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숭의여고 백장노래선교단 국립의료원 환자 위문을 마치고>
시(詩)
고별(告別)
- 2002년 8월, 교직 생활을 마치며
남상학
내 어설픈 35년의 길
고마운 손길들, 얼굴들 있어
마냥 행복하였더니라
환한 내일을 꿈꾸는 영혼 위해
꽃망울을 틔우는 아픔의 길이었지만
나의 '가갸거겨고교'는
빈 하늘처럼 걸려 있는데
새는 새소리로 노래하고
바위는 침묵으로 말한다지만
나는 무엇으로 노래하고
무엇을 말해 왔는가?
내 숲은 여전히
새 한 마리 깃들 그늘도 없이
앙상한 가지만 남아
뽀얀 먼지뿐 물 없는 모래밭 길
돌아보면
내 노래는 산을 넘는 구름처럼
한때의 무슨 잠꼬대 같기도 하고
때론 누군가의 가슴 후비는
비수(匕首) 같기도 했는데
그래도 이 길 쓸고 닦아
꽃길로 장식하는 예쁜 마음들
티끌 한 점 없는 사랑하는
그대들아, 너그러이 용서하라
그대들 더 이상 욕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
나 자신 더 이상 욕되지 않기 위해서
쉼표 아닌 마침표를 찍나니,
그대 고운 이름 불러보며
내 마지막 말은 '감사합니다' 한 마디뿐
그대들 있어
나는 행복하였더니라.
(사진 : 숭의여자고등학교 교장 이취임 만찬장에서 학생회 간부들과 기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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