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visitseoul.net>
시(詩)
겁쟁이
-명동에서
- 남상학
문명의 밀림 지대 서울 명동 가까이 살면서도 그 숲속에 한 번도 깊숙이 들어가 보지 못했다. 하늘을 덮고 있는 밀림의 숲, 그 푸른 숲속의 꿈 꾸는 새가 되어 창공으로 높이 높이 날아오르지도 못했다. 그렇다고 숲 그늘, 그 깊은 안식의 잠 속에 길게 누워 본 적도 없다.
또 밤마다 밀림의 숲속에서 참나무 숯불처럼 활활 타오르거나, 보랏빛 사랑 애절한 그 누구의 이름을 가슴 아리게 불러본 적도 없고, 더구나 젊음을 노래하는 밤하늘의 축포가 되어 축제의 밤을 밝히며 찬란하게 타오른 적도 없다.
밀림의 숲, 그 옆으로 난 호젓한 오솔길 나뭇가지를 스치며 그냥 휙 지나가 버리는 겁쟁이 바람으로 나는 오늘도 명동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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