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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주여, 돌을 던지라 하소서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0. 2. 1.

 

<출처 : 크리스쳔신문(2017.6.1자)>

 

시(詩)

 

주여, 돌을 던지라 하소서

 

- 남상학

 

 

주여, 돌을 던지라 하소서.
바람에 밀려 장밋빛 거리를 헤매다
늦은 밤길 어둠 속에 돌아오는
헝클어진 마음
어둡고 습한 내 마음에
색색으로 피어나는 죄의 풀꽃
혈관에 불순한 피가 돌아

오열(嗚咽)하는 나에게
주여, 돌을 던지라 하소서.

추운 날 당신 홀로
휘청거리는 골목 어귀에 세워 두고
숨바꼭질하는 어리석음
번쩍이는 불빛에 눈이 멀어
천 길 낭떠러지 수렁으로 추락하는
상처 난 육신에 열꽃이 솟아 신음하는 나에게
주여, 돌을 던지라 하소서.

십자가 그늘 밑에 쉬라시던 말씀
휴지처럼 던져두고,
꽃뱀의 뒤안길 허망한 불꽃 따라
맨발로 현기증 앓으며
영혼의 누더기 하나 걸치고

돌아와 다시 당신 발아래 엎드려

무릎 꿇는 나에게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주여, 돌을 던지라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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