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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꽃재, 하나님의 집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0. 1. 18.

 

 

 

꽃재, 하나님의 집

-교회 창립100주년 기념성전 입당에 즈음하여

 

                                               

나는 요즘 역사 집필을 위해
교회로 오는 길목에서
하늘 높이 솟은 우람한 한 채의 집을 본다.
그 지붕 꼭대기 빛나는 햇살에서
눈물로 얼룩진 진주 방울을 본다.

왕십리에 뉴타운 소식 전해진 뒤
이건 하나님이 주신 기회이며, 최고의 선물이라며
100주년 기념 성전을 짓는다는 일념 하나로
너도나도 앞다투어 한 평 땅을 봉헌하고
저마다 허리띠를 조이고, 저금통에 동전을 모으면서
시간이 늦을세라 달려와 기도의 골방에서
밤새워 무릎 꿇던 날들이 그 얼마였던가.

성전 터가 정해지고, 설계도가 그려지고,
강추위 속에 거침없이 땅을 파던 날을 지나
드디어 지상으로 얼기설기 형체를 드러낼 때
우린 얼마나 설레는 가슴으로 흥분했던가.
그리고 주일마다 키를 높이는 그 모습 바라보며
우린 참으로 많은 날 행복했었지.

하늘 높이 의연히 솟은  
꽃재, 하나님의 집
우리 통해 하나님이 이루신 위대한 역사를
자랑스럽게 감사하는 오늘
다시 오는 세대가 이 방주(方舟)에서  
또 어떤 기적의 역사를 써나갈 것인지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하나님의 집을 지은 장한 그대들이여!
집 짓는 거룩한 세월 그대들과 함께 한 날들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철부지 어린애처럼
나는 지금 흐르는 눈물을 가눌 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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