎드려
지상의 권태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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