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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저무는 강가에서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0. 1. 28.

 

<출처 : 다음블러그 '백작부인과 호위무사'> 

 

시(詩)

 

저무는 강가에서 

 

- 남상학

 

 

밤낮으로 출렁이며 여울지는
끝없는 강물 따라 

지는 해가 노역의 하루를 끌고
느릿느릿 돌아옵니다.

모진 바람에 흔들려 
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 소용돌이
이 세상 낯선 거리 한없이 쏘다니다
찢어진 욕심의 돛을 내리고
지친 발길을 옮깁니다.

한낮 까마득히 잃었던 나를
겨우 수습하고 
헐벗고 배고픈 영혼의 물새처럼
저무는 강가에서 침묵으로 흐르는
강물의 깊이를 조용히
응시하는 시간입니다.

언제나 내력을 전혀 묻지 않고
말없이 굽이쳐 여울지는 강물은

내 마음 포근하게 안아주는 
어머니의 품입니다.

그 품에 안겨 흐르며
흰 포말(泡沫)로 영원히
잠들어야 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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