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mycelebs.com-이중섭의 '달과 까마귀'>
시(詩)
어둠이 몰려와서
- 남상학
어둠이 몰려와서
창가에 밤이 내리면
나는 온종일 울면서
거리를 헤매다 둥지 찾는
한 마리 새가 된다.
하늘 꼭대기에 이르고 싶어
높은 산정(山頂) 오르다
찢어진 나래는 비에 젖고
욕망의 가쁜 숨을 끝없이 몰아 쉬며
오한(惡寒)을 앓는다.
긴 밤
뜬눈으로 뒤척이며
지척의 거리도 분간할 수 없는
캄캄한 하늘 가 벼랑 끝에 서면
나는 언제나
방향을 잃고 떠도는
외로운 이방인(異邦人)
육체를 떠난 영혼은
싸늘한 겨울 하늘을 받쳐 이고
길 없는 허공을
까마귀 되어 비상(飛翔)한다.
칠흑의 어둠 속으로
하얗게 영원을 울고 가는가?
천 길 늪 속으로 가라앉아
후드득후드득 다시 솟구치는 소리
새벽하늘을 흔들어 깨우는
목이 쉰 내 기도는
언제쯤 눈을 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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